<100분 토론> MBC 목 밤 12시 10분
7월 23일 오후 4시 3분. 이번 주 <100분 토론> 주제에 대한 보도 자료가 아웃룩에 도착한 시간이다. 방송 예정 시간은 23일 밤 12시 10분. <100분 토론>은 유독 보도 자료가 늦는 프로그램이다. 촉박하게 주제를 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진의 게으름 때문은 아니다. 대체 언제 어디서 어떤 이슈가 터질지 모르는 것이 바로 현재의 한국이기 때문이다. 22일 TV를 통해 중계된 국회의 미디어법 가결 같은. 어제 밤 진행된 <100분 토론>은 ‘어? 어?’ 하는 순간 가결됐던, 그래서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지던 22일 국회 풍경에 대한 나름의 논리적 복기였다. 물론 언제나처럼 말 끊기 신공과 비아냥 초식이 난무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무엇이 논쟁 지점인지는 드러낼 수 있었다. 하나는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그날의 재투표가 무효인가 아닌가, 또 다른 하나는 대리 투표가 있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개정된 미디어법의 어떤 부분이 우려되는가. 사실 그 중요성에 비해 수많은 국민들은 그저 22일의 활극을 뜨악해하며 바라보는 게 전부였기에 과연 무엇 때문에 미디어법이 문제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개정안에 적힌 낯선 그 퍼센티지들에 대해 실효가 있네, 없네 하는 그 토론의 과정은 비록 짜증이 날지언정 서로 다른 두 입장을 통해 개정안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물론 최근 정부 정책 관련한 토론 대부분에서 그렇듯 저 중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지만.
글 위근우

<100분 토론> MBC 목 밤 12시 10분
미디어법 통과 후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그 내용보다 절차상의 문제에 따른 원천 무효 논란이다. 어제 에서도 그 쟁점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어 정작 미디어법 내용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십여 분 정도밖에 토론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뜨거운 설전처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재석, 출석이라는 용어의 차이부터 출석 체크용 표결 황당 발언에 이르기까지 재투표 정당성을 둘러싼 개그에 가까운 난상토론은, 사실 민주당이 대리 투표한 것이라는 덮어씌우기로 스스로 대리투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자폭한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에서 코미디의 정점을 찍고 한밤에 쓴 웃음을 선사했다. 이쯤 되면 내용의 비극성을 형식상의 어설픈 코미디로 가려버리는 것은 이 정부의 일관된 고도의 전술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한나라당측의 패널조차 절차상의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고(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효로 처리될 정도의 하자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한국헌법학회장이 “(이윤성 부의장이)불성립 표현을 썼지만 법적 성질은 부결”이라고 단언한 문제를 애초에 아무런 하자가 없었던 것으로 주장하려니 아전인수격 말장난이 이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한바탕 실소 뒤 급하게 요약 토론으로 마무리된 미디어법 내용상의 문제였다. 산업 경쟁력 강화의 명목 하에 대기업 보수 자본의 언론 통제에 날개를 달아줄 미디어법의 통과로 어제 의 ‘미디어법 통과, 정국의 향방은?’ 란 제목에서 던져진 질문의 답은 뻔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그 뻔한 대답을 오답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 부조리한 희비극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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