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여전히 사회적 타자다. 하지만 최근 줌마렐라 드라마의 유행이나 강한 엄마 신드롬 등 대중문화가 중년기혼여성들의 욕망에 서서히 주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트렌드에 민감한 시선을 보여주는
글 김선영
<세 남자> 1회 tvN 토 밤 11시
‘남성판 <막돼먹은 영애씨>’라는 수식어에서도 짐작했지만 tvN의 새 다큐드라마 <세 남자>는 중년 남자, 즉 ‘아저씨’에 대한 한없이 리얼하고도 찌질한 생태보고서다. 유부녀와의 사랑이 이루지 못한 순애보가 아니라 그냥 ‘간통죄’가 되어버리는 현실적인 시작부터 그렇다. 나이 서른아홉에 남은 것은 두 번의 이혼 경력과 6개월의 징역살이 뿐인 ‘사랑의 전과자’ 골프 코치 다훈(윤다훈), 수차례의 사업 실패 때문에 히스테리컬한 여배우 아내(우희진)에게 받는 구박을 먹을 것으로 푸는 골프웨어 숍 사장 상면(박상면), 여자 얼굴 밝히는 주제에 “김태희는 키가 작아 별로, 한가인은 코에 점이 있어 별로”라며 허세 부리면서 집에 와서는 노모(강부자)에게 반찬 투정이나 하는 ‘문화평론가’ 웅인(정웅인) 등 세 주인공은 물론 조, 단역 캐릭터들마저 개성이 살아있는 것은 정환석 감독, 한설희 작가 등 <막돼먹은 영애씨> 원년멤버인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한 덕분인 듯하다. 주름에 찌들고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얼굴로 불룩한 배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초딩’같은 싸움질을 벌이는 아저씨들의 모습은 샤방한 꽃미남들을 볼 때와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남자들의 온갖 삽질은 ‘의리’ 때문이라며 적절하게 깐죽대는 배칠수의 내레이션과 돈 잃은 얘기 하는데 ‘도나도나도나’가 흐르는 절묘한 연출도 재미있다. 특히 건담 부품 때문에 민망한 오해를 받은 웅인이나 룸살롱에서 만난 여자와 모텔에 가는 다훈의 에피소드 등 성인용 코미디는 케이블 채널이기 때문에 가능한 영역이기도 해 <세 남자>의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글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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