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백도빈(白道彬). 예명 같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본명이다. (웃음)
1979년 3월 21일에 태어났다.
남동생이 하나 있다. 생명공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인데 얼마 전 아버지, 아내와 찍은 이동통신 광고에도 함께 출연했다.
MBC <선덕여왕> 촬영으로 사흘째 하루 두 시간도 못 잤고 집에 못 들어간 지는 나흘째다. 경주, 용인, 철원, 진천 등 안 다니는 데 없이 가니까 오늘처럼 일산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있는 날에는 집에 잠깐 들러 옷가지만 챙겨 나온다.
‘사슴 보종’이라는 별명은 지금 처음 들었다. 하하. 사실 초반에 연기에 대한 평가나 반응이 궁금해서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 봤는데 연기 얘기보다 “눈만 동그란 게 마르티스 닮았다” 같은 말만 써 있는 걸 보고 그 뒤로는 안 보고 있다. (웃음)
보종 분장을 위해 이마에 ‘앞판’이라고 하는 가발을 붙이고 긴 머리 가발도 쓴다. 붙이는 데만 40분 이상이 걸리는데 땀이 많이 나면 가발이 떨어지고, 특히 격렬한 액션을 할 때는 가발만 앞으로 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날이 더워지는데 한복 위에 갑옷까지 입고 촬영을 하니까 나중에 옷을 벗어서 짜면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아예 땀에 절어 지낸다. 15회에서 보종이 칠숙(안길강)을 잡아오는 장면의 액션 신을 진천에서 이틀 넘게 찍었는데 직사광선이 너무 심해서 나중에는 더위를 먹을 정도였다.
역사에 관심이 많다. 중고등학교 때도 국사와 세계사 같은 암기과목을 좋아했고, 대학 때도 체육교육학을 전공하면서 사학을 부전공했다.
운동은 다 좋아한다. 어릴 때와 대학 시절에 태권도를 했고, 요즘은 절권도를 하고 있는데 절권도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깨뜨리고 막힘없이 나간다는 면에서 굉장히 철학적인 무도다.
MBC <서울의 달>이나 KBS <파랑새는 있다>가 방송될 때 실제 아버지가 그러시냐고 묻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다. 영화를 많이 하신 뒤부터는 <타짜>나 <싸움의 기술>에서와 비슷하시냐고도 하더라. (웃음) 내가 보기에 아버지의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캐릭터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소탈한 가장인 조민혁 부장이었다.
<타짜>와 <미스터 로빈 꼬시기>를 동시에 오가며 찍었는데 <타짜>에서는 냉혈하고 잔인한 건달, <미스터 로빈 꼬시기>에서는 까불거리고 깐죽대는 캐릭터라서 각각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타짜>의 최동훈 감독님은 나에게 그 캐릭터 같은 부분이 있을 거라고 보셨다고 한다.
최동훈 감독님의 다음 작품 <전우치>에도 잠시 등장한다. 극 중에서 영화배우로 나오는데 감독님이 짓궂게 내 이름을 배역명 그대로 쓰셨다. (웃음) 염정아 선배가 나와 한 작품을 찍는 여배우고, 내 캐릭터는 좀 속물근성이 있는 벼락스타 같은 느낌이다. 느끼하고 거만하고 젊은 여자들에게 마구 추파 던지는 사람이다. (웃음)
결혼 후 가장 좋은 점은 어떤 제약 없이 편하게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돌아갈 보금자리가 새롭게 또 하나 생겼다는 점이다.
가을쯤 아빠가 될 예정인데 남자아이라고 들었다. 태명은 두산, ‘백두산’이다. 크고 웅장한 느낌대로 큰 인물이 되라는 의미에서 재미삼아 붙인 건데 나중에 듣자니 강호동씨가 아이의 태명으로 먼저 썼다고 하더라. (웃음)
아들이 자라서 연기를 하겠다고 하면 굳이 막지는 않을 거다. 아버지가 내 선택을 쌍수 들고 환영하신 것은 아니지만 막지도 않으셨던 것처럼.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해 심사숙고하라고 얘기는 해주겠지만, 어차피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부모가 아니라 본인이 지는 거니까.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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