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KBS1 토 밤 9시 40분
햇살 좋은 6월,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이 들려오는 계절이다. 사실 한 번 정돈 반갑지만 두 세 번 연속되면 부담스럽기까지 한 게 지인들의 결혼 소식이다. 그래서 어떨 땐 5만 원짜리 갈비탕을 먹으러 가는 기분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하객 입장에선 몇 번 씩 가서 귀찮은 행사일지 몰라도 정작 결혼 당사자들에겐 평생 한 번뿐인, 혹은 한 번뿐이길 바라는 뜻 깊은 날이다. 이번 <다큐멘터리 3일>에선 인생의 2막을 기다리는 신랑 신부의 결혼 전날 모습부터 결혼 당일, 그리고 신혼여행을 떠나며 정말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3일 간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공개한다. 세상 거의 모든 사람에겐 평범한 주말이 어떤 두 사람에겐 우주의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수퍼액션 일 저녁 8시
의 부재는 ‘The Comeback’이다. 이것은 누가 뭐라 해도 2연패 후 일본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무릎 수술 때문에 휴지기에 들어갔던 미르코 크로캅을 위한 제목이다. 아무리 UFC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줬다고 해도 그가 과거 종합격투기계에서 이룬 이름값과 인기는 쉽게 무시할 수 없었나보다. 사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는 기본이고, 과거의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제 그는 영원히 퇴출될지도 모른다. 과거의 인기와 실력은 모두 거품이었다는 거품론과 함께. 그래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크로캅의 팬들에게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패배가 패배 자체로 끝나지 않고 과거의 영광마저 깎아내린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은 없지 않은가. 로또킥이든 뭐든 그의 하이킥이 불꽃처럼 폭발해야 하는 건 그래서다.

<일요인터뷰 人> MBC 일 밤 12시 40분
올해는 한국 만화 100주년이다. ‘올댓갤러리’에서 소개한 것처럼 이를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만화_한국만화 100년’展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전시의 위원장은 다름 아닌 만화가 박재동 화백이다. <일요인터뷰 人>은 한국 만화 100주년을 맞아 그를 인터뷰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 만화가인 동시에 요즘 새 뇌에게 세뇌의 온상으로 거론되는 한국예술종합원의 교수이기도 한 그에게 만화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수단’이다. 실제로 그가 어릴 적 그토록 좋아했던 <라이파이>처럼 상상력을 자극할 때도, 신문 만평처럼 부정한 시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할 때도 만화만큼 친숙하게 다가오는 매체는 드물다. 그것이 바로 박재동 화백이 말하는 사랑스러움이 아닐까. 아마도 일요일 밤 TV를 보다 불현듯 둘리와 하니, 펭킹이 그리워질 것만 같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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