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영화배우이자 작가인 에단 호크가 쓴 자전적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2년 전에 본 영화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공감의 힘 덕분일 것이다. 한 남자와 여자가 뜨거운 사랑에 빠지고, 이별을 하고, 그리워하고, 집착을 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과정이 평소에 많이 보아오던 이야기다. 그러나 뻔한 내러티브에 흔하디 흔한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힘이 워낙 풍부해서 비슷한 종류의 영화들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여기에 따뜻한 화면과 더없이 어울리는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폭의 유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준다. 등장인물들 또한 미남, 미녀이거나 엄청난 몸매를 뽐내지도 않는다. 나 혹은 우리 주변에 살고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외모의 배우들 덕분에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 더욱 빠질 수 있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면 영화는 이제 사랑하는 시작하는 커플들을 격려하기 보다는 그와 같은 경험들을 이미 겪고 나서도 사랑과 이별은 결국 피해 갈수 없었던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사실에 동의를 얻고자 했던 것 같다.
글. 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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