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줘> 2회 MBC 저녁 8시 15분결혼 15년 차에 접어든 영란(하희라)과 선우(김성민) 부부, 결혼기념일도 그냥 넘긴 주제에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온 선우는 영란에게 밥 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준비한 밥이 없다며 반항하듯 대꾸하던 영란이 모든 대화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선우에게 결국 폭발해버리고, 선우 또한 결혼기념일 안 챙겨줬다고 데모하는 거냐며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사고 혼자 기념하라고 화를 낸다. 영란의 동생 영미(오윤아)는 보너스 받은 것 까지 어머니에게 보고하며 갖다 바치는 남편 윤수(하석진)이 한심해 보여 출근길에 촉새 같다며 일침을 가하는데 삐진 윤수는 갑자기 운전 안 하겠다며 차에서 내리고 만다. 새 일일 드라마가 시작됐다. 문득 이젠 지겹다고 생각했던 실장님과 신데렐라 이야기가 살짝 그리워진다.

<지금은 꽃미남 시대> MBC 에브리원 밤 11시
“꽃미남의, 꽃미남에 의한, 꽃미남을 위한” 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게 <지금은 꽃미남 시대>는 꽃미남 데려다 놓고 ‘갈구는’ 토크쇼다. 최근 신해철의 “얼굴에 수억 들여” 떡밥을 날렸던 이 프로그램이 이번 주에는 감히 영원한 ‘셩오빠’ 신혜성에게 쌍꺼풀 성형의혹을 제기했다. 게다가 주범은 신혜성의 절친이자 MC인 이지훈이었다니 대충 넘어갈 수도 없는 이 냉혹한 상황, 과연 신혜성은 어떤 해명을 내놓았을까. 그 밖에 신혜성은 특수 직업군인 방송작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와 아직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 등의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고 하니 MBC <황금어장> 모 작가님은 오늘 밤 꼭 ‘닥본사’ 하셔야겠다.

MBC 밤 11시 15분 한 주 정도는 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됐다. 5월 23일 새벽 봉하 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주말 사이 수십만 인파가 자발적으로 봉하 마을과 전국 각지의 분향소를 찾았다. 경찰은 시청 앞 광장과 대한문 주위를 차벽과 전경들로 둘러쌌지만 시민들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그에게 국화를 바치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는 지독하게 고집스러워서 때로는 미련하기조차 했던 ‘바보 노무현’의 생애, 그의 사후 전국에서 봉하 마을을 찾는 추모객들의 모습,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인들이 기억하는 지난 며칠간의 근황을 재구성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날수록 마지막 인사의 끈을 놓기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은 왜일까.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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