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난다. 아프리카 지도를 길게 그려놓고 선생님은 손 날을 가로 세로로 세우며 요약해 주셨더랬다. “영국은 종단, 프랑스는 횡단. 영종프횡!” 대륙의 아픈 역사가 단 네 글자로 줄여지는 것을 아연하게 쳐다봤지만 결국 중간고사에서 관련한 문제가 나오자 자동으로 ‘영종프횡`을 되뇌었던 것도 같다. 영국인이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3개월간의 생생한 체험이 오늘부터 10주간 방송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경험은 폭압적이지 않다. 주인공은 이완 맥그리거. 그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에서부터 케이프타운까지 이어지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전쟁과 기아의 위험에 처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실상, 그리고 여전히 장엄한 아프리카의 자연 풍광이다. 살인적인 더위와 엄청난 뇌우, 죽음의 진흙강을 만나는 그의 경험이 어쩌면 인디아나존스 교수의 모험 이상으로 흥미진진할 것 같다. 진실을 담은 영상이니 감동은 당연한 것이고.
유진(윤아)은 대산(권상우)이 재민(송창의)의 동생인 이준희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고, 재민은 대산에게 유진과 진지하게 만날 생각이라며 장난치지 말라고 한다. 대산은 화를 내는 집사에게 유진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생 이준희가 되어도 좋다고 한다. 대산은 유진에게 그동안 속여서 미안하다며 자신을 이준희로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한편, 강회장(정혜선)은 대산에게 골프복 디자인 개발을 맡아서 해보라고 하고, 대산은 세은(한은정)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부티크에 들어서던 유진은 다정하게 함께 있는 대산과 세은을 보고 놀란다. 유진은 강회장의 제안으로 신인디자이너 콘테스트에 참여하기로 한다. 좀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절반을 넘어 선 <신데렐라 맨>은 이제 막 주인공들의 목적이 표면화되면서 본격적인 갈등에 돌입하고 있다. 그 갈등의 전개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신맨’과 조우하자. 아직 늦지 않았다.
여전히 서점에서 가장 붐비는 코너는 ‘일본 소설’ 분류다. 잘 팔리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꾸준히 생산되고 있으니 한국 출판계에서 일본 소설의 중요도는 가시적인 수치 이상일 것이다. 일본 소설 열풍의 주역인 에쿠니 가오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국내 최대 책 문화 축제인 ‘서울 국제 도서전’의 올해 주빈국인 일본에서 인기 작가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츠지 히토나리와 함께 신간을 출판한 에쿠니 가오리 뿐 아니라 ‘밤의 피크닉’과 다수의 추리소설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온다 리쿠, ‘꽃보다 남자’의 만화 원작자인 카미오 요코 또한 한국을 방문해 사인회 등에 참석 했다. 오늘 <책 읽는 밤>에서는 이들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함께 한국에서 유난히 사랑을 받았던 일본 소설들을 일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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