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KBS1, SBS 오전 10시 30주년이 아닌 29주년이라서 일까. 지상파 4사 편성표를 훑어봐도 5.18에 대한 프로그램은 이 중계방송 하나다. 물론 오늘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5.18 묘역 참배는 줄을 이었고 올해도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하겠지만 모든 것은 ‘행사’의 일환일 뿐, 5.18이 누구에 의한 무엇을 위한 움직임이었는가에 대한 고민의 부족은 초라한 편성표에서도 역시 드러난다. 그러나 최근 작가 황석영의 “광주사태가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70년대 영국 대처정부 당시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발언의 파장이 엄청났던 것을 떠올리면 여전히 우리에게 5.18은 현재형이다. 어쨌든 오늘 기념식에서 조는 사람, 낄낄대는 사람, 묘석 밟고 올라서는 사람 있는지나 한 번 지켜보자.

<세계테마기행> EBS 저녁 8시 50분해외여행이 쉬워졌다 해도 일반인들에게 접근이 힘든 땅은 여전히 존재한다. 책에서, 영화에서는 봤지만 선뜻 발길을 옮겨놓기는 어려운 어떤 나라, 어떤 도시. <세계테마기행>이 찾아 가는 바로 그런 곳들 가운데 영화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간 곳은 옛 소련 남부, 터키와 러시아 사이 카프카스 산맥의 나라인 그루지야다. 카프카스 산맥은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이 살았던 곳으로 자주 등장한 곳이자,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와의 전쟁 등으로 여행객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독특한 분위기의 여행지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도로인 그루지야 군사 도로를 따라 달려가다 보면 해발 2,200m의 산꼭대기에 세워진 츠민다 사메바 교회에 도착한다. 그루지야인들이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 믿는 이곳은 과연 어떤 풍경일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캐치온 밤 12시 마치 대한민국의 노인 복지 정책을 슬로건화 한 듯한 제목이지만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황량한 서부 사막을 배경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를 극대화한 영화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이자 현재 평화롭게 살고 있는 카우보이 모스(조쉬 브롤린)는 총격전이 벌어져 출혈이 낭자한 사건 현장에서 2백만 달러가 든 가방을 발견한다. 물 한 모금을 갈구하는 마지막 생존자를 외면하고 떠났던 모스는 새벽녘에 현장을 다시 방문하고, 때마침 마주한 경찰에게 쫓기게 된다. 여기에 돈 가방을 찾는 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와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이 끼어들면서 사건은 점점 걷잡을 수 없는 폭력과 살육으로 이어진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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