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 밤 11시 5분
<미녀들의 수다>는 미녀가 등장한다거나 외국인에게 좋은 한국을 강요하는 등 몇몇 지점만 제외하면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벌써 3년을 넘기면서 대화주제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만, 새로운 얼굴은 계속 등장한다. 그것이 예전 루 반장이나 에바, 브로닌만큼 폭발적인 스타는 없지만 여전히 <미녀들의 수다>가 자작자작 불타는 이유 중 하나다. 리얼 버라이어티 못지않은 ‘미녀’들이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를 어제는 특집으로 만들었다. 이른바 ‘환상의 짝꿍’ 콘셉트로 친한 출연진과 짝을 지어 앉아 서로 얼마나 통하는지 알아봤다. 물론 그 누구도 진짜 단짝 친구처럼 친해 보이진 않았지만 베라와 유프레시아처럼 평소 전혀 왕래가 없던 출연진들이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은 의외의 재미를 만들었다. 미녀들이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설정을 지키지 못해서 나오는 웃음은 아마추어 출연진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다. 넘쳐나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에 소화불량 상태가 왔을 때, 친구나 자녀들을 보듯이 <미녀들의 수다>를 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글 김교석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 시즌2 EBS 월 밤 9시 45분
지난해 8월 방송된 <다큐프라임>의 ‘인간의 두 얼굴’ 편은 인간 행동을 결정짓는 상황의 힘을 탐구하여 화제가 되었던 방송이다. 인간 행동의 근거를 내면이 아닌 외부 상황에서 찾는 신선한 시각과 그를 증명하는 흥미로운 실험 영상, 그리고 그 강력한 상황의 힘을 전복시키는 “사소한 것들의 기적”이라는 감동적 결론까지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 ‘인간의 두 얼굴’의 시즌2의 3부작 첫 회가 어제 방송되었다. 이번 명제는 “인간은 착각하는 존재다”라는 것. 인간 행동의 탐구를 다시 내부로부터 시작하는 셈이다. 시즌1에서와 마찬가지로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펼쳐 보이는 다양한 실험, 특히 그 안에서 만나게 되는 생생한 인간들의 얼굴은 이 프로그램의 여전한 백미다. 노브레인까지 특별 동원되고 1부에서만 십여 차례의 실험들이 다채롭게 전개되며 “착각의 진실”이 하나둘 밝혀졌다. 사회적인 시각으로 외연을 넓힐 2부에 대한 기대로까지 이어진 흥미로운 서막이었다. 일부 장면에서 감지된 전편의 성공을 의식한 과잉 의욕이 3부에서 긍정적인 교훈을 이끌어내겠다는 강박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인간의 두 얼굴’만이 아니라 여러 얼굴을 보여주게 될 지속적인 시즌제 다큐 프로그램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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