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온라인 음원 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2PM의 두 번째 싱글 <2:00PM Time for Change>와 타이틀곡 ‘Again & Again’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2PM이 속한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대표이자 ‘Again & Again’을 작사, 작곡한 박진영 특유의 심플한 편곡과 멜로디가 그대로 드러난 이 곡은 우울한 느낌의 팝 댄스다. 지난 해 가을 2PM이 데뷔곡으로 들고 나온 ‘10점 만점에 10점’ 무대에서 일곱 명의 기운 넘치는 청년들이 신나게 뛰고 날며 덤블링을 하고 아크로바틱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안무 역시 각자 놀기보다는 천천히 움직이는 그림처럼 이어지며 팀으로서의 일체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애절한 감정과 정제된 안무로 구성된 ‘Again & Again’의 뮤직비디오는 공개되자마자 뱃놀이, 후레시맨, 십오야, 노바디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음악들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이는 ‘마법의 안무’ 영상으로 패러디되었고, 팬을 비롯해 이 영상을 접한 이들 대부분은 “역시 2PM” 이라며 웃었다. 이는 역시 정교한 안무로 이루어졌던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가 ‘마법의 안무’로 패러디되었을 때의 웃음 포인트가 서정적인 감성과 정반대인 의외성이었던 것과는 달리 2PM이라는 그룹이 갖는 이미지 자체에서 나오는 현상과 반응이다.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아이들의 등장
사실 2PM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아이돌 그룹들이 최소한의 공통된 이미지를 부여받고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2PM은 키와 외모는 물론 장기와 캐릭터 역시 극과 극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미교포 출신으로 미국에서는 비보이 팀에서 활동했지만 팀 내에서는 랩과 보컬까지 맡고 있는 리더 재범, 역시 재미교포 출신으로 데뷔 전 CF 모델로도 활동했던 택연, 고등학교 시절 각종 가요제를 휩쓸었던 메인보컬 준수, 부산 지역에서 알아주는 춤꾼이었던 우영, 2006년 방송된 신인 발굴 프로그램 <슈퍼스타 서바이벌>의 우승자였던 준호,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윤호(정일우)의 독특한 친구로 출연했던 찬성, 그리고 미국 유학 도중 캐스팅된 태국인 멤버 닉쿤까지 이 일곱 명의 프로필은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동방신기, 빅뱅, 슈퍼주니어가 이미 굳게 다지고 있었던 아이돌 시장, 게다가 몇 달 먼저 등장한 샤이니가 남아 있던 누나 팬들의 마음마저 빼앗아갔던 상황에 자칫 산만함이라는 함정에 빠져 고전할 수도 있었던 2PM이었지만 기획자 박진영은 이들을 통해 ‘10점 만점에 10점’ 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예쁜 여자를 보고 “그녀의 다리는 멋져 다리는 멋져 10점 만점에 10점” 이라서 “착한 나를 자꾸 나쁜 맘을 먹게” 한다는 솔직한 고백 혹은 선언은 부장님이 여직원에게 한 말이라면 당장 신고 감이었겠지만 아직 남자가 되지 않은, 몸만 컸지 마음은 아직 애들인 스무 살 남짓 청년들에게서는 묘한 귀여움마저 자아내며 이들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가사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경쾌한 안무와 강도 높은 연습을 거쳐 선보인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는 탄력 있는 근육과 땀에 젖은 피부 등 ‘몸’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의 극단을 보여주었다.
야생 아이돌의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그래서 ‘10점 만점에 10점’이 2PM의 이름을 알렸다면 싱글 1집 활동 후반부터 고정출연했던 MBC 에브리원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시즌 3>(이하 <떴다! 그녀>)은 2PM이라는 팀의 이미지와 멤버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소녀시대, 카라 등 여성 아이돌 그룹들과 미팅을 해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멤버가 최종 우승자가 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기본 콘셉트였지만 정작 <떴다! 그녀>가 보여준 것은 2PM이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잘 노는 아이들이냐 하는 점이었다. ‘매력 발산’의 시간에는 감미로운 팝송을 부르고 화려한 댄스를 보여주면서도 이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놀리거나 자기들끼리 장난을 쳤고, 심지어 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쓰거나 동대문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자기 얼굴을 알아봐 주길 간절히 바라며 ‘오뎅’을 구걸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지난 10년 동안 아이돌 마케팅의 포인트가 신비감에서 친근감으로 바뀌어온 중에서도 특히 2PM은, ‘10점 만점에 10점’의 가사를 빌어 말하자면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아이돌”이었고 <떴다! 그녀>가 인기를 얻으며 ‘2PM=진짜 재밌는 애들’ 이라는 공식 또한 만들어졌다. 이는 데뷔 전 M.net <열혈남아> 시절부터 <떴다! 그녀>에 이르기까지 활동과 팬덤이 함께 성장해온 2PM이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는 대신 상황에 따라 실제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낸 결과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이들은 모든 것을 다 ‘까고’ 시작한 아이돌인 것이다.
그래서 데뷔 2년차, 두 번째 싱글을 내놓은 지금은 2PM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하나로 포장되지 않은 이미지가 이들의 매력이지만 팬덤을 확장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뚜렷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또한 열혈 팬덤을 넘어 자신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대중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인지도나 인기를 얻는 것 이상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기존에 자신들이 보여주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진짜 사랑의 아픔에 괴로워하는 남자의 감정을 그린 ‘Again & Again’은 그에 대한 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이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날것’ 혹은 무규칙과 불안정성의 매력을 섣불리 지워 버리는 것은 아직 아까운 일이기도 하다.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와 달리 이 세계에서 마지막에 웃는 것은 많이 이겼던 사람이 아니라 가장 잘 놀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쨌든, 진짜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아이들의 등장
사실 2PM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아이돌 그룹들이 최소한의 공통된 이미지를 부여받고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2PM은 키와 외모는 물론 장기와 캐릭터 역시 극과 극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미교포 출신으로 미국에서는 비보이 팀에서 활동했지만 팀 내에서는 랩과 보컬까지 맡고 있는 리더 재범, 역시 재미교포 출신으로 데뷔 전 CF 모델로도 활동했던 택연, 고등학교 시절 각종 가요제를 휩쓸었던 메인보컬 준수, 부산 지역에서 알아주는 춤꾼이었던 우영, 2006년 방송된 신인 발굴 프로그램 <슈퍼스타 서바이벌>의 우승자였던 준호,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윤호(정일우)의 독특한 친구로 출연했던 찬성, 그리고 미국 유학 도중 캐스팅된 태국인 멤버 닉쿤까지 이 일곱 명의 프로필은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동방신기, 빅뱅, 슈퍼주니어가 이미 굳게 다지고 있었던 아이돌 시장, 게다가 몇 달 먼저 등장한 샤이니가 남아 있던 누나 팬들의 마음마저 빼앗아갔던 상황에 자칫 산만함이라는 함정에 빠져 고전할 수도 있었던 2PM이었지만 기획자 박진영은 이들을 통해 ‘10점 만점에 10점’ 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예쁜 여자를 보고 “그녀의 다리는 멋져 다리는 멋져 10점 만점에 10점” 이라서 “착한 나를 자꾸 나쁜 맘을 먹게” 한다는 솔직한 고백 혹은 선언은 부장님이 여직원에게 한 말이라면 당장 신고 감이었겠지만 아직 남자가 되지 않은, 몸만 컸지 마음은 아직 애들인 스무 살 남짓 청년들에게서는 묘한 귀여움마저 자아내며 이들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가사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경쾌한 안무와 강도 높은 연습을 거쳐 선보인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는 탄력 있는 근육과 땀에 젖은 피부 등 ‘몸’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의 극단을 보여주었다.
야생 아이돌의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그래서 ‘10점 만점에 10점’이 2PM의 이름을 알렸다면 싱글 1집 활동 후반부터 고정출연했던 MBC 에브리원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시즌 3>(이하 <떴다! 그녀>)은 2PM이라는 팀의 이미지와 멤버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소녀시대, 카라 등 여성 아이돌 그룹들과 미팅을 해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멤버가 최종 우승자가 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기본 콘셉트였지만 정작 <떴다! 그녀>가 보여준 것은 2PM이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잘 노는 아이들이냐 하는 점이었다. ‘매력 발산’의 시간에는 감미로운 팝송을 부르고 화려한 댄스를 보여주면서도 이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놀리거나 자기들끼리 장난을 쳤고, 심지어 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쓰거나 동대문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자기 얼굴을 알아봐 주길 간절히 바라며 ‘오뎅’을 구걸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지난 10년 동안 아이돌 마케팅의 포인트가 신비감에서 친근감으로 바뀌어온 중에서도 특히 2PM은, ‘10점 만점에 10점’의 가사를 빌어 말하자면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아이돌”이었고 <떴다! 그녀>가 인기를 얻으며 ‘2PM=진짜 재밌는 애들’ 이라는 공식 또한 만들어졌다. 이는 데뷔 전 M.net <열혈남아> 시절부터 <떴다! 그녀>에 이르기까지 활동과 팬덤이 함께 성장해온 2PM이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는 대신 상황에 따라 실제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낸 결과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이들은 모든 것을 다 ‘까고’ 시작한 아이돌인 것이다.
그래서 데뷔 2년차, 두 번째 싱글을 내놓은 지금은 2PM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하나로 포장되지 않은 이미지가 이들의 매력이지만 팬덤을 확장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뚜렷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또한 열혈 팬덤을 넘어 자신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대중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인지도나 인기를 얻는 것 이상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기존에 자신들이 보여주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진짜 사랑의 아픔에 괴로워하는 남자의 감정을 그린 ‘Again & Again’은 그에 대한 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이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날것’ 혹은 무규칙과 불안정성의 매력을 섣불리 지워 버리는 것은 아직 아까운 일이기도 하다.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와 달리 이 세계에서 마지막에 웃는 것은 많이 이겼던 사람이 아니라 가장 잘 놀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쨌든, 진짜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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