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리카와 메가데스 중 누가 진정한 스래시 메탈 지존인가를 놓고 다퉜던 기억을 과거지사로 간직한 한국의 록 마니아들의 심장이 다시 한 번 힘차게 뛸 계기가 생겼다. 지난 18일에 KMTV를 통해

“록커도 다양한 활동을 하며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사실 한국에서 록음악이 주류였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록’이라 쓰고 ‘ㄹㅘㄱ’이라 읽는 거리감만큼이나 대중과 록의 사이는 멀었다. 하지만 부활 1집이 30만 장 나갔던 80년대나 넥스트 2집이 70만 장 이상 나갔던 90년대에는 비록 언더그라운드라 해도 제법 뚜렷한 록 신이 있었다. 심지어 야수의 울부짖음 같았던 크래시의 격렬한 1집조차 10만 장이 팔렸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90년대 말부터 진행된 거대 기획사 아이돌의 득세와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음반시장의 불황 등 다양한 요소가 겹치면서 한국 록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지분조차 잃었고, 현재 음악적 다양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홍대 인디 신에서조차 하드록과 헤비메탈은 듣기 힘들어졌다.



노브레인(왼쪽), 부활 등 록밴드들은 한국 록의 르네상스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IT`s TIME TO ROCK’ 캠페인이 단순히 좋았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실체 없는 움직임이나 구호는 아니다. 시부야케이, 슈게이징 등 과거의 록 카테고리로는 묶어낼 수 없는 음악이 인디 신에서 활발하게 연주되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과거로의 회귀보단 현재를 바탕으로 한 르네상스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최고참인 부활의 김태원이 “무대에서의 카리스마도 좋지만 그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며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록과 대중의 괴리감을 좁히는 것에 대한 실천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실천의 첫 번째 노선은 을 통한 무명 록밴드의 발굴이고, 또 하나는 이번 발대식에 모인 록계의 선후배들이 참여하는 Time To Rock Festival(이하 TRF)의 개최다. 5월 30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TRF에는 이들 외에도 “더 넓은 범주의 2차 라인업이 포함되어”( 박찬욱 PD) 대규모 록페스티벌의 위용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엠넷미디어의 관계자는 “에서 발굴된 신예들 중 실력이 뛰어난 밴드들은 내년 TRF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며 두 활동이 연계되어 록 신의 성장을 뿌리부터 지원하는 형식이 될 것임을 밝혔다. 이번 발대식에서 “KBS <뮤직타워>를 보며 록키드의 꿈을 키웠다”는 국카스텐 이정길의 과거처럼 방송과 공연을 통해 진행되는 ‘IT`s TIME TO ROCK’ 캠페인을 통해 2010년대에도 록 스피릿을 가슴에 품은 록키드들이 출현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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