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artini
Pink Martini
음악이란 것을 직접 ‘연주해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으로 나눌 수 있다면 핑크 마티니의 음악은 나에게 ‘듣고 싶은 음악’이다. 이 팀의 멤버는 12명, 때론 14명이 신축성 있게 운영되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멤버 중 절반 조금 못 미치는 숫자가 타악기, 리듬섹션에 포진되어 있다. 그만큼 리듬감이 강조돼 아무리 구슬픈 선율이라도 흥겨운 리듬에 실려 나오게 된다. 1997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이들의 공연을 보던 샤론 스톤이 흥겨움에 무대에 뛰어 나와서 함께 춤추며 공연을 만끽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그리고 어떤 장르이던 그 장르의 음악은 그 나라 가사로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10개 국어로 노래를 하고 노래를 녹음하기 위해 3개월씩 언어연수를 한다고 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다음 앨범에는 우리말도 들어간다고. 처음 이들의 음악을 듣고는 유럽 어디 출신 인가보다 생각했었는데 미국 출신 그룹인걸 알고 듣게 되면서 이들의 음악이 어쩐지 이것이 ‘현지인의 낭만’ 이라기보다는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동경’처럼 느껴졌다. 음악에 대해 취향이 까다로운 사람이라도 이들의 음악을 접하면 한동안 이들의 음반만 들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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