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있었던 후배와의 대화. “<트랜스포터 3> 재밌지 않을까?” “제 친구가 봤는데 그냥 예전 시리즈랑 똑같대요. 제이슨 스타뎀 액션 스타일도 그대로라 별로라던데요.” “그대로인 게 어때서? 그걸 열 번 백 번씩 하면 전설이 되는 거야. 스티븐 시걸이 영화마다 상대방 목을 비튼다고 누가 그걸 별로라고 그래?” “아, 죄…죄송해요.” 그땐 나름 발끈해서 공격적으로 말했지만 사실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아무리 제이슨 스타뎀이 탁월한 액션배우지만 어디 감히 스티븐 시걸과 비교할 수 있을까. 그가 같은 열차에 타고 있다는 것만으로 용병 출신 악당들은 오줌을 지리고(<언더시즈 2>), 초자연적 힘을 지닌 주술사도 그의 무술 앞에는 속수무책이다.(<죽음의 표적>) 심지어 잠시 음료수를 사러 가도 핏덩이 강도 무리 하나씩은 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다. 비록 <파이널 디시전>에서는 초반 비행기 투입 장면에서 어이 없이 추락하며 영화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나는 그가 아프리카 어느 오지에 무사히 떨어져 폭압적인 지역 군부를 일망타진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가 뱀파이어와 한 판 승부를 벌이는 <어겐스트 더 다크>의 DVD 발매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벌써부터 사람들은 뱀파이어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니 스타뎀 자네는 좀 더 노력해야 한다네. 스티븐 시걸과 척 노리스가 죽고 나도 지구를 지킬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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