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 캡처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 캡처
야구를 소재로 했지만 경쟁 사회 속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집중했다. 지난 13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스토브리그’다. 스토브리그란 정규 리그가 끝난 비시즌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 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이날 방송에서 만년 꼴찌 야구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은 팀 에이스인 임동규 선수(조한선 분)를 트레이드하겠다고 선언해 프런트들의 반발을 샀다. 드림즈를 갈아엎으려는 백승수와 기존 선수단, 프런트들이 이 문제를 두고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날 방송은 꼴찌팀 드림즈가 2위팀 바이킹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경기 도중 드림즈는 코치진 간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하는 추태를 보였다. 경기에서 진 데다 팬들은 같은 팀끼리 싸우는 모습에 실망하며 야유를 쏟았다. 백승수는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찌됐건 시즌은 끝났고 프런트들은 회식을 하며 회포를 풀었다. 이 자리에서 단장은 사임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드림즈에서는 새로운 단장 찾기에 돌입했다. 운영팀장인 이세영(박은빈 분)은 사장 고강선(손종학 분)의 지시로 신임단장 면접에 함께 들어가게 됐다. 마지막 면접자는 백승수였다. 그는 야구는 잘 모르지만 핸드볼팀, 씨름팀, 아이스하키팀 등을 우승시킨 경력을 갖고 있었다. 백승수는 “신생팀이 생겨도 드림즈는 10년 이상 꼴찌 할 수도 있다”며 “내부에선 어떻게 판단하냐. 내가 왜 그렇게 판단한 것 같냐”고 오히려 면접관에게 질문했다. 그리고는 “코치진의 파벌 싸움, 양쪽 파벌이 모두 무시하는 힘없는 감독, 소속이 부끄러워지는 꼴찌의 이미지, 낙후된 시설 속에 떨어지는 의욕”을 드림즈의 약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나빠 보일 순 있지만 문제점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았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백승수는 신임단장으로 뽑혔고 첫 출근을 했다. 백승수는 수석코치와 투수코치로 파벌이 갈린 코치진에게 같은 날, 같은 시간, 각각 다른 장소로 불려가 식사 대접을 받기도 하고 임동규에게 각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임동규는 팀의 최연장자 선수이자 성적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투수 장진우(홍기준 분)를 묘하게 깎아내렸다. 다음날 백승수는 드림즈를 살릴 방안에 대해 프런트들과 회의했다. 그는 현재 감독을 유임하고 3년 계약을 맺을 것, 파벌로 갈린 코치진은 모두 같이 하되 성적으로 경쟁할 것, 이 두 가지는 이미 사장의 허락이 떨어졌다고 알렸다. 마지막 방안으로는 “아직 사장님의 승낙이 안 떨어졌는데 여러분들이 도와달라. 임동규 선수를 트레이드 하겠다”고 선언했고 프런트들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그 시각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던 임동규는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장우석(김기무 분)에게서 문자를 받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외야수상을 받게 된 그는 무대에서 “드림즈 팬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야구를 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의 야구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내 인생의 남은 목표는 드림즈 영구결번밖에 없다. 드림즈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후 임동규는 백승수의 집 앞을 찾아가 그의 차를 야구 배트로 부쉈고 골든글러브 트로피와 돈 봉투를 던져뒀다. 다음 날 출근하던 백승수는 이를 발견하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 캡처
사진=SBS ‘스토브리그’ 방송 캡처
‘스토브리그’는 최근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야구를 소재로 가져와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전개의 측면에서는 사람 사는 이야기에 집중해 야구를 모르는 시청자들도 드라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프런트들의 분투를 통해 직장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장면, 주인공의 가족들이 야구와 연관된 사연을 갖고 있음을 추측하게 하는 장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아이스하키, 씨름 등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팀 해체를 겪어야 했던 주인공 등은 야구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접목시킨 대목이다.

남궁민과 조한선의 팽팽한 기싸움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남궁민은 냉철하고 독단적인 백승수 캐릭터에 높은 몰입력을 보여줬다. 조한선은 앞뒤가 다른 이중적 면모의 임동규를 리얼하게 표현하며 밉상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박은빈은 야구를 사랑하는 운영팀장 이세영 역으로 당찬 매력을 보여줬다. 운영팀의 신입사원 한재희 역을 맡은 조병규는 박은빈과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주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 흥행 기운이 좋은 오정세는 드림즈의 실질적인 구단주 권경민 역으로 등장했다. 묘하게 거들먹거리는 권경민의 모습에서 그가 백승수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앞으로 ‘드림즈 꼴찌 탈출’ 미션을 받은 백승수가 ‘고인 물’을 걷어내며 어떤 갈등을 겪을지,이를 극복하고 ‘우승 청부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드림즈를 우승팀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방송은 1부 3.3%, 2부 5.5%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가구)을 보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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