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KBS 예능, '1박 2일' 부활과 함께 자신감 회복 노린다 (종합)
KBS의 기훈석 팀장(왼쪽부터), 조현아 CP, 이훈희 제작2본부장, 이재우 예능센터장, 최재형 CP, 이황선 CP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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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기훈석 팀장(왼쪽부터), 조현아 CP, 이훈희 제작2본부장, 이재우 예능센터장, 최재형 CP, 이황선 CP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
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고여있는 것보다 흐르는 게 좋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게 좋다는 생각에 KBS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주말을 중심으로 평일에도 KBS 2TV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고, 아쉬운 점이 있을 때는 아낌없는 질책도 해주시길 바랍니다.”

KBS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KBS는 ‘1박 2일’의 부활과 더불어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만들며 활력과 동력, 자신감을 개편 키워드로 세웠다. 설명회에는 이훈희 제작2본부장 외에도 이재우 예능센터장, ‘1박 2일’의 이황선 CP,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의 조현아 CP, ‘씨름의 희열’의 최재형 CP, ‘슬기로운 어린이 생활’의 기훈석 팀장이 참석했다.

이훈희 본부장은 “그간 ‘KBS에 활력이 떨어진다’, ‘KBS 예능 정체기다’라는 말이 나왔다. 시도하는 변화의 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KBS 예능국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활력이 생겼다는 것에 점수를 주셨으면 좋겠다”며 “오는 12월 8일 ‘1박 2일’이 다시 시작하게 되면 변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KBS 2TV가 주말을 중심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시즌4 / 사진제공=KBS
‘1박 2일’ 시즌4 / 사진제공=KBS
KBS의 대표 장수 예능프로그램이자 ‘국민 예능’이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던 ‘1박 2일’의 시즌4는 오는 12월 8일 오후 6시 30분 첫회가 방송된다. 지난 3월 가수 정준영의 몰카 사건으로 제작이 중단된 지 9개월 만이다. ‘1박 2일’ 시즌4는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재정비했다. 연출은 방글이 PD가 맡았고 배우 연정훈, 김선호와 개그맨 문세윤, 가수 딘딘과 라비가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1박 2일’ 시즌1부터 함께 했던 가수 김종민이 이들과 함께 시즌4를 끌어간다.

이황선 CP는 “시즌4는 ‘1박 2일’의 기존 포맷을 좋아해 주시는 시청자들이 많아 포맷은 유지하고 출연진과 연출진의 변화만 줬다”며 “출연진도 젊어졌고 연출도 젊어졌다. 시청자들이 출연진들에게 익숙해지면 방송 유행에 맞는 구성의 변화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시즌4를 이끌어갈 멤버는 어떤 기준으로 섭외했을까. 이 CP는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1박 2일’에만 출연하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그런 분들을 찾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장시간에 걸쳐 한 분 한 분 인터류를 하고 모셨다”고 대답했다.

‘1박 2일’은 시즌마다 멤버들의 논란으로 큰 지탄을 받았다. ‘출연자 검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훈희 본부장은 “검증이라는 말이 사실 조심스럽다. 뒷조사 혹은 신상 털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허용된 범위 안에서 자문회의 기구를 통해 합법적인 틀 안에서 출연자 검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박 2일’이 부활하면서 여러 예능프로그램 편성이 대대적으로 바뀐다. 72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유지하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오후 6시 25분에서 밤 9시로 변경된다. 이재우 예능 센터장은 “일요일 오후 9시에 SBS가 ‘미운 우리 새끼’가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밤 9시로 옮겼다. 그 시간에 방송되던 ‘개그콘서트’는 토요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1박 2일’의 부활과 더불어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이 생겼다. 경제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다큐멘터리 예능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스포츠 예능 ‘씨름의 희열’ 등이다.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은 20~30대에게 경제 지식을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경제생활 예능프로그램이다. 방송인 장성규가 처음으로 지상파 메인 MC를 맡았다. 오는 19일 밤 11시 10분 첫 방송이다.

기훈석 팀장은 “장성규는 능숙한 진행자다. 출연진에 20대 대표 러블리즈 미주 씨, 30대 대표 래퍼 치타 씨 등이 있고 금융 전문 크리에이터가 있다. 연령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른데 잘하시더라”며 “나이는 어른이지만 경제 상식에 무지하신 시청자들께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포스터. /사진제공= KBS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포스터. /사진제공= KBS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KBS1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시킨 프로그램으로 걸어서 여행하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콘셉트다. 배우 정혜인이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단독 리얼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6일 밤 10시 처음으로 방송된다.

조현아 CP는 “만들 때부터 굉장히 설?던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릴 생각에 설?다. 우리 프로그램은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전통 있는 프로그램과 접목을 시켰다. 정해인 씨가 기획해서 직접 걷고, 먹고, 체험하는 ‘걷큐멘터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해인 씨가 처음으로 예능을 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린다”며 “드라마와 영화로 정해인 씨를 봤을 땐 착하고 바른 이미지의 청년이었는데 패기 넘치고 의욕 넘치는 청년이라서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조 CP는 “정해인 씨는 먹고 싶고 마시고 싶고 좋고 싫고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친구다. 정해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실제로 친한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포맷을 선택했다”며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를 보시면 어느순간 ‘같이 있나?’라는 착각이 들 정도일 거다. 그만큼 솔직하고 친근하다”고 말했다.

‘씨름의 희열’은 태백급(80kg 이하)과 금강급(90kg 이하) 상위 랭커인 최정예 선수 16명이 출연해 경량급 천하장사인 태극장사에 등극할 1인을 가리는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다. 오는 30일 밤 10시 첫 방송이다.

최재형 CP는 “씨름은 박진감 넘치고 에너지가 넘치는 스포츠라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씨름 경기도 직접 보니 마오리족 전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선수들에게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더라”라며 “그런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의 파괴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훈희 본부장은 “개편의 목표는 시청률을 회복해 KBS의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겠지만, KBS는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위로를 줘야 하는 역할도 있다. 그런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가장 큰 목표는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가 좋아야 자신감이 따라오겠지만, 수치나 숫자 그 이상의 가치를 두고 있는 부분”이라며 “우리도 한때 찬란했던 과거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과거도 있었지만, 언제든 다시 용감해질 수 있다는 걸 느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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