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KBS2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연우진, 김세정, 송재림, 김시후, 박지연 등 배우들의 열연만 남긴 채 종영했다. 미스터리와 로맨스, 코미디 등 세 장르를 적절하게 섞어 재미를 줬던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사건을 풀어가는데 집중하면서 캐릭터 설정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스토리의 개연성을 잃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쪽대본과 촉박한 촬영 현장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우들은 극의 긴장감을 놓지 않고 연기했고, ‘산으로 간 드라마’라는 혹평 속에서도 훈훈한 결말로 마무리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홍이영(김세정 분)이 입원한 병실을 찾아간 강명석(송영규 분)이 그를 위협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홍이영은 강명석을 보고 잊었던 1년 전 살인사건에 대한 모든 기억을 떠올렸다. 홍이영은 강명석에게 “1년 전 사고 현장에 교수님이 있었다. 저 다 기억났다”고 말했다. 강명석은 홍이영의 목을 조르며 노려보다 병실을 빠져나갔다.
장윤(연우진 분)은 남주완(송재림 분)에게 받은 그날의 증거를 봤다. 영상에는 강명석이 김이안(김시후 분)을 죽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모든 걸 확인한 장윤은 강명석에게 달려갔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그에게 “블랙박스 영상뿐만 아니라 비리 자료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은 홍이영에게 강명석이 범인이라고 밝혔고, 홍이영 역시 1년 전 기억이 모두 생각났다고 말했다. 홍이영은 “이안 씨가 그날 날 살려줬다. 배에 찔린 칼을 나에게 쥐어주며 나를 살렸다. 강명석을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장윤은 “고소장을 접수하고 증거도 넘겼다. 조사가 시작되면 이영 씨가 이안이를 찌른 사실이 드러나게 될 거다. 괜찮겠나”라고 걱정했다. 홍이영은 “오히려 내가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걱정 마라”라고 대답했다.
다음날 도주하려던 강명석은 체포됐고, 홍이영은 경찰서에서 김이안이 칼에 찔린 경위와 죽게 된 이유를 모두 진술했다. 강명석은 당황하다 스스로 범행 현장에 있다는 걸 말했다. 경찰서에 다녀온 홍이영은 구치소로 남주완을 만나러 갔다. 홍이영은 “강명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다는 걸 알게 됐다. 저에게 강명석과 남 지휘자님은 다르다”고 진심을 털어놨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장윤과 홍이영은 캠핑을 떠났다. 두 사람은 불꽃놀이를 하고 고기를 먹으며 달달한 시간을 보냈다. 홍이영은 자신이 팀파니를 연주하게 된 계기를 말하며 음치 장윤에게 노래를 가르쳐줬다. 늘 그랬듯 악몽을 꾸던 홍이영은 눈을 떴고 눈 앞에 있는 장윤을 보고 안심했다. 장윤의 손을 잡은 홍이영은 “우리 힘들게 만났으니까 헤어지지말고 오래 함께 있자. 서로 질릴 때까지”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장윤은 악몽에 괴로워하는 홍이영을 보며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집으로 돌아온 홍이영은 홍수영(이시원 분)에게 자신이 대학 시절 장윤을 짝사랑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홍수영이 건넨 홍이영의 일기장에는 모든 것이 적혀있었다. 장윤의 미국행을 알게 된 홍이영은 그를 찾아 집으로 갔지만, 장윤은 편지만 남긴 채 떠난 뒤였다. 홍이영은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1년 후 홍이영은 오케스트라에 남아 팀파니를 연주했고, 구치소에서 나온 남주완은 춘천에 있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맡고 있었다. 장윤은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며 귀국 독주회를 앞두고 있었다. 홍이영은 심란해하며 장윤과 처음 만났던 편의점으로 가 라면을 먹었다. 그때 장윤이 나타나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었다.
홍이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을 거는 장윤이 괘씸해 화를 냈다. 장윤은 “너를 너무 힘들게 한 것 같아 나 자신이 용서되지 않았다”며 떠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자마자 후회했다”고 고백했다. 홍이영은 울음을 참으며 “난 기억하고 싶었는데, 기억이 안 나서 답답했던 거야. 힘들었지만, 모든 걸 알 수 있어서 좋았어. 근데 네 멋대로 판단하고 오버를 해”라고 말했다. 장윤은 “나 아무 데도 안 가. 너 보고 싶어서 온 거야. 내 멋대로 말없이 없어져서 미안해”라며 홍이영의 손을 잡았다.
홍이영은 팀파니를 연주했고, 같은 공간에서 장윤은 피아노를 쳤다. 그런 그를 보던 홍이영은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만큼 극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 김세정의 재발견
데뷔작 ‘학교 2017’을 통해 이미 연기력을 인정 받은 김세정은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초반 김세정은 ‘취준생 홍이영’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했다. 눈길을 끈 부분은 스타일링. 김세정은 ‘가난한 취준생 홍이영’을 표현하기 위해 드라마 내내 티셔츠와 청바지 등을 돌려입으며 몰입감을 높였다.
김세정의 연기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면서 더 빛이 났다. 장윤과의 로맨스에 행복하다가도 살인사건의 기억이 떠오르면 괴로워했다. 이로 인해 사랑하는 이를 잃을까 두려워 하며 흘리는 눈물과 이별 앞의 갈등, 고뇌는 시청자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눈물과 웃음을 넘나드는 김세정의 감정 연기는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의 핵심 내용이었던 1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이후 김세정의 연기는 더욱 물이 올랐다. 김세정은 홍이영이 겪고 있는 혼란과 공포, 두려움과 불안감을 괴로워하는 표정과 눈물 등으로 다채롭게 표현했다. 또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홀로 아파하는 모습, 어딘가 어두운 홍이영의 복합적인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 미스터리냐 로코냐…정체성 잃어버린 스토리
‘너의 노래를 들려줘’ 초반은 로맨틱 코미디에 미스터리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갈수록 살인사건과 진범 찾기 등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토리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였지만 ‘누가 장윤의 동생을 죽였나’인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특히 시청자에게 반응이 좋았던 장윤과 홍이영의 로맨스가 사라지면서 초반 캐릭터들의 설정도 변했다. 캐릭터 성격이 변하면서 홍이영과 남주완, 남주완과 하은주 등 인물 간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흥미진진했던 미스터리 요소가 로맨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결국 중심을 잡고 있던 인물 설정이 변하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도 떨어졌고, 개연성 마저 잃으며 아쉽다는 혹평을 남겼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지난 24일 방송된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홍이영(김세정 분)이 입원한 병실을 찾아간 강명석(송영규 분)이 그를 위협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홍이영은 강명석을 보고 잊었던 1년 전 살인사건에 대한 모든 기억을 떠올렸다. 홍이영은 강명석에게 “1년 전 사고 현장에 교수님이 있었다. 저 다 기억났다”고 말했다. 강명석은 홍이영의 목을 조르며 노려보다 병실을 빠져나갔다.
장윤(연우진 분)은 남주완(송재림 분)에게 받은 그날의 증거를 봤다. 영상에는 강명석이 김이안(김시후 분)을 죽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모든 걸 확인한 장윤은 강명석에게 달려갔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그에게 “블랙박스 영상뿐만 아니라 비리 자료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은 홍이영에게 강명석이 범인이라고 밝혔고, 홍이영 역시 1년 전 기억이 모두 생각났다고 말했다. 홍이영은 “이안 씨가 그날 날 살려줬다. 배에 찔린 칼을 나에게 쥐어주며 나를 살렸다. 강명석을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장윤은 “고소장을 접수하고 증거도 넘겼다. 조사가 시작되면 이영 씨가 이안이를 찌른 사실이 드러나게 될 거다. 괜찮겠나”라고 걱정했다. 홍이영은 “오히려 내가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걱정 마라”라고 대답했다.
다음날 도주하려던 강명석은 체포됐고, 홍이영은 경찰서에서 김이안이 칼에 찔린 경위와 죽게 된 이유를 모두 진술했다. 강명석은 당황하다 스스로 범행 현장에 있다는 걸 말했다. 경찰서에 다녀온 홍이영은 구치소로 남주완을 만나러 갔다. 홍이영은 “강명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다는 걸 알게 됐다. 저에게 강명석과 남 지휘자님은 다르다”고 진심을 털어놨다.
집으로 돌아온 홍이영은 홍수영(이시원 분)에게 자신이 대학 시절 장윤을 짝사랑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홍수영이 건넨 홍이영의 일기장에는 모든 것이 적혀있었다. 장윤의 미국행을 알게 된 홍이영은 그를 찾아 집으로 갔지만, 장윤은 편지만 남긴 채 떠난 뒤였다. 홍이영은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1년 후 홍이영은 오케스트라에 남아 팀파니를 연주했고, 구치소에서 나온 남주완은 춘천에 있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맡고 있었다. 장윤은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며 귀국 독주회를 앞두고 있었다. 홍이영은 심란해하며 장윤과 처음 만났던 편의점으로 가 라면을 먹었다. 그때 장윤이 나타나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었다.
홍이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을 거는 장윤이 괘씸해 화를 냈다. 장윤은 “너를 너무 힘들게 한 것 같아 나 자신이 용서되지 않았다”며 떠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자마자 후회했다”고 고백했다. 홍이영은 울음을 참으며 “난 기억하고 싶었는데, 기억이 안 나서 답답했던 거야. 힘들었지만, 모든 걸 알 수 있어서 좋았어. 근데 네 멋대로 판단하고 오버를 해”라고 말했다. 장윤은 “나 아무 데도 안 가. 너 보고 싶어서 온 거야. 내 멋대로 말없이 없어져서 미안해”라며 홍이영의 손을 잡았다.
홍이영은 팀파니를 연주했고, 같은 공간에서 장윤은 피아노를 쳤다. 그런 그를 보던 홍이영은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만큼 극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 김세정의 재발견
데뷔작 ‘학교 2017’을 통해 이미 연기력을 인정 받은 김세정은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초반 김세정은 ‘취준생 홍이영’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했다. 눈길을 끈 부분은 스타일링. 김세정은 ‘가난한 취준생 홍이영’을 표현하기 위해 드라마 내내 티셔츠와 청바지 등을 돌려입으며 몰입감을 높였다.
김세정의 연기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면서 더 빛이 났다. 장윤과의 로맨스에 행복하다가도 살인사건의 기억이 떠오르면 괴로워했다. 이로 인해 사랑하는 이를 잃을까 두려워 하며 흘리는 눈물과 이별 앞의 갈등, 고뇌는 시청자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눈물과 웃음을 넘나드는 김세정의 감정 연기는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의 핵심 내용이었던 1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이후 김세정의 연기는 더욱 물이 올랐다. 김세정은 홍이영이 겪고 있는 혼란과 공포, 두려움과 불안감을 괴로워하는 표정과 눈물 등으로 다채롭게 표현했다. 또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홀로 아파하는 모습, 어딘가 어두운 홍이영의 복합적인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 미스터리냐 로코냐…정체성 잃어버린 스토리
‘너의 노래를 들려줘’ 초반은 로맨틱 코미디에 미스터리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갈수록 살인사건과 진범 찾기 등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토리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였지만 ‘누가 장윤의 동생을 죽였나’인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특히 시청자에게 반응이 좋았던 장윤과 홍이영의 로맨스가 사라지면서 초반 캐릭터들의 설정도 변했다. 캐릭터 성격이 변하면서 홍이영과 남주완, 남주완과 하은주 등 인물 간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흥미진진했던 미스터리 요소가 로맨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결국 중심을 잡고 있던 인물 설정이 변하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도 떨어졌고, 개연성 마저 잃으며 아쉽다는 혹평을 남겼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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