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지난 22일 방송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마지막 회에서 박선자(김해숙 분)가 세 딸 강미선(유선 분), 강미리(김소연 분), 강미혜(김하경 분)와 함께 밤을 보내며 평온한 죽음을 맞았다.
세 딸은 박선자의 장례식을 치렀다. 입관식에서 강미선은 “우리 엄마 예쁘게 해서 보내드리자. 하늘나라 가서 아버지 잘 만나실 수 있게 최고 예쁘게”라고 말했다. 강미리도 “응, 우리 엄마 예쁜 거 정말 좋아하셨어”라고 했고, 강미혜도 “그래. 우리가 엄마 미스코리아처럼 예쁘게 만들어주자”라고 동의했다. 세 딸은 박선자의 얼굴에 화장을 하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등 곱게 치장했다.
화장 후 수목장을 치른 세 딸은 박선자의 방에서 물건을 정리했다. 강미리는 박선자의 가락지를, 강미선과 강미혜는 엄마의 체취가 묻은 옷을 간직하기로 했다. 강미선은 동생들에게 “엄마 없어도 가끔 모여서 이렇게 웃고 얘기하자”라고 제안했다.
강미선은 복직 날 엄마의 나무를 찾아가 나무를 어루만지며 복직 소식과 동생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말해줬다. 슬픔과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던 강미선은 “다 잘 지내고 있어. 엄마도 잘 지내지? 잘 지내고 있지 엄마? 나도 잘 지내”라며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강미선은 “오늘은 그냥 엄마 생각이 너무 나서 엄마 보려고 왔어. 살면서 문득문득 엄마가 참 많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미리와 깅미혜도 나무를 찾았다가 언니를 봤다. 세 자매는 나무를 둘러앉아 엄마를 추억했다. 그때 나무 뒤로 박선자의 영혼이 나타났다. 딸들이 곱게 치장해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강미선은 허리를 다쳐 딸 다빈(주예림 분)을 데리러 갈 수 없다는 정진수(이원재 분)의 전화를 받고 일어났다. 두 동생들도 언니와 함께 달렸고, 그 모습을 박선자는 지켜봤다.
박선자는 “그래, 그렇게들 씩씩하게 살아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들. 아무 힘들어도 그렇게 씩씩하게 살아야 해”라고 속삭였다.
◆ 김해숙X유선X김소연, 진한 감동 자아낸 진실된 연기
딸들 때문에 속을 썩지만, 그럼에도 딸들 때문에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세젤예’는 초반에 기획과 동떨어진 전개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출생의 비밀, 권력 다툼 등 익숙한 ‘막장’의 요소들이 신선도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김해숙, 유선, 김소연 등의 열연은 드라마를 끌어가는 중심이 됐다.
‘국민 엄마’ 김해숙은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엄마의 표상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사랑과 따스함이 녹은 연기로 뭉클하게 했고, 강미리와 전인숙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극한으로 치닫는 오열 연기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김해숙의 엄마 연기에는 특별함이 있었다. 푸근하고 소탈한 엄마이면서도 딸과의 애증 관계 등이 모성애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절망한 얼굴, 딸들과의 미래를 그리며 슬픔과 혼란에 빠진 표정, 대사 한 줄 없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외로움과 고된 시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김해숙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
유선은 엄마와의 애증관계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첫째 딸이었다. 박선자의 도움을 미안해 하면서도 막상 도와주지 않자 짜증을 부리고 설움을 폭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박선자의 편이었고,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유선은 사랑과 연민, 안쓰러운 마음을 눈빛으로 표현했고, 많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낸 열연으로 워킹맘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기도 했다.
김소연은 상대 역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성격으로 디테일의 묘미를 살렸다. 박선자 앞에서는 애교쟁이 둘째 딸이었고 시아버지 한종수 앞에서는 당당하고 똑부러진 며느리였다. 김소연은 누구와 만나도 섬세한 감정 연기로 자연스러운 호흡을 주고 받으며 극을 안정적으로 끌었다.
◆ 엄마는 강하다…막장 비판 이긴 모성애 스토리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극 초반 자식과 부모, 시가 식구와 며느리, 회사 생활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다루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박선자와 세 딸의 관계, 시어머니 하미옥과 며느리 강미선의 관계, 워킹맘의 애환 등은 현실 반영 100%라는 호평을 들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호평은 시청률이 입증했다. 전작 ‘하나뿐인 내편’의 높은 시청률에 가렸지만, KBS가 여름에 방송한 역대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30%를 찍었다.
하지만 갈수록 지지부진한 스토리, 출생의 비밀, 갑작스러운 시한부 삶 설정, 보기 불편한 상황들과 대사들, 여기에 강미혜 역을 맡은 김하경의 발연기 논란으로 혹평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세절예’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엄마라는 소재와 공감을 주는 대사들로 시청자들을 붙잡았다. 특히 장례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며 남은 가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 큰 공감을 얻었다.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고 한다. ‘세젤예’ 역시 욕을 먹었지만 고정 시청자 층이 있었다. 뻔한 현실을 기가 막히게 옮겨놨기 때문이다. 단어만 봐도 가슴이 아린 어머니, 그리고 자식들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누군가는 공감했고, 누군가는 반성하고 상대를 이해했다. 이야기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이 있었기에 시청자들의 응원과 비난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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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 가슴 찡한 울림을 남겼다. 전쟁 같은 하루를 치러도 결국 제일 예쁜 내 딸, 가장 사랑하는 내 엄마라는 가슴 먹먹한 메시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엄마의 헌신과 사랑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특히 배우 유선의 목소리로 나온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드라마의 여운을 더 깊게 남겼다.지난 22일 방송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마지막 회에서 박선자(김해숙 분)가 세 딸 강미선(유선 분), 강미리(김소연 분), 강미혜(김하경 분)와 함께 밤을 보내며 평온한 죽음을 맞았다.
세 딸은 박선자의 장례식을 치렀다. 입관식에서 강미선은 “우리 엄마 예쁘게 해서 보내드리자. 하늘나라 가서 아버지 잘 만나실 수 있게 최고 예쁘게”라고 말했다. 강미리도 “응, 우리 엄마 예쁜 거 정말 좋아하셨어”라고 했고, 강미혜도 “그래. 우리가 엄마 미스코리아처럼 예쁘게 만들어주자”라고 동의했다. 세 딸은 박선자의 얼굴에 화장을 하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등 곱게 치장했다.
화장 후 수목장을 치른 세 딸은 박선자의 방에서 물건을 정리했다. 강미리는 박선자의 가락지를, 강미선과 강미혜는 엄마의 체취가 묻은 옷을 간직하기로 했다. 강미선은 동생들에게 “엄마 없어도 가끔 모여서 이렇게 웃고 얘기하자”라고 제안했다.
KBS2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
박선자가 세상을 떠난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다. 끝까지 패악을 부렸던 나혜미(강성연 분)는 한성가에서 쫓겨났고, 한 회장(동방우 분)도 전인숙에게 꼬리를 내렸다. 그의 뒤를 이어 한태주(홍종현 분)가 한성그룹의 차기 회장이 됐다. 강미리는 아들을 낳고 한성어패럴 대표로 승승장구했고, 강미선은 본사 홍보팀으로 복직했다. 특히 강미혜는 엄마와 세 자매 이야기를 쓴 ‘설렁탕집 세 딸들’을 2편까지 출판하는 등 작가로 인정받았다.강미선은 복직 날 엄마의 나무를 찾아가 나무를 어루만지며 복직 소식과 동생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말해줬다. 슬픔과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담던 강미선은 “다 잘 지내고 있어. 엄마도 잘 지내지? 잘 지내고 있지 엄마? 나도 잘 지내”라며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강미선은 “오늘은 그냥 엄마 생각이 너무 나서 엄마 보려고 왔어. 살면서 문득문득 엄마가 참 많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미리와 깅미혜도 나무를 찾았다가 언니를 봤다. 세 자매는 나무를 둘러앉아 엄마를 추억했다. 그때 나무 뒤로 박선자의 영혼이 나타났다. 딸들이 곱게 치장해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강미선은 허리를 다쳐 딸 다빈(주예림 분)을 데리러 갈 수 없다는 정진수(이원재 분)의 전화를 받고 일어났다. 두 동생들도 언니와 함께 달렸고, 그 모습을 박선자는 지켜봤다.
박선자는 “그래, 그렇게들 씩씩하게 살아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들. 아무 힘들어도 그렇게 씩씩하게 살아야 해”라고 속삭였다.
◆ 김해숙X유선X김소연, 진한 감동 자아낸 진실된 연기
딸들 때문에 속을 썩지만, 그럼에도 딸들 때문에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세젤예’는 초반에 기획과 동떨어진 전개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출생의 비밀, 권력 다툼 등 익숙한 ‘막장’의 요소들이 신선도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김해숙, 유선, 김소연 등의 열연은 드라마를 끌어가는 중심이 됐다.
‘국민 엄마’ 김해숙은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엄마의 표상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사랑과 따스함이 녹은 연기로 뭉클하게 했고, 강미리와 전인숙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극한으로 치닫는 오열 연기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김해숙의 엄마 연기에는 특별함이 있었다. 푸근하고 소탈한 엄마이면서도 딸과의 애증 관계 등이 모성애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절망한 얼굴, 딸들과의 미래를 그리며 슬픔과 혼란에 빠진 표정, 대사 한 줄 없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외로움과 고된 시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김해숙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
유선은 엄마와의 애증관계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첫째 딸이었다. 박선자의 도움을 미안해 하면서도 막상 도와주지 않자 짜증을 부리고 설움을 폭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박선자의 편이었고,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유선은 사랑과 연민, 안쓰러운 마음을 눈빛으로 표현했고, 많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낸 열연으로 워킹맘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기도 했다.
김소연은 상대 역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성격으로 디테일의 묘미를 살렸다. 박선자 앞에서는 애교쟁이 둘째 딸이었고 시아버지 한종수 앞에서는 당당하고 똑부러진 며느리였다. 김소연은 누구와 만나도 섬세한 감정 연기로 자연스러운 호흡을 주고 받으며 극을 안정적으로 끌었다.
◆ 엄마는 강하다…막장 비판 이긴 모성애 스토리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극 초반 자식과 부모, 시가 식구와 며느리, 회사 생활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다루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특히 박선자와 세 딸의 관계, 시어머니 하미옥과 며느리 강미선의 관계, 워킹맘의 애환 등은 현실 반영 100%라는 호평을 들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호평은 시청률이 입증했다. 전작 ‘하나뿐인 내편’의 높은 시청률에 가렸지만, KBS가 여름에 방송한 역대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30%를 찍었다.
하지만 갈수록 지지부진한 스토리, 출생의 비밀, 갑작스러운 시한부 삶 설정, 보기 불편한 상황들과 대사들, 여기에 강미혜 역을 맡은 김하경의 발연기 논란으로 혹평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세절예’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엄마라는 소재와 공감을 주는 대사들로 시청자들을 붙잡았다. 특히 장례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며 남은 가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 큰 공감을 얻었다.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고 한다. ‘세젤예’ 역시 욕을 먹었지만 고정 시청자 층이 있었다. 뻔한 현실을 기가 막히게 옮겨놨기 때문이다. 단어만 봐도 가슴이 아린 어머니, 그리고 자식들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누군가는 공감했고, 누군가는 반성하고 상대를 이해했다. 이야기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이 있었기에 시청자들의 응원과 비난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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