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박해준: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다. 감독님이 가진 따뜻하고 좋은 마음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있어 좋았다. 모든 영화에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좋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10.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따뜻한 이야기에 끌려서인가?
박해준: 모든 분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캐릭터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무겁고 어두운 역할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코미디 연기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악역보다는 코미디 연기가 더 편하다. 내 성격이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하. 영화를 선택할 때는 캐릭터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과 작업을 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왕이면 좋은 사람들과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즐겁게 촬영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차승원 선배님과 이계벽 감독님의 조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10. 차승원과는 ‘독전’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 맞췄다.
박해준: 확실히 처음보다는 편하더라. 선배님이 겉으로 드러내는 성격은 아닌데 은근히 마음을 많이 써준다. 전해 듣기로는 내가 동생 역으로 캐스팅 돼서 좋아했다고 하더라. ‘독전’ 때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선배님과 좀 더 진해졌다. 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하하.
10. 극중 철수와 샛별(엄채영 분)이를 찾기 위해 샛별이 외할머니(김혜옥 분), 딸 민정(류한비 분)과 여정을 떠난다. 티격태격하는 셋의 케미도 인상 깊었는데.
박해준: 차승원 선배님과 형제로 나오긴 하지만 분량으로만 따지면 김혜옥 선배님과 한비랑 붙는 장면이 훨씬 많았다. 특히 김혜옥 선배님의 토라지는 모습은 밉지가 않고 너무 아름다우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촬영할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래선지 차 안에서 세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상황들도 예쁘게 나온 것 같다.
10. 아내 은희(전혜빈 분)와는 생각보다 붙는 장면이 별로 없었다.
박해준: 대구로 먼 여정을 떠나게 돼서 그렇게 됐다. 하하. 길게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멋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이더라. 혜빈씨와 결혼하는 사람은 참 잘살 것 같다.
10. 철수에 비해 영수는 전사(前史)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박해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아실 분은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은희와는 일찍이 사고를 쳐서 결혼했고, 아직까지도 많이 사랑한다. 비록 아내에게 잡혀 사는 남편이지만. 하하. 나름의 반항으로 짝퉁 명품을 걸치는 철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형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10. 코미디물인데 웃음보다 감동이 더 많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해준: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것도 코미디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웃기는 것도 좋지만 드라마적으로 잔잔히 미소 짓게 하는 것도 좋지 않나. 사실 나도 영화를 보고나서 많이 슬펐다. 슬퍼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하하. 희한한 영화가 한편 나왔구나 생각됐다.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면 미워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 그래서 내내 흐뭇하게 볼 수 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박해준: 깡패들이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도로 정리를 해주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꽉 막힌 도로의 차들이 양쪽으로 갈라졌을 때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인간이 가진 착한 본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일처럼 보이지만 모두들 그런 일이 벌어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지 않나. 이런 부분들이 감독님이 바라보는 세상과 많이 닮아 있다.
10. 이계벽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박해준: 일로 만난 사이라 실제 모습을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일하는 모습만 봤을 때는 착한 마음씨를 타고난 것 같다. 감독님의 시선에는 이 세상이 이렇게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나보다 형이지만 권위적이지도 않다. 어디서 저런 사람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참 좋은 사람이다.
10. 지난달 28일 개봉한 ‘유열의 음악앨범’에서는 출판사 대표 종우 역을 맡았다. 정지우 감독과는 이번이 세 번째 호흡인데.
박해준: 영화 ‘4등’ ‘침묵’에 이어 ‘유열의 음악앨범’도 함께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자극적인 내용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편중되어 있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20대의 아련했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정지우 감독님은 나에게 은인이자 스승 같은 존재다. 조언을 듣고 싶을 때마다 연락을 드리곤 한다. 정지우 감독님은 나라는 사람에게서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들을 끄집어내려고 한다. 어느 날 ‘해준 씨, 이 캐릭터가 당신이랑 맞을 거 같아요. 한 번 해 보세요’ 라고 연락이 오면 처음에는 도대체 어떤 모습이 맞을 것 같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런데 하고 나면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사람을 참 깊이 보는 것 같다.
10.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소감이 어떤가?
박해준: 열심히 하다 보니 여러 군데서 제안을 받게 됐다. 훌륭한 감독님들이 나를 좋아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예전보다는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
10. 예능에 대한 욕심은 없나?
박해준: 최근 JTBC ‘한끼줍쇼’에 출연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밥을 얻어먹으러 들어간 집에 계신 아버님이 너무 유쾌하셔서 다행이었다. 나는 예능엔 소질이 없는 것 같다. 프로그램에 누가 된 건 아닌지 걱정이다.
10. 차승원이 300만 공약으로 재즈와 에어로빅을 접목시킨 재즈로빅을 추겠다고 선언했다. 박해준의 300만 공약은?
박해준: 선배님이 추는데 내가 가만히 있겠나. 옆에서 뭐라도 같이 하겠다. 하하.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영화 ‘독전’ ‘악질경찰’ 등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박해준이 인간미 넘치는 동네 아저씨로 돌아왔다.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서다. 박해준은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철수(차승원 분)의 동생 영수로 분했다. 그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눈치 없이 라면을 먹는, 미워할 수 없는 해맑음으로 실생활 코미디 연기를 완성했다. 최근에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과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도 연이어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박해준은 “많은 사람들이 믿어주고 좋아해줘서 감사하다”며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다짐했다.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박해준: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다. 감독님이 가진 따뜻하고 좋은 마음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있어 좋았다. 모든 영화에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좋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10.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따뜻한 이야기에 끌려서인가?
박해준: 모든 분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캐릭터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무겁고 어두운 역할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코미디 연기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악역보다는 코미디 연기가 더 편하다. 내 성격이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하. 영화를 선택할 때는 캐릭터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과 작업을 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왕이면 좋은 사람들과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즐겁게 촬영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차승원 선배님과 이계벽 감독님의 조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10. 차승원과는 ‘독전’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 맞췄다.
박해준: 확실히 처음보다는 편하더라. 선배님이 겉으로 드러내는 성격은 아닌데 은근히 마음을 많이 써준다. 전해 듣기로는 내가 동생 역으로 캐스팅 돼서 좋아했다고 하더라. ‘독전’ 때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선배님과 좀 더 진해졌다. 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하하.
10. 극중 철수와 샛별(엄채영 분)이를 찾기 위해 샛별이 외할머니(김혜옥 분), 딸 민정(류한비 분)과 여정을 떠난다. 티격태격하는 셋의 케미도 인상 깊었는데.
박해준: 차승원 선배님과 형제로 나오긴 하지만 분량으로만 따지면 김혜옥 선배님과 한비랑 붙는 장면이 훨씬 많았다. 특히 김혜옥 선배님의 토라지는 모습은 밉지가 않고 너무 아름다우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촬영할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래선지 차 안에서 세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상황들도 예쁘게 나온 것 같다.
10. 아내 은희(전혜빈 분)와는 생각보다 붙는 장면이 별로 없었다.
박해준: 대구로 먼 여정을 떠나게 돼서 그렇게 됐다. 하하. 길게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멋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이더라. 혜빈씨와 결혼하는 사람은 참 잘살 것 같다.
10. 철수에 비해 영수는 전사(前史)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박해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아실 분은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은희와는 일찍이 사고를 쳐서 결혼했고, 아직까지도 많이 사랑한다. 비록 아내에게 잡혀 사는 남편이지만. 하하. 나름의 반항으로 짝퉁 명품을 걸치는 철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형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박해준: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것도 코미디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웃기는 것도 좋지만 드라마적으로 잔잔히 미소 짓게 하는 것도 좋지 않나. 사실 나도 영화를 보고나서 많이 슬펐다. 슬퍼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하하. 희한한 영화가 한편 나왔구나 생각됐다.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면 미워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 그래서 내내 흐뭇하게 볼 수 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자면?
박해준: 깡패들이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도로 정리를 해주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꽉 막힌 도로의 차들이 양쪽으로 갈라졌을 때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이유는 모르겠다. 인간이 가진 착한 본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일처럼 보이지만 모두들 그런 일이 벌어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지 않나. 이런 부분들이 감독님이 바라보는 세상과 많이 닮아 있다.
10. 이계벽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박해준: 일로 만난 사이라 실제 모습을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일하는 모습만 봤을 때는 착한 마음씨를 타고난 것 같다. 감독님의 시선에는 이 세상이 이렇게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나보다 형이지만 권위적이지도 않다. 어디서 저런 사람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참 좋은 사람이다.
박해준: 영화 ‘4등’ ‘침묵’에 이어 ‘유열의 음악앨범’도 함께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자극적인 내용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편중되어 있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20대의 아련했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정지우 감독님은 나에게 은인이자 스승 같은 존재다. 조언을 듣고 싶을 때마다 연락을 드리곤 한다. 정지우 감독님은 나라는 사람에게서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들을 끄집어내려고 한다. 어느 날 ‘해준 씨, 이 캐릭터가 당신이랑 맞을 거 같아요. 한 번 해 보세요’ 라고 연락이 오면 처음에는 도대체 어떤 모습이 맞을 것 같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런데 하고 나면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사람을 참 깊이 보는 것 같다.
10.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소감이 어떤가?
박해준: 열심히 하다 보니 여러 군데서 제안을 받게 됐다. 훌륭한 감독님들이 나를 좋아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예전보다는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
10. 예능에 대한 욕심은 없나?
박해준: 최근 JTBC ‘한끼줍쇼’에 출연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밥을 얻어먹으러 들어간 집에 계신 아버님이 너무 유쾌하셔서 다행이었다. 나는 예능엔 소질이 없는 것 같다. 프로그램에 누가 된 건 아닌지 걱정이다.
10. 차승원이 300만 공약으로 재즈와 에어로빅을 접목시킨 재즈로빅을 추겠다고 선언했다. 박해준의 300만 공약은?
박해준: 선배님이 추는데 내가 가만히 있겠나. 옆에서 뭐라도 같이 하겠다. 하하.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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