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사가 김이나가 MBC 표준FM ‘아이돌 라디오’의 일요일 코너인 ‘메이커스’에 출연해 작사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지난 8일 방송된 ‘아이돌 라디오’에서 김이나는 지난 4월부터 진행한 MBC 표준FM ‘김이나의 밤편지’에 대해 “아직도 (진행이) 너무 재미있다. 일생에 가장 꿈꿔온 자리였기 때문에 출퇴근길이 너무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곤한 날에도 라디오를 하고 나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이나는 가수 아이유, 엑소, 소녀시대의 태연, 몬스타엑스, 빅스,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아이돌에 이어 조용필, 이선희의 노랫말을 쓴 히트곡 메이커다.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만 무려 459곡에 달하는 김이나는 “내가 이렇게 소처럼 일하면서 살았는지를 항상 (작사 곡의) 숫자에 체감한다”면서 “스스로 기특하다”고 격려했다.
또한 김이나는 그동안 작업했던 아이돌들과의 에피소드도 풀어놨다. 그는 “처음 작업한 아이돌 곡은 샤이니의 ‘Hello’”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괜히 방송국에서 오가다 보면 내가 ‘Hello’를 썼다고 말하고 싶다. (샤이니가) 한창일 때의 후속곡”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이나는 빅스의 ‘대.다.나.다.너’에 관해 “슬픈 기억이 있다. 내가 원한 제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당시에 유행한 표현이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대표님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분명히 언젠가는 초라해진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제목에 동의한 게 아니라고 SNS에 올렸는데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이 많이 공감해주시고 위로를 건네주셔서 빅스 팬들에게 감사했다”고 전했다.
김이나는 가수 이효리의 ‘천하무적 이효리’에 대해 “처음 의뢰했을 때 제목이 ‘천하무적 이효리’였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다”면서 “‘U-Go-Girl (Feat. 낯선)’ 컴백 때 무대도 선보여 무한 영광”이라고 했다.
김이나는 “(사실) ‘이 무대’라는 가사를 넣어서 최소한 컴백 무대에 쓰일 수 있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가사를 쓰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콘서트 오프닝 곡, 팬 송이 될 수 있겠다는 의도를 넣으면 성공하는 사례들이 있다”는 자신만의 작사 비법도 전수했다.
‘좋은 날’ ‘너랑 나’ ‘하루 끝’ ‘분홍신’ 등 아이유와 많은 곡을 작업했고, 작업하는 곡마다 히트한 김이나는 “아이유는 내가 겪은 아티스트 중 가장 그릇이 넓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몇 줄로 정리가 안 된다”고 극찬했다.
이어 “(아이유는) 자기 세계가 있는 사람이고, 무게감이 있다. 처음부터 ‘이 친구 뭐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이나는 그동안 작업한 가사 중 특히 애정있는 가사 두 곡을 선별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아이유의 ‘누구나 비밀은 있다 (Feat. 가인 of Brown Eyed Girls)’에 관해 “(아이유와 가인에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에서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가사는 부르다 보면 실제 자기 이야기가 되고, 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뮤지션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
김이나는 윤상의 ‘RE : 나에게 (Duet With 김성규)’를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의 테마라고 설명했다. 가사의 풀이와 작업 과정을 들은 DJ 정일훈은 “김이나가 직접 쓴 가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영광”이라면서 “두 편의 명작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아이돌 라디오’는 매일 오전 1시 방송된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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