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크림: 아디다스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아디다스는 협업 제안만 했고, 이후 ‘그래비티’라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작업을 우리끼리 했다. 우리한테 자유가 주어졌을 때 작업물을 더 멋있게 만드는 것 같아 선호하는 작업 방식이다.
10. 디피알 멤버들은 서로의 작업에 유기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디어의 발전 과정이 궁금하다.
크림: 회사(스튜디오)에 다들 놀러와 있는 분위기다. 같이 놀면서 얘기하고 아이디어를 계속 공유하는 느낌이다.
라이브: ‘그래비티’도 되게 자연스러웠다. 월드 투어를 하면서도 대기실이나 호텔에 있을 때 어떻게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10. 친구, 혹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멤버들끼리 우정과 일을 동시에 지켜온 비결은 무엇인가?
라이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정이 일보다 1순위다. 일이 너무 커지면 사이가 안 좋아질 수 있지만 우리끼리 오래오래 재밌게, 친구처럼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해서 2년 동안 관계가 더 탄탄해졌다. 렘이 우리 중에 리더 역할을 하고, 균형도 잡아준다.
크림: 뭘 하든 같이 한다. 새 영화가 나오면 렘이 10장을 한꺼번에 예약해서 다같이 보러 가는 식이다.(웃음) 지방에 행사를 가면 다음날 패러글라이딩도 함께 하러 간다. 그래서 일부러 혼자 있는 시간을 더 만드는 것 같다.(웃음)
10. 라이브는 한국어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
라이브: 책을 많이 읽는다.(웃음) 원래 공부를 안 좋아했지만 좋아하는 과목들이 생겨 빠지다 보니까 숍에서도 핸드폰을 안 보고 책을 읽게 됐다. 소설보다는 심리학이나 철학 책처럼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을 좋아한다.
10. 크림은 ‘보이저 737’을 통해 디피알 합류 후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려줬다. 언제부터 생각한 앨범인가?
크림: 예전부터 보컬을 선보일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놓지는 않았다. 어렸을 땐 노래를 배우기도 했다. 오히려 작곡이나 피아노를 독학했다. 디피알에 처음 들어왔을 땐 다같이 움직였던 때니까 아예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혼자 재미로 트랙을 만들었는데 이안한테 걸렸다.(웃음) 이안한테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3일 뒤에 사무실로 빨리 오라고 다급하게 전화를 해왔다. 하하. 사무실에 도착했더니 이미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빨리 작업을 하자고 해서 4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10. 크림이 ‘보이저 737’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크림: 디피알에 들어오기 전에 나만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나는 힙합, 오케스트라, 록 등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고 크로스오버를 좋아하지만, 나만의 것이 없다는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디피알 동생들이 그것이 나의 색깔이라고 해줬다. 보여주고 싶었던 장르가 정말 많다. ‘보이저 737’에선 2%만 보여줬다.
10. 수록곡 ‘Color Drive’와 ‘Problems’에 나오는 ‘Yo, is this cream?’은 라이브의 목소리인가?
크림: 다들 라이브로 알고 있는 것 같지만 클라인의 목소리다.(웃음) 다같이 누가 이 가사를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렘이랑 라이브가 녹음을 해봤는데 과도하게 멋있었다. 그래서 클라인이 했는데 딱 적절하게 장난기 있는 ‘Yo, is this cream?(이게 크림이라고?)’가 완성됐다.
라이브: 좋은 것 같다.(웃음)
10. ‘보이저 737’의 뮤직비디오에도 디피알 특유의 환상이 가득했다. 또 ‘Color Drive’와 ‘Problems’를 한 영상에서 연결한 구성이 돋보였다. 이 발상은 어떻게 하게 됐나?
크림: 디피알의 장점이 음악이 나오기 전 뮤직비디오를 먼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안이 곡의 대략적인 구성을 듣고서 먼저 촬영을 해보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나랑 라이브는 뮤직비디오를 상상하면서 곡을 쓰기도 한다. 그래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폭이 더 넓다. ‘보이저 737’의 뮤직비디오도 그랬다.
10. 이렇게 보편적인 순서를 뒤집어 작업한 곡이 또 어떤 것이 있나?
라이브: 꽤 많다. ‘Action!’도 뮤직비디오를 상상하면서 만들었다. 우리끼리는 물처럼 섞여있다. 영상을 만들거나 프로듀싱할 때 늘 서로 옆에 있어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래서 노래들을 보면 순서가 뒤엉켜있을 때가 많다.(웃음)
크림: 아카펠라 버전만 받을 때도 있다.(웃음)
라이브: 틀이 없으니까 더 대범하고 위험하고 창의적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10. 라이브는 원래 뮤직비디오 연출 출신이었다가 끼가 너무나 많아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됐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인가?
라이브: 아니다.(웃음) 영상은 아이폰으로는 잘 찍는다.
10. ‘보이저 737’의 뮤직비디오는 디피알이 EYESMAG과 작업한 스페셜 프로젝트 영상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보이저’가 미국 나사가 쏘아올린 우주탐사선 보이저의 이름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크림: 이어지는 요소가 있다. 태양계를 떠나 은하 탐험을 하는 보이저의 여행이 우리의 음악과도 닿아있다.
라이브: 우리가 그러한 장치들을 작업물 곳곳에 넣는 것을 즐긴다. ‘컬러 드라이브’는 디피알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프로젝트다. 우리의 새 행보가 또 펼쳐질 거다.
10. 라이브의 신보 작업도 궁금해진다.
라이브: 월드 투어를 마치고 휴식을 가졌다. 좋은 예술 작품이 만들어지려면 영감이 차올라야 하는데 투어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쏟아내기만 한 것 같았다. 그 상태에서 바로 작품을 만들면 팬들에게 좋은 작품을 못 줄 것 같았다. 휴식 후 몇 달 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10. 디피알 공식 사이트에선 패션 아이템이 다 품절됐던데 새 아이템 판매 계획은 없는지?
라이브: 팬들이 원하면 만들 것이다.(웃음)
10. 올해 하반기 활동 계획은? 1월처럼 단독 공연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라이브: 하반기엔 음악을 좀 더 많이 만들고 팬들과도 즐겁게 소통할 예정이다. 오는 8월 88라이징에서 하는 행사에 초청이 돼 무대에 선다. 그때 ‘그래비티’도 들려줄 예정이다. 단독 공연은 우리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이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창의성과 성공. 다수를 위한 맞춤형 음악보다는 자신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동시에 이루기엔 쉽지 않은 일이다. DPR이라는 집단은 그래서 특별했다. 오로지 독창성으로 ‘믿고 듣고 믿고 보는’ 집단이라는 신뢰를 국내외 음악 팬들에게 심어줬다. 매체의 힘도 빌리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21개 도시를 방문해 월드 투어를 개최했다. 이 중 16개 도시에서는 매진됐다. 1분 만에 매진된 첫 서울 단독 콘서트에 온 관객들은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을 꽉 채웠다. 관객들의 성비와 연령층도 고르게 포진됐다.10. 이전에도 나이키와 함께 곡을 만든 적은 있지만 음원으로 발매하는 것은 ‘그래비티’가 처음이다. 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
DPR(디피알)은 ‘완벽한 체제를 꿈꾼다’란 뜻의 ‘Dream Perfect Regime’의 약자다. 래퍼 디피알 라이브(DPR LIVE)를 비롯해 프로듀서 겸 크림(DPR CREAM), 뮤직비디오 감독 이안(DPR +IA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렘(DPR REM) 등이 속해 있다. 디피알 라이브는 로꼬, 박재범, 딘, 덤파운데드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정규 1집 ‘Coming To You Live’를 비롯해 ‘Action!(Feat. 그레이)’ ‘Jasmine’ ‘Martini Blue’ 등 내놓는 곡마다 스테디셀러로 만들었다. 대중에겐 수지의 미니 2집 타이틀곡 ‘Holiday’의 피처링 작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1월엔 유튜브 유명 라이브 채널인 ‘COLORS’에 출연해 ‘Text Me’를 불렀다.
디피알 크림은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의 귀재다. ‘Text Me’를 포함해 ‘Martini Blue’ ‘Laputa(Feat. 크러쉬)’ 등 디피알 라이브의 수많은 곡을 편곡 및 공동 작곡했다. 5일엔 첫 솔로 싱글 앨범 ‘The Voyager 737(보이저 737)’을 발매했다. 크림이 처음으로 보컬로도 참여한 앨범이다. ‘건반 천재’라고 불리는 디피알 크림의 연주가 매력적이다. 27일 오후 6시엔 아디다스와 협업한 디지털 싱글 ‘Gravity(그래비티)’를 국내 전 음원 플랫폼에 발매한다. 디피알 라이브와 크림이 같이 부른 곡이다. 지난 26일 Mnet ‘쇼미더머니8’를 비롯해 TV에 광고 버전으로 먼저 공개됐다. 독창적인 세계로 이끄는 중력을 가진 두 뮤지션 디피알 라이브와 크림을 25일 디피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이하 편의를 위해 디피알 크루는 디피알로, 디피알 라이브와 크림은 각각 라이브, 크림으로 표기합니다. [편집자주])
크림: 아디다스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아디다스는 협업 제안만 했고, 이후 ‘그래비티’라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작업을 우리끼리 했다. 우리한테 자유가 주어졌을 때 작업물을 더 멋있게 만드는 것 같아 선호하는 작업 방식이다.
10. 디피알 멤버들은 서로의 작업에 유기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디어의 발전 과정이 궁금하다.
크림: 회사(스튜디오)에 다들 놀러와 있는 분위기다. 같이 놀면서 얘기하고 아이디어를 계속 공유하는 느낌이다.
라이브: ‘그래비티’도 되게 자연스러웠다. 월드 투어를 하면서도 대기실이나 호텔에 있을 때 어떻게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10. 친구, 혹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멤버들끼리 우정과 일을 동시에 지켜온 비결은 무엇인가?
라이브: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정이 일보다 1순위다. 일이 너무 커지면 사이가 안 좋아질 수 있지만 우리끼리 오래오래 재밌게, 친구처럼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해서 2년 동안 관계가 더 탄탄해졌다. 렘이 우리 중에 리더 역할을 하고, 균형도 잡아준다.
크림: 뭘 하든 같이 한다. 새 영화가 나오면 렘이 10장을 한꺼번에 예약해서 다같이 보러 가는 식이다.(웃음) 지방에 행사를 가면 다음날 패러글라이딩도 함께 하러 간다. 그래서 일부러 혼자 있는 시간을 더 만드는 것 같다.(웃음)
10. 라이브는 한국어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
라이브: 책을 많이 읽는다.(웃음) 원래 공부를 안 좋아했지만 좋아하는 과목들이 생겨 빠지다 보니까 숍에서도 핸드폰을 안 보고 책을 읽게 됐다. 소설보다는 심리학이나 철학 책처럼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을 좋아한다.
10. 크림은 ‘보이저 737’을 통해 디피알 합류 후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려줬다. 언제부터 생각한 앨범인가?
크림: 예전부터 보컬을 선보일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놓지는 않았다. 어렸을 땐 노래를 배우기도 했다. 오히려 작곡이나 피아노를 독학했다. 디피알에 처음 들어왔을 땐 다같이 움직였던 때니까 아예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혼자 재미로 트랙을 만들었는데 이안한테 걸렸다.(웃음) 이안한테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3일 뒤에 사무실로 빨리 오라고 다급하게 전화를 해왔다. 하하. 사무실에 도착했더니 이미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빨리 작업을 하자고 해서 4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10. 크림이 ‘보이저 737’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크림: 디피알에 들어오기 전에 나만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나는 힙합, 오케스트라, 록 등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고 크로스오버를 좋아하지만, 나만의 것이 없다는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디피알 동생들이 그것이 나의 색깔이라고 해줬다. 보여주고 싶었던 장르가 정말 많다. ‘보이저 737’에선 2%만 보여줬다.
크림: 다들 라이브로 알고 있는 것 같지만 클라인의 목소리다.(웃음) 다같이 누가 이 가사를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렘이랑 라이브가 녹음을 해봤는데 과도하게 멋있었다. 그래서 클라인이 했는데 딱 적절하게 장난기 있는 ‘Yo, is this cream?(이게 크림이라고?)’가 완성됐다.
라이브: 좋은 것 같다.(웃음)
10. ‘보이저 737’의 뮤직비디오에도 디피알 특유의 환상이 가득했다. 또 ‘Color Drive’와 ‘Problems’를 한 영상에서 연결한 구성이 돋보였다. 이 발상은 어떻게 하게 됐나?
크림: 디피알의 장점이 음악이 나오기 전 뮤직비디오를 먼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안이 곡의 대략적인 구성을 듣고서 먼저 촬영을 해보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나랑 라이브는 뮤직비디오를 상상하면서 곡을 쓰기도 한다. 그래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폭이 더 넓다. ‘보이저 737’의 뮤직비디오도 그랬다.
10. 이렇게 보편적인 순서를 뒤집어 작업한 곡이 또 어떤 것이 있나?
라이브: 꽤 많다. ‘Action!’도 뮤직비디오를 상상하면서 만들었다. 우리끼리는 물처럼 섞여있다. 영상을 만들거나 프로듀싱할 때 늘 서로 옆에 있어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래서 노래들을 보면 순서가 뒤엉켜있을 때가 많다.(웃음)
크림: 아카펠라 버전만 받을 때도 있다.(웃음)
라이브: 틀이 없으니까 더 대범하고 위험하고 창의적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10. 라이브는 원래 뮤직비디오 연출 출신이었다가 끼가 너무나 많아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됐다는 소문이 있다. 사실인가?
라이브: 아니다.(웃음) 영상은 아이폰으로는 잘 찍는다.
10. ‘보이저 737’의 뮤직비디오는 디피알이 EYESMAG과 작업한 스페셜 프로젝트 영상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보이저’가 미국 나사가 쏘아올린 우주탐사선 보이저의 이름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크림: 이어지는 요소가 있다. 태양계를 떠나 은하 탐험을 하는 보이저의 여행이 우리의 음악과도 닿아있다.
라이브: 우리가 그러한 장치들을 작업물 곳곳에 넣는 것을 즐긴다. ‘컬러 드라이브’는 디피알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프로젝트다. 우리의 새 행보가 또 펼쳐질 거다.
라이브: 월드 투어를 마치고 휴식을 가졌다. 좋은 예술 작품이 만들어지려면 영감이 차올라야 하는데 투어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쏟아내기만 한 것 같았다. 그 상태에서 바로 작품을 만들면 팬들에게 좋은 작품을 못 줄 것 같았다. 휴식 후 몇 달 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10. 디피알 공식 사이트에선 패션 아이템이 다 품절됐던데 새 아이템 판매 계획은 없는지?
라이브: 팬들이 원하면 만들 것이다.(웃음)
10. 올해 하반기 활동 계획은? 1월처럼 단독 공연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라이브: 하반기엔 음악을 좀 더 많이 만들고 팬들과도 즐겁게 소통할 예정이다. 오는 8월 88라이징에서 하는 행사에 초청이 돼 무대에 선다. 그때 ‘그래비티’도 들려줄 예정이다. 단독 공연은 우리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이다.(웃음)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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