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기자]
1923년 미국 뉴욕에서 그리스 이민자 가정의 딸로 태어난 마리아 칼라스는 13살의 어린 나이로 그리스 국립음악원에 입학한다. 입학 가능 연령인 17살로 나이를 속여서. 그녀는 또래처럼 유년시절을 누리지도 못하고 오로지 수업에만 정진한다. 그다음 입학한 아테네 음악원에서 그녀는 엘비라 데 이달고라는 최고의 스승을 만난다. 엘비라 데 이달고는 같은 말을 두 번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총명하고, 가장 먼저 와서 가장 늦게까지 있을 만큼 성실한 제자에게 화려하고 기교적인 벨칸토 창법을 전수한다.
성역이 넓고 성량이 풍부한 마리아 칼라스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한다. 음악적 재능에 연기력까지 더해진 그녀는 대중이 바라는 예술가, 즉 세기의 오페라 디바가 된다. 그렇지만 고비의 순간도 찾아든다.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그녀는 기관지염으로 인해 공연을 취소하면서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하고,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극장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도 한다. 그리고 남편 메네기니와는 11년간 별거 끝에 이혼한다. 마리아 칼라스는 집에 돌아왔을 때 기댈 수 있는 남편의 어깨면 충분했지만, 메네기니는 아내가 늘 여신이기를 바랐고 돈과 명예에 취하기 시작했다.
마리아 칼라스는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 그리스 선박왕으로 불리는 아리스토 오나시스다. 마리아 칼라스는 생명력이 넘치는 그와 함께 있으면 자유로워졌고 여성스러워졌다. 오나시스는 그녀에게 이미 할 만큼 했으니 괜찮다면서 일에 대한 압박감까지 풀어준다. 그러나 오나시스는 재클린 캐네디와 결혼하고, 마리아 칼라스는 큰 충격에 빠진다. 후일 오나시스가 재클린과의 결혼은 실수였노라고 토로하며 용서를 구하고, 마리아 칼라스는 이를 받아들인다. 오나시스는 병으로 숨을 거두기 전에도 마리아 칼라스에게 각별한 마음을 전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당신을 사랑했다”고. 2년 후인 1977년, 마리아 칼라스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지난 11일 개봉한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감독 톰 볼프)는 마리아 칼라스의 인터뷰, 팬과 지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미공개 희귀본 음반과 영상, 편지를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마리아 칼라스가 남긴 편지는 그녀의 인생을 극영화로 담은 ‘칼라스 포에버’(2002)의 주연 배우인 파니 아르당의 목소리로 덧입혔다.
“제 안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있어요. 마리아로 살고 싶지만 칼라스로서도 살아야 해요. 그 둘을 최대한 지키려고 합니다.”
평소에는 숫기가 없는 마리아는 유일한 취미가 조리법 모으기일 만큼 소박한 여인이었다. 연인 오나시스를 향해 “당신은 내 숨이야. 내 정신, 자존심, 부드러움 그 자체야. 몸과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해. 당신도 나와 같기를”이라고 고백할 만큼 사랑에는 주저함이 없다. 과거를 바꾸고 싶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칼라스는 “당연히 그대로죠. 아이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운명은 운명이에요. 일을 선택했죠. 시간을 쪼갤 수 없었어요”라고 세기의 디바로서 대답한다.
마리아 칼라스에게 노래란 조화의 경지에 닿으려는 노력이었다. 그 순간의 본능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스크린을 뚫고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모든 가사와 모든 쉼표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했던 당대의 관객이나 “황금빛 목소리를 가진 태풍”이라고 극찬했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표현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녀가 즐겨 불렀던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처럼, 여인 마리아로 사랑에 살고, 디바 칼라스로 노래에 살았던 마리아 칼라스의 인생이 애틋한 울림을 남긴다.
전체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성역이 넓고 성량이 풍부한 마리아 칼라스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한다. 음악적 재능에 연기력까지 더해진 그녀는 대중이 바라는 예술가, 즉 세기의 오페라 디바가 된다. 그렇지만 고비의 순간도 찾아든다.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그녀는 기관지염으로 인해 공연을 취소하면서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하고,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극장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도 한다. 그리고 남편 메네기니와는 11년간 별거 끝에 이혼한다. 마리아 칼라스는 집에 돌아왔을 때 기댈 수 있는 남편의 어깨면 충분했지만, 메네기니는 아내가 늘 여신이기를 바랐고 돈과 명예에 취하기 시작했다.
마리아 칼라스는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 그리스 선박왕으로 불리는 아리스토 오나시스다. 마리아 칼라스는 생명력이 넘치는 그와 함께 있으면 자유로워졌고 여성스러워졌다. 오나시스는 그녀에게 이미 할 만큼 했으니 괜찮다면서 일에 대한 압박감까지 풀어준다. 그러나 오나시스는 재클린 캐네디와 결혼하고, 마리아 칼라스는 큰 충격에 빠진다. 후일 오나시스가 재클린과의 결혼은 실수였노라고 토로하며 용서를 구하고, 마리아 칼라스는 이를 받아들인다. 오나시스는 병으로 숨을 거두기 전에도 마리아 칼라스에게 각별한 마음을 전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당신을 사랑했다”고. 2년 후인 1977년, 마리아 칼라스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제 안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있어요. 마리아로 살고 싶지만 칼라스로서도 살아야 해요. 그 둘을 최대한 지키려고 합니다.”
평소에는 숫기가 없는 마리아는 유일한 취미가 조리법 모으기일 만큼 소박한 여인이었다. 연인 오나시스를 향해 “당신은 내 숨이야. 내 정신, 자존심, 부드러움 그 자체야. 몸과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해. 당신도 나와 같기를”이라고 고백할 만큼 사랑에는 주저함이 없다. 과거를 바꾸고 싶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칼라스는 “당연히 그대로죠. 아이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운명은 운명이에요. 일을 선택했죠. 시간을 쪼갤 수 없었어요”라고 세기의 디바로서 대답한다.
마리아 칼라스에게 노래란 조화의 경지에 닿으려는 노력이었다. 그 순간의 본능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스크린을 뚫고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모든 가사와 모든 쉼표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했던 당대의 관객이나 “황금빛 목소리를 가진 태풍”이라고 극찬했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표현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녀가 즐겨 불렀던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처럼, 여인 마리아로 사랑에 살고, 디바 칼라스로 노래에 살았던 마리아 칼라스의 인생이 애틋한 울림을 남긴다.
전체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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