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기생충’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은 “가족과 함께 보기엔 다소 불편했다”며 ‘수위’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생충’은 과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맞을까.

‘기생충’은 개봉 5일 만에 37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지난달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관객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아졌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흥행으로 이어졌다.

관람 후에는 수석, 계단, 물 등 수많은 장치들과 관련해 메시지를 해석하려는 이른바 ‘해석 열풍’이 이어졌고, 관람 후에도 계속되는 여운에 N차 관람 관객도 늘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기생충’의 ’15세 관람가’ 등급과 관련해 “가족 영화라고 해서 딸을 데리고 극장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애정 신에 당황했다”며 ‘수위가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영화 ‘기생충’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분류했다.

영등위에 따르면 15세 관람가는 ‘주제의 기준’ ‘선정성의 기준’ ‘폭력성의 기준’ ‘대사의 기준’ ‘공포의 기준’ ‘약물의 기준’ ‘모방위험의 기준’ 등 7가지 고려요소가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작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등위 등급체계에서 주제의 기준은 15세 이상 청소년이 사회·가족·학교 등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통하여 충분히 수용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고 명시돼 있다. 범죄, 폭력, 청소년 비행, 성적 문란 등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는 것에서 15세 등급을 매긴다.

‘기생충’의 15세 관람가 등급과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은 극 중 박 사장(이선균)과 연교(조여정)의 애정 신이다.

영등위는 선정성의 기준을 “선정성의 요소가 있으나 지속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며 “성적 맥락과 무관한 신체 노출은 지속적으로 표현되지 않아야 하며, 전체 맥락상 타당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성적 맥락과 관련된 신체 노출은 특정 부위를 선정성으로 강조하지 않아야 하며, 성적 행위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등위 등급 기준으로 볼 때 해당 장면은 ’15세 관람가’ 등급의 선을 넘지 않은 것일까. ‘지속적이고 구체적’이라는 기준은 다소 모호하다. 이선균은 ‘기생충’ 인터뷰에서 조여정과의 애정신에 대해 “100% 대본대로 했다. 약간의 행동과 호흡 정도만 애드리브가 있었다”며 “가족 영화인 줄 알고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가면 민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섹슈얼한 것을 부각하는 장면이 아니다. 인물들이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을 부각하는 장면이다. 영화를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먹먹함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선균은 “박 사장은 젠틀한 척 하지만, 천박한 것을 원하는 이중적인 면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다”라며 “사실 우리도 15세가 나올까 싶었는데, 의도를 파악한 영등위가 15세를 준 것 같다. 노출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15세 등급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봉 감독도 “‘기생충’은 카메라가 선을 많이 넘는 영화다. 해당 장면은 사생활을 드러내며, 야한 듯 야하지 않은 분위기로 연출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영등위 등급 분류 위원들은 영화, 청소년, 언론, 법률, 교육, 문화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다. 영화, 비디오물, 광고물 등 각 매체별로 전문위원과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관련 법률과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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