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가족이라는 소재는 선택이 아니라 ‘기생충’의 출발점”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봉준호 감독이 28일 오후 용산구 한강로 용산 아이파크몰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에 담긴 의미를 짚었다.

28일 오후 서울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기생충’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은 가난한 자와 부자, 굳이 양극화 같은 사회경제적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우리 사회에서 늘 마주치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넓게 다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가족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한 물음에 “선택이라기보다 애초에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묘한 사건으로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이 뒤섞이는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가 최초의 출발점”이라고 털어놨다.

봉 감독은 “2013년 구상해 스토리라인을 쓰기 시작했다.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다. ‘설국열차’도 부자와 가난한 자가 싸우는 일종의 SF장르”라면서 “우리 삶에 놓여있는 가장 기본적 단위로 가장 (사회와) 밀접한 이야기를 찍어보자고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서는 냄새에 대해 자주 언급된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부자와 가난한 자가 사실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많이 없다. 비행기를 타도 퍼스트와 이코노미로 나눠지는 것처럼 겹치는 동선이 많이 없다”며 “이 영화에 나오는 가정교사 등 직종들은 어쩌면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을 만든다. 이 영화는 그 상황들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이 영화에서 써지지 않으면 안 될,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한국 관객들을 이제 만나게 됐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 분 한 분 생생한 소감이 궁금하다. 가벼운 변장을 하고 극장에 가서 티켓을 사서 정성스럽게 온 관객들과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속닥속닥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같이 영화를 볼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 오는 30일 개봉.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