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KBS 양승동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KBS 양승동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KBS 양승동 사장이 KBS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인정하면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공익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가지고 가면서 국민들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송사가 될 것을 거듭 강조했다.

15일 오전 서울 KBS 여의도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KBS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양승동 사장,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김의철 보도본부장, 김덕재 제작1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양승동 사장은 “지난해 4월 9일에 취임하고 부담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아침마다 기사를 보고 있는데 참고 및 분석이 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의욕과 의지는 컸으나 국민들의 눈높이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 한 1년이었던 것 같다. KBS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부족한 것을 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공영방송으로서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KBS 양승동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KBS 양승동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또 양승동 사장은 강원도 산불 당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책임의식이 부족했던 점 등 여러 논란들을 언급하면서 “재난방송도 그렇고 KBS에 논란이 많았다. 그런 과정들이 KBS가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고 계속해서 정진하겠다”며 “현재 재난방송 시스템에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고 조만간 완성할 예정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상의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큰 논란이 됐던 송현정 기자의 태도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송현정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진행 당시 표정 및 태도, 질문 수준 등으로 일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송현정 기자의 태도는 대담 다음날까지 화제가 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양승동 사장은 “사실 이렇게까지 다양한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상을 못했다. KBS뿐만 아니라 방송사가 생방송으로 80분간 대통령 대담을 하는 게 처음 있는 일이었다. MC가 송현정 기자라는 것과 대담 형식 등 포맷이 결정된 것이 일주일 전이었다. 최선을 다해 준비를 했으나, 좀 더 열심히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대담 당시 제 방에서 인터뷰를 봤는데 대통령의 대답과 기자의 질문에 집중을 하느라 송현정 기자의 표정이나 중간에 말을 끊으려고 했던 것은 크게 인지하지 못 했다. 워낙 긴장된 80분이었다. 다양한 분석 기사와 의견을 보고 있고, KBS가 대담 프로그램도 잘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 김덕재 제작1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KBS 김덕재 제작1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김덕재 제작1본부장은 “청와대에서 국민들이 대통령의 속내를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가면 좋겠다고 하면서 1대 1 대담을 원했다. KBS는 이런 의견을 받아들였다. MC는 여러 후보가 있었으나 현 KBS 국회팀장이자 오랫동안 청와대 출입 기자였던 송현정 기자를 MC 적임자로 생각했다. 또 고(故)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에 출입했기에 문재인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어 서로가 낯설지 않은 점도 MC 결정에 작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정 관리를 프로답게 하지 못 한 건 사실이라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며 “대담의 내용도 최고였다고 하기엔 어렵다. 하지만 주인공인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대담 내용이 형편없다고 할 순 없다. 여러 논란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제작진으로선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해야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여러 논란이 있으나 KBS 드라마국은 주말드라마를 시작으로 수목드라마의 시청률이 올라가며 부흥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 3월 종영한 ‘하나뿐인 내편’은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였고,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도 평일 드라마로서는 보기 힘든 20% 벽을 허물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현재 방송 중인 ‘닥터 프리즈너’ 역시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MBC, SBS 공중파 3사 중 1위다.

양승동 사장은 “KBS 드라마가 지난해 하반기에는 침체를 겪었다. 올해 주말드라마, 수목드라마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KBS가 공영방송인만큼 공영성과 대중성이 다 필요하다고 본다. KBS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는 프로그램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시사·교양 PD 출신이라 예능에 대한 전문성은 없지만 드라마와 예능의 중요성과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지난해 시사 쪽에 포커스를 뒀다면 올해는 드라마와 예능에 방점을 두겠다. 국민들을 위로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기반이 탄탄해야 하고 제작비가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지난 3월 자로 드라마, 예능, 콘텐츠 중심으로 조직 개편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KBS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KBS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제공=KBS
드라마·예능·광고·콘텐츠 등을 맡은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지상파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객관적인 상황인 것 같다. 경쟁력 회복에 대한 문제를 두고 여러 방안을 생각 중이다. 내가 제작2본부장을 맡고 일련의 사건들이 터져서 하고자 했던 일에 집중하지 못 한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이 지나가고 있으니 원래 하고자 했던 일에 집중을 해서 하루라도 빨리 드라마와 예능에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하반기 쯤 결과물들이 조금씩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는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 이 흐름을 잘 타고 갈 수 있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정준영 몰카 사건과 차태현, 김준호 등 출연진들의 문제로 제작이 중단된 ‘1박 2일’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1박 2일’의 제작 중단은 KBS의 수익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현재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폐지 청원과 폐지 반대 청원이 함께 올라온 것으로 아는데, 폐지 반대를 주장하는 분들이 해외 한류팬이라는 것이 눈여겨볼 점이다. 12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콘텐츠기에 내외부의 의견을 부지런히 듣고 있다. ‘1박 2일’의 ?향을 두고 고민이 많다”고 대답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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