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 男기생”…’기방도령’ 이준호X정소민, 꽃미모로 관객 홀릴 조선 코미디 (종합)

[텐아시아=유청희 기자]

남대중 감독(왼쪽부터),공명,예지원,최귀화,정소민,이준호가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기방도령’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이준호가 드라마 ‘자백’의 냉철한 이미지를 벗고 조선 최초 남자 기생이 되어 돌아온다. 정소민은 시대를 앞서 나가는 양반가 규수 역할을 맡아 첫 사극에 도전한다. 유교 정신이 투철했던 조선시대, 한 기방을 중심으로 ‘골 때리는’ 조선 코미디가 펼쳐진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 ‘기방도령’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준호, 정소민, 최귀화, 예지원, 공명과 영화를 쓰고 연출한 남대중 감독이 참석했다.

‘기방도령’은 수려한 용모와 뛰어난 기예를 갖고 있던 꽃도령 허색(이준호)이 자신이 나고 자란 ‘기방 연풍각’이 폐업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조선 최초 남자 기생이 되기로 결심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코미디 영화 ‘위대한 소원’의 남대중 감독의 신작이다.

남대중 감독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기방도령’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남 감독은 ‘조선 최초 남자 기생’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대해 “소재보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애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조선 사람들은 유교라는 정신 안에서 품격있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런 문화일수록 여성 인권이 가장 낮을 때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 한을 표현하고 싶던 차에 ‘남자 기생’이라는 소재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제는 무거울 수 있는데 독특한 소재를 갖고가는 게 내 색깔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허색이라는 기생이 다양한 여인들을 만나면서 이해하고 교감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기방도령’에서 조선 최초 기생 역을 맡은 배우 이준호./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준호가 조선 최초 남자기생 허색 역으로 변신한다. 이준호, 정소민을 비롯한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술술 읽었다”며 시나리오의 힘을 칭찬했다. 이준호는 “항상 안 해본 걸 해보자고 생각하는데 소재도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작인 ‘자백’과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데 대해서는 “‘자백’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서 ‘기방도령’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서로 결이 다른 캐릭터를 생각하고 분석하는 게 힘들고 스트레스가 있기도 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거구나 하면서 깨달아갔다. ‘자백’을 잘 봐주신 분들이 ‘기방도령’을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끼지 않으실까 한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기방도령’에서 깨어있는 여성 해원 역을 맡은 배우 정소민./조준원 기자 wizard333@

정소민은 시대를 앞서나가는 양반가 규수 해원 역을 맡아 사극에 도전한다. 해원은 가난하지만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 그는 “비행기 안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다. ‘잠을 자거나 영화를 봐야’라고 생각했는데,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단숨에 읽었다. 단숨에 시나리오가 다 읽히는 게 쉽지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도 사극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또 정소민은 “한국 무용을 전공해서 한복을 입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소원을 풀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최귀화는 신선을 꿈꾸다 기방에 정착한 ‘25세’ 육갑 역을 맡는다. 그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시나리오를 보고 “유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처음에 나체로 나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물에도 엄청나게 빠진다. 쉽지 않겠다 싶었다. 한겨울에 하면 고생할 것 같았다”면서도 “읽는데 내용도 신박하고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하게 됐다”고 했다.

배우 예지원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기방도령’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예지원은 연풍가를 책임지는 난설 역을 맡는다. 남 감독은 난설 역에 처음부터 예지원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지원은 “현장에 한지가 쌓여 있다든지, 디테일한 소품들이 많아서 연기할 때 배우로서 감동했다. 그런 걸 활용하니까 연기가 더 풍성해졌다”고 했다. 이어 “의상도 넘치게 많이 주셔서 결국 남았다. 나한테 한 벌 준다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남 감독은 ‘기방’을 새롭게 해석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방 하면 에로틱하고, 홍등가의 이미지가 있지 않았나. ‘연풍가’를 여인들의 고민이 오가는 공감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이어 고급스러운 연회장 같은 공간으로 확장하려고 했다. 고증의 한도 안에서 조금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나무가 많은 방이거나, 도자기가 많은 방이라거나. 등장하는 캐릭터에 따라서 방을 다르게 하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공명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기방도령’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날 배우들과 감독은 시종일관 애정을 드러냈다. 남 감독은 “정소민 씨의 첫 사극이 우리 작품인 게 영광”이라고 했다.

공명은 양반가 자제 유상 역을 맡아 정소민을 두고 이준호와 삼각관계를 그린다. 그는 “감독님의 전작을 재미있게 봐서 정말 출연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양반 자제로 까칠하면서도 품위있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다. 유상이라는 캐릭터를 할 때 전작 ‘극한직업’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배우 정소민(왼쪽)과 이준호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기방도령’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특히 정소민과 이준호는 영화 ‘스물’ 이후 4년 만에 만난다. 이에 대해 정소민은 “‘스물’에 남자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유독 이준호 씨와는 붙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다. 늘 응원하고 있다가 ‘기방도령’을 하게 됐는데 이준호 씨가 출연한다고 해서 기뻤다. 촬영하는 내내 든든했다. 아이디어가 주옥같고 똑똑하더라”라고 칭찬했다. 이준호는 “정소민 씨가 왜 이제까지 사극을 안했는지 모르겠다. 쪽머리와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예지원은 “우리 영화는 여인들을 위한 위로도 예쁘게 담긴다. 로맨스도 예쁘게 담긴다”고 했다. 최귀화는 “이번 영화를 하면서 ‘아, 영화가 이런 거였구나’ 다시 느꼈다. 배우들끼리 너무 좋았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해원은 조선시대에서 깨어있는 여자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은 면도 있고, 가족을 돌보고 책임지려는 책임감도 있다. 허색과의 호흡도 돋보일 것”이라며 “촬영하는 내내 위로받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기방도령’은 오는 6월 개봉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