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주 아나운서(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배우 이새봄, 김나니, 박자희, 류의도, 김규리, 개그맨 오지헌, 김광식, 윤학렬 감독이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1919 유관순’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이승현 기자 Ish87@
서대문 형무소 8호실을 중심으로 뭉친 여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한 또 한 편의 영화가 나왔다. 영화 ‘1919 유관순’이다. 영화 ‘항거’와는 다른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유관순을 비롯해 유치원 교사 권애라, 기생 김향화 등 다양한 계층의 여성 운동가의 삶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8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1919 유관순’ 언론시사회에 이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획 총괄을 맡은 윤학렬 감독과 함께 배우 이새봄, 김나니, 박자희, 김규리 등이 참석했다.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배우 하희라는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했다.
‘1919 유관순’은 열사 유관순을 중심으로 100년 전 독립을 위해 세상에 맞선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학생, 기생, 간호사, 시각 장애인, 백정의 딸 등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 이야기를 다룬다. 윤학렬 감독은 “지난해 우연하게 서대문형무소에 가게 됐다. 유관순 열사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는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아카이빙되어 있더라”라며 “잘 알려지지 않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3.1운동과 열사들의 삶을 해석하는 다큐멘터리와 이들의 모습을 재연하는 극 부분으로 나눠진다. 신상민 감독이 극 연출을, 윤학렬 감독이 다큐멘터리 연출을 맡았다. 윤 감독은 “우리 영화는 다큐멘터리 특성을 가미한 ‘팩션 드라마’”라며 “어떻게 다큐멘터리와 극이 합쳐져서 장편영화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새봄이 8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1919 유관순’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승현 기자Ish87@
이새봄이 유관순 역을 맡아 열연한다. 이새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유관순 열사를 연기하게 되는 게 당연히 부담이 됐다. 그만큼 압박감도 컸다”면서도 “그 분을 진정으로 느껴보고 싶었고, 인간적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실제로 교회도 다니면서 기도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 준비를 하면서 서대문형무소와 탑골공원에도 한참을 있어보곤 했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도 부담이 컸지만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배우들은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신예이자 소리꾼인 박자희(김향화)는 기생이기 때문에 더욱 독립운동이 절실했을 거라며 의견을 보탰다.
영화 ‘1919 유관순’에서 독립운동가 김향화 역을 맡은 배우 박자희./이승현 기자 Ish87@
그는 “(김향화를 연기하며)종교적인 부분 보다도 인간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연기했다. 나라가 없는 상황에 분노하고 답답했을 것”이라며 “기생이다 보니 (다른 사람이 접촉할 수 없는) 여러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방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듣고 알게 되면서 (독립 운동에 대한 생각을) 깨우치지 않았을까 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나서서 만세운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자희는 “오히려 기생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만세운동을 하게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라에 대한 염원과 함께 모든 사람이 평등해지자는 마음으로 독립운동에 나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3.1운동의 고증 문제가 지적됐됐다. 윤 감독은 “열악한 상황이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으니 의미에 집중해서 봐달라”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1919 유관순’에는 소리꾼 김나니와 배우 김규리, 양윤희 등 신인 배우들이 출연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들은 모두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서 연기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