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엄지원과 이유리가 ‘바디체인지’를 시작하며 남녀간의 로맨스, 막장을 뛰어넘을 두 여자의 케미를 예고했다. MBC 새 수목 드라마 ‘봄이 오나 봄’에서다.

지난 23일 첫 회를 내놓은 ‘봄이 오나 봄’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 김보미(이유리)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의 아내 이봄(엄지원)의 몸이 바뀌면서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코미디다.

시작은 ‘양자역학 사무소’였다. 사무소에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약물로 인해 몸이 바뀌는 과정들이 펼쳐졌다. 하지만 곧 “신의 영역은 절대 침범할 수 없다”는 목소리와 함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연구원 중 한 명이자 김보미의 보육원 친구였던 허봄일(김남희)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약물을 손에 쥐고 연구소를 빠져나왔다.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김보미와 이봄. 두 사람은 전혀 다른 하루를 시작했다. 국회의원의 아내인 이봄은 이른 새벽 일어나 달리기로 쾌적한 하루를 열었다. 집으로 돌아와 앞치마를 두르고 가족들을 위한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식사 중에는 칼로리를 계산하며 가족의 건강을 관리했다.

김보미는 좁고 지저분한 자신의 방에서 기상했다. 양치를 하고 앞머리에 파마롤을 만 채 스쿠터를 타고 상암동의 MBS 방송국을 향했다. 그는 앵커 자리를 눈앞에 둔 방송국 기자. 김보미는 뉴스를 마무리하는 앵커의 말을 가로막으며 방송 욕심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김보미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하고 뉴스는 시청률이 올랐다.

이봄은 “(국회의원인) 남편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신의 비서 최서진(손은서)의 말에 MBS 방송국에서 펼쳐지는 장학퀴즈에 나가게 됐다. 하지만 장학퀴즈에는 나사(NASA) 연구원을 비롯해 MBS 기자 김보미 등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다. 1등을 달리고 있는 김보미에 비해 0점 행진을 이어가던 이봄. 하지만 그는 고득점 문제였던 ‘음식 칼로리 계산’ ‘2019년 최저임금’ 문제를 맞히며 최종 1등이 됐다. 앞서 이봄과 똑같지만 짝퉁인 가방을 들며 망신살을 당했던 김보미. 그는 분노에 떨었다.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두 사람의 악연은 계속됐다. 김보미의 앵커 진출 첫 날, 그는 화제성이 높은 취재의 일환으로 셀프카메라를 들고 ‘핑크 달리기 대회’에 나가게 됐다. 하지만 그곳에는 유방암 환자들을 후원하기 위해 나온 이봄도 있었다. 취재진과 대화하는 이봄을 보며 김보미는 또 한 번 분노에 떨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문제는 허봄일과 마찬가지로 김보미의 보육원 친구였던 허봄삼(안세하)의 등장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김보미에게 집착하며 혼자서 ‘결혼’을 망상하던 인물. 양자역학연구소에서 빠져나온 허봄일에게서 약물을 손에 넣은 허봄삼은 김보미를 스토킹해 달리기 대회 스태프로 위장했다. ‘바디체인지’ 기능을 숨기기 위해 ‘순간노화제’라고 둘러댄 허봄일의 말을 들은 허봄삼은 마라톤을 뛰고 있는 김보미에게 약을 건넸다. 하지만 이봄 또한 그 약을 먹게 되면서 두 사람의 바디체인지가 시작됐다.

몸 나누는 이유리X엄지원, 두 여자의 케미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MBC ‘봄이 오나 봄’ 방송 화면
‘봄이 오나 봄’은 영혼이 교환되는 다른 체인지물과 달리 약물로 인해 수시로 몸이 변화된다는 설정이다. 이날 방송된 ‘봄이 오나 봄’ 1~2회에서는 각각 9시 뉴스 앵커 자리를 눈 앞에 둔 김보미와 핑크 달리기 대회 유력 1위 후보였던 이봄이 절정의 순간에 몸이 변했다. 몸을 긁기 시작하는 등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열연이 펼쳐졌다. 전작이었던 MBC ‘숨바꼭질’에서도 에너지를 폭발시킨 이유리가 급작스럽게 다소곳한 이봄이 되며 신선한 웃음을 자아냈다. 본격적으로 ‘이유리’가 되어 극을 이끄는 엄지원의 시원시원한 연기도 극 전개에 기대감을 더했다.

개연성·현실성 원한다면 ‘비추’, 연기 맛은 ‘확실’

입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평면적인 ‘캐릭터’로만 다뤄진 남자 주인공들의 모습은 결점이 아니라 오히려 웃음을 줬다. 시청률만 신경 쓰는 김보미를 혐오하는 남자 선배 이형석(이종혁)과, 첫 주연작에서 두 얼굴의 불륜남 박윤철을 지질하고 뻔뻔하게 연기하는 최병모의 맛깔나는 연기가 그렇다. 연출은 극 초반 반복적인 OST를 틀며 지루함을 줬지만 본격적인 바디체인지가 시작되면서 제자리를 잡아갔다.

‘봄이 오나 봄’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