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서리나(왼쪽부터), 정채율, 최여진, 조성규 감독이 3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딥’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서리나(왼쪽부터), 정채율, 최여진, 조성규 감독이 3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딥’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프리다이빙’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다. 최여진과 류승수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모델 출신 정채율, 서리나 등 신예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동성애 코드까지 얽혀있다. 영화 ‘딥’은 새롭지만 낯선 작품이다.

3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딥’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최여진, 정채율, 서리나, 조성규 감독이 참석했다.

‘딥’은 ‘희진'(최여진)과 ‘승수'(류승수)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프리다이버들의 천국인 필리핀 보홀로 향해 거기서 프리다이빙 강사로 일하는 ‘시언'(정채율)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심리 스릴러다.

한국 영화 최초로 ‘프리다이빙’을 소재로 만들었다. 조성규 감독은 “‘최초’가 중요하지는 않다. 굉장히 오래 전에 ‘그랑블루’라는 영화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몇 년 전부터 수영을 하면서 프리다이빙을 제대로 알게 됐고, 강습을 받다가 시나리오까지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자는 바닷속 60~70m, 남자는 90m까지 내려간다. ‘이 힘든 걸 왜 할까’ 하며 관심을 갖다가 시나리오가 완성됐다”며 “사실 확신이 없었다. 실제로 선뜻 하겠다는 여배우도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최초의 프리다이빙 영화가 됐다. 부담스러움도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희진’ 역을 맡은 최여진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신선했다. 영화 ‘그랑블루’를 본 적이 있지만 프리다이빙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신비한 스포츠를 영화화해서 스크린으로 보여진다는 것이 궁금했다. 바다의 아름다운 전경, 멋진 다이버들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그 곳에 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여진은 이번 작품을 위해 ‘물공포증’을 이겨내고 전문가 못지 않은 다이빙 실력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무지함이 용감하게 만들었다”며 “어릴 때 물에 빠져서 세 번정도 죽을 뻔 했다. 그간 출연했던 작품들을 위해 수영을 간단히 배웠지만 손이나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아예 못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처음엔 고사했다. 하지만 안 하기엔 너무 아까웠다”고 했다.

최여진은 “스모크를 너무 꽉 물어서 어금니 신경이 다 죽었다. 고막에 물이 차서 병원에 다녔다. 아직도 피곤하면 ‘지-잉’ 하고 이명 현상이 일어나는 부작용도 있다. 그만큼 무모하지만 도전하고 싶은 영화였다”고 설명했다.

또 ‘희진’ 캐릭터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주는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희진은 왜 이러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사람의 감정, 심리를 툭툭 건드리면서, 그 상황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희열을 느낀다. 어쩌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딥’에서 ‘희진’ 역을 맡은 배우 최여진이 “무모하지만 도전하고 싶은 영화였다”고 말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딥’에서 ‘희진’ 역을 맡은 배우 최여진이 “무모하지만 도전하고 싶은 영화였다”고 말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어 여성 캐릭터들 간 동성애 코드에 대해 “몰입하려고 애썼다. 여자끼리 친해지면 어쩌면 애인보다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 학창시절에 저도 그랬지만 좋아하는 친구, 쫓아오는 친구, 해외에 간다고 우는 친구도 있었다. 동생애라기 보다 호기심에 스킨십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친 친근감, 설레임이 헷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낀 캐릭터였던 거 같다. ‘나도 어쩌면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딥’은 최여진 뿐만 아니라 정채율, 서리나 등 신선한 배우들이 등장해 관심을 끈다. 모델 출신으로 이번 작품이 데뷔작인 정채율은 “모델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커리어를 연기로 가져가고 싶진 않았다”며 “신인의 마음으로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쉬운 역할, 어울리는 역할,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표현하기 힘든 것을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시작하고 싶었다. 저한테 주어진 기회를 하나씩 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앞 뒤 생각 안하고 ‘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학교에서 공부를 한 느낌이다. 첫 연기부터 혹독한 수련회를 다녀온 기분”이라며 웃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류승수가 영화배우 ‘승수’ 역을 맡아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조 감독은 “최여진 씨는 오래 전부터 함께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딥’을 통해 이루게 됐다. 류승수 씨는 9년 전 감독 생각이 없던 제가 우연히 찍었던 영화의 주인공을 했던 인연으로 함께 했다. 정채율, 서리나는 원석 같은 느낌이다. 저랑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여진은 “고생을 많이 하며 찍었다. 저희들에게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프리다이빙을 소재로한 작품은 아직까지 없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 선배가 프리다이빙을 선보여 이슈가 됐는데, 제가 ‘여자 김병만’으로 프리다이빙을 많이 알리고 싶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9월 6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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