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큰 키에 꾸밈 없는 미소, 배우 김영광은 순수한 첫사랑 소년의 모습 그 자체였다. 영화 ‘피 끓는 청춘’ ‘차형사’ 등으로 여러 차례 주연을 맡아왔지만 있는 그대로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은 영화 ‘너의 결혼식’이 처음이란다. 진한 멜로도 좋지만 아직은 좀 더 달달한 로맨스가 하고 싶다는 김영광. ‘너의 결혼식’에서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남자 우연을 연기한 김영광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여러 번 주연을 했지만 자신에게 이처럼 시선이 집중되는 영화는 처음이지 않나?
그렇다.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이나 연기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10. 스릴러, 판타지, SF 등 강렬한 대작들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너의 결혼식’만의 강점은 뭔가?
뻔하지만 공감이 되고 현실성이 있다는 점이다.
10. 한 사람을 오랫동안 좋아하는 마음이 잘 이해됐나?
100% 이해하진 못했지만 현실에 없을 것 같지는 않다. 상대역인 승희(박보영 분)로서는 10년이 넘도록 자신을 좋아하는 우연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감독님이 우연의 순수한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10. 촬영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나?
우연을 연기하며 느꼈던 설렘이 너무 신났다. 연기이지만 누군가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는 것도, 승희와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는 것도 행복했다. 보영 씨가 승희를 연기해서인지 승희가 정말 사랑스러웠다. 촬영 내내 즐거웠던 건 처음이다. 3초 만에 반하는 감정도 영화에 잘 표현됐다. 예쁘고 설레는 장면을 찍다가 집에 가니 외롭기도 했다.
10. 3초 만에 누군가에게 반하는 사랑을 한 적이 있나?
그런 사랑을 경험했더라도 그 순간에는 내 자신이 몰랐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3초 만에 반한 게 아닐까’하고 끼워 맞출 것 같다.
10. 감정 연기를 사전에 많이 준비했나?
준비를 많이 해 가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보영 씨 덕분에 촬영이 술술 풀렸다. 보영 씨는 상대배우를 편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10.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우연’형과 ‘승희’형이 있다면 ‘우연’형이다. 상대가 좋으면 다 퍼준다.
10. 고등학생 때부터 사회 초년생이 될 때까지 모습을 모두 직접 연기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성인이 됐을 때보다 고등학생일 때의 연기가 더 편했다. 고등학생 우연은 무모하지만 용기 있게 사랑한다. 이때의 우연은 어떤 장난과 표현을 해도 용납된다. 하지만 사회인이 돼 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생긴다. 그리고 나는 남중, 남고를 나왔고 보영 씨는 여중, 여고를 나왔다. 극 중 우연과 승희는 남녀 공학을 다닌다. 영화로 남녀 공학을 처음 느껴본 거다.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10. 우연과 실제 나이가 같아서 공감되는 부분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썼던, 화면이 가로로 돌아가는 휴대폰과 MP3플레이어가 나와서 반가웠다. 그 때는 휴대폰 카메라가 앞뒤로 돌아간다는 게 혁명이었다.(웃음) 어머니를 졸라 그런 휴대폰을 샀던 기억이 난다. 영화 속 MP3는 실제로 내가 썼던 기종과 같았다. 극 중 우연이 “60곡도 넘게 들어간다”고 말한다. 그 때는 용량 단위가 ‘기가’가 아니라 ‘메가’였다. ‘128메가’라는 용량은 충격이었다. 극 중 하복 교복을 입을 때는 고등학생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셔츠 단추를 풀었다. 비밀번호를 여자친구 생일로 해놓는 것 같은 습관들도 공감됐다.
10. 실제 첫사랑은 언제였나?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다. 첫사랑 여자 아이는 우리반 반장이었다. 짝꿍을 바꾸는 시기가 아니었는데 선생님께 ‘수학을 못하는데 이 아이와 짝이 돼서 배우면 잘할 수 있다’고 쪽지를 적어 드렸다. 그런데 선생님이 진짜 짝꿍을 바꿔준 거다. 좋아하는 마음에 그 친구에게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시험 때가 되자 그 친구가 몇 점 이상 받으면 내게 선물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 시험을 보는데 시간은 끝나가고 공부했던 건데 답을 모르겠더라. 종이 울리고 시험지를 거둬가는데 억울해서 울어버렸다. 그래도 선물은 받았다. 빼빼로였다. 그 때는 너무 좋았다. 지금은 예쁜 추억이다.
10. 어릴 때부터 적극적이었던 것 같다. 작품도 먼저 찾아나서는 편인가?
작품을 마치고 쉴 때 불안함을 느낀다. 한 달 정도는 괜찮은데 그 이상이 되면 뒤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오래 쉬려고 했다가도 한 달쯤 되면 회사 사장님께 가서 좋은 작품이 없느냐고 먼저 물어본다.
10. 연기자로서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캐릭터를 볼 때 깊게도 넓게도 봐야 하는데 그런 시각을 풍부하게 갖지 못하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 완숙미 있는 배우가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는 건 당연하겠지만,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잘 표현되지 않을 때 패닉에 빠진다.
10. 작품은 어떤 걸 선호하나?
가장 중요한 건 ‘흥미’다. 대본을 보면 바로바로 그 장면들이 상상되면서 구미가 확 당기는 작품들이 좋다. 그런데 마음처럼 하겠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 하고 싶은 작품을 쟁취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중이다.
10.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데뷔 초에는 짝사랑하는 역할을 반복해서 맡아서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사랑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남성성이 짙은 누아르 영화를 봤는데, 그런 것들도 하고 싶어졌다. 그때그때 바뀐다.(웃음)
10. 그러고 보니 누아르물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누아르물을 할 거다. 아직은 멜로를 더 하고 싶다.(웃음) 나는 전작의 기억이 오래간다. ‘너의 결혼식’을 끝내고 나니 괜히 더 로맨스를 하고 싶다. 사랑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품도 좋다.
10. 지금 갖고 있는 장점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가?
‘너의 결혼식’에서의 이미지를 좀 더 보여주고 싶다. 내가 이런 장점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진한 멜로물도 하고 싶지만 진득한 사랑을 연기하려면 그런 사랑을 해봐야 할 것 같다.(웃음)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10. 여러 번 주연을 했지만 자신에게 이처럼 시선이 집중되는 영화는 처음이지 않나?
그렇다.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이나 연기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10. 스릴러, 판타지, SF 등 강렬한 대작들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너의 결혼식’만의 강점은 뭔가?
뻔하지만 공감이 되고 현실성이 있다는 점이다.
10. 한 사람을 오랫동안 좋아하는 마음이 잘 이해됐나?
100% 이해하진 못했지만 현실에 없을 것 같지는 않다. 상대역인 승희(박보영 분)로서는 10년이 넘도록 자신을 좋아하는 우연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감독님이 우연의 순수한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10. 촬영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나?
우연을 연기하며 느꼈던 설렘이 너무 신났다. 연기이지만 누군가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는 것도, 승희와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는 것도 행복했다. 보영 씨가 승희를 연기해서인지 승희가 정말 사랑스러웠다. 촬영 내내 즐거웠던 건 처음이다. 3초 만에 반하는 감정도 영화에 잘 표현됐다. 예쁘고 설레는 장면을 찍다가 집에 가니 외롭기도 했다.
10. 3초 만에 누군가에게 반하는 사랑을 한 적이 있나?
그런 사랑을 경험했더라도 그 순간에는 내 자신이 몰랐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3초 만에 반한 게 아닐까’하고 끼워 맞출 것 같다.
준비를 많이 해 가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보영 씨 덕분에 촬영이 술술 풀렸다. 보영 씨는 상대배우를 편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10.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우연’형과 ‘승희’형이 있다면 ‘우연’형이다. 상대가 좋으면 다 퍼준다.
10. 고등학생 때부터 사회 초년생이 될 때까지 모습을 모두 직접 연기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성인이 됐을 때보다 고등학생일 때의 연기가 더 편했다. 고등학생 우연은 무모하지만 용기 있게 사랑한다. 이때의 우연은 어떤 장난과 표현을 해도 용납된다. 하지만 사회인이 돼 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생긴다. 그리고 나는 남중, 남고를 나왔고 보영 씨는 여중, 여고를 나왔다. 극 중 우연과 승희는 남녀 공학을 다닌다. 영화로 남녀 공학을 처음 느껴본 거다.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10. 우연과 실제 나이가 같아서 공감되는 부분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썼던, 화면이 가로로 돌아가는 휴대폰과 MP3플레이어가 나와서 반가웠다. 그 때는 휴대폰 카메라가 앞뒤로 돌아간다는 게 혁명이었다.(웃음) 어머니를 졸라 그런 휴대폰을 샀던 기억이 난다. 영화 속 MP3는 실제로 내가 썼던 기종과 같았다. 극 중 우연이 “60곡도 넘게 들어간다”고 말한다. 그 때는 용량 단위가 ‘기가’가 아니라 ‘메가’였다. ‘128메가’라는 용량은 충격이었다. 극 중 하복 교복을 입을 때는 고등학생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셔츠 단추를 풀었다. 비밀번호를 여자친구 생일로 해놓는 것 같은 습관들도 공감됐다.
10. 실제 첫사랑은 언제였나?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다. 첫사랑 여자 아이는 우리반 반장이었다. 짝꿍을 바꾸는 시기가 아니었는데 선생님께 ‘수학을 못하는데 이 아이와 짝이 돼서 배우면 잘할 수 있다’고 쪽지를 적어 드렸다. 그런데 선생님이 진짜 짝꿍을 바꿔준 거다. 좋아하는 마음에 그 친구에게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시험 때가 되자 그 친구가 몇 점 이상 받으면 내게 선물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 시험을 보는데 시간은 끝나가고 공부했던 건데 답을 모르겠더라. 종이 울리고 시험지를 거둬가는데 억울해서 울어버렸다. 그래도 선물은 받았다. 빼빼로였다. 그 때는 너무 좋았다. 지금은 예쁜 추억이다.
작품을 마치고 쉴 때 불안함을 느낀다. 한 달 정도는 괜찮은데 그 이상이 되면 뒤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오래 쉬려고 했다가도 한 달쯤 되면 회사 사장님께 가서 좋은 작품이 없느냐고 먼저 물어본다.
10. 연기자로서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캐릭터를 볼 때 깊게도 넓게도 봐야 하는데 그런 시각을 풍부하게 갖지 못하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 완숙미 있는 배우가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는 건 당연하겠지만,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잘 표현되지 않을 때 패닉에 빠진다.
10. 작품은 어떤 걸 선호하나?
가장 중요한 건 ‘흥미’다. 대본을 보면 바로바로 그 장면들이 상상되면서 구미가 확 당기는 작품들이 좋다. 그런데 마음처럼 하겠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 하고 싶은 작품을 쟁취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중이다.
10.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데뷔 초에는 짝사랑하는 역할을 반복해서 맡아서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사랑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남성성이 짙은 누아르 영화를 봤는데, 그런 것들도 하고 싶어졌다. 그때그때 바뀐다.(웃음)
10. 그러고 보니 누아르물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누아르물을 할 거다. 아직은 멜로를 더 하고 싶다.(웃음) 나는 전작의 기억이 오래간다. ‘너의 결혼식’을 끝내고 나니 괜히 더 로맨스를 하고 싶다. 사랑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품도 좋다.
10. 지금 갖고 있는 장점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가?
‘너의 결혼식’에서의 이미지를 좀 더 보여주고 싶다. 내가 이런 장점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진한 멜로물도 하고 싶지만 진득한 사랑을 연기하려면 그런 사랑을 해봐야 할 것 같다.(웃음)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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