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배우 김민석.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김민석.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연기를 시작한 계기를 물으니 “우연하게”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태권도 선수를 꿈꿨다. 태권도장 관장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운동밖에 몰랐던 소년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친구들이 마냥 신기했다. 스태프가 돼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도 즐거웠다. 그렇게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배우 김민석(25)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었던 태권도 대신 스스로 선택한 첫 번째 꿈이 바로 배우였다. 한국종합예술학교에 입학한 김민석은 2016년부터 다양한 영화,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아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에서는 이선균(박동훈 역)이 이끄는 팀의 막내 여형규 역을 맡아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10. ‘나의 아저씨’를 마친 기분이 어때요?
김민석 : 아직도 싱숭생숭 해요. 신기한 게, 첫 촬영 날에도 팀원들이 모여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마지막에도 그랬어요. 처음과 끝이 비슷하게 흘러갔죠.

10. 촬영하는 5개월 동안 실제 직장생활을 하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김민석 : 회사 내부는 세트장이었는데 제 자리가 있으니까 야외 촬영을 하다가 돌아오면 마치 휴가를 다녀온 느낌이었어요. 촬영 때마다 출근하는 느낌도 들었고요.(웃음)

10.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게 됐나요?
김민석 : 네, 맞아요. 사실 처음엔 형규 역이 아니었어요. 김 대리(채동현) 역할을 준비하고 갔어요. 감독님이 오디션장에서 제 나이를 보고 다른 역할로 오디션을 봐야 할 것 같다면서 현장에서 대본이 바뀌었죠. 오디션을 좀 길게 봤는데, 광일(장기용)부터 기범(안승균) 역까지 다양하게 연기했어요. 합격 연락은 일주일 정도 지나서 받았고요. 당시 이선균, 아이유가 출연한다고 들어서 설레고 기분 좋았습니다.

10. 형규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습니까?
김민석 : 선배님들의 도움이 컸어요. 극 중 팀원의 막내인데 감독님이 “진짜 팀 분위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죠. 형규라는 인물은 신입사원이고 팀의 막내로서 선배들을 따르는 착한 아이라고 해석했어요. 뭔가 열정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묵묵하게 맡은 일을 하면서 선배들을 배려하고 챙기는 아이죠.

10. 이선균부터 서현우, 채동현까지 연기가 워낙 실감 나서 실제 팀원처럼 보였어요.
김민석 : 준비된 연기가 아니라 촬영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식이었어요. 리허설을 통해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서 계속 호흡을 맞췄죠. 선배들과는 자주 술자리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니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저는 형님들이 워낙 잘 하고, 뭘 해도 받아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편안하게 즐기면서 상황을 만들어갔죠.

10. 배운 것이 많겠어요.
김민석 :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서 같이 힘을 내려고 했다면, 이번엔 선배들과 같이 해서 전혀 다른 내공을 느꼈어요. 캐릭터 접근 방식, 연기를 하는 태도들이 말이죠.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누가 되고 싶지 않아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모르는 건 형님들에게 물어보면서 조금씩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요?
김민석 : 극 중 박동훈 부장이 상무가 되는 장면이에요. 확정되는 순간, 그 장면을 찍을 때도 정말 좋은 거예요.(웃음) 진심으로 모두가 좋아한 장면이었어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여형규 역을 맡은 김민석.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여형규 역을 맡은 김민석.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연기자의 꿈은 언제부터 꿨습니까?
김민석 :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부터예요. 사실 태권도 선수를 하려고 했어요. 운동을 더 제대로 해보려고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하다가 우연하게 예술고에 진학했어요.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죠. 당시 문예창작학과에 지원해서 들어갔는데 잘못 선택했다는 걸 알았어요.(웃음) 전학을 가려고 하는데 바로 안되더라고요. 한 학기를 다녀야 한다고요. 문예창작과 안에서 또 몇 가지 전공이 나눠져 있었는데 저는 연기를 택하게 됐죠. 공연을 하나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무대 아래에서 옷을 갈아입혀주는 스태프를 했어요.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하하.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신기했고요. 어느 순간, 제가 그 일을 너무 열심히 하고 있는 거예요. 사실 태권도를 한 건 태어나 보니까 아버지가 관장님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웃음) 그 때 처음 깨달은 거죠. ‘내가 하고 싶은 게 있구나’하고요. 운동을 그만두고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응원해주셨어요. 아버지도 반대 없이 그러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말씀하시길 잠깐 하다 말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10. 연기는 영(0)부터 시작했군요.
김민석 : 두려운 게 없어서 오히려 자유롭게 했어요.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부끄러움이 없었어요. 수업 중에 나가서 뭘 해야 할 때는 가장 먼저 했고요.

10. 연기의 어떤 매력에 빠졌나요?
김민석 : 제가 아닌 다른 인물을 만난다는 게 가장 재미있었어요. 극에서는 다른 인물로 보인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죠. 보는 이들을 그렇게 느끼도록 만든다는 게 신기했어요.

10. 언제쯤 자신이 연기에 재능이 있다고 느꼈습니까?
김민석 : 고3 때, 독백 대회를 나갔어요. 학교의 이름을 걸고 의무로 나가야 하는 거였어요. 젊은 연극제 청소년 독백 대회였는데, 은상을 받았죠. 고등부 전체에서요. 학교에서는 현수막도 걸어줬어요.(웃음) 그 대회를 계기로 한국종합예술학교(이하 한예종)도 노려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입시 준비했어요. 한예종에 합격했고, 대학에 들어가니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이더라고요.(웃음)

10. 연기를 할 때 태권도를 배운 게 도움이 됐나요?
김민석 : 기본적으로 몸으로 익히는 건 빨리 습득했어요. 학교에서 한국 무용이라든지 움직임에 대한 수업을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10. 배우의 꿈은 더 확고해졌습니까?
김민석 : 대학을 다니면서 고등학교 때는 몰랐던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 경쟁이 아니라 동기들과 연기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모든 것들이 다 신기했어요. 학교의 특성상 나이가 많은 형, 누나들도 동기였기 때문에 배울 점이 참 많았죠. 연기자로서의 꿈을 더 키웠습니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김민석 :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꿈은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는 거예요.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늘 새로운 인물을 접하고, 그를 통해 배워야 할 것들이 많죠.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새롭게,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만나고, 잘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