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말을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얘기지만요, 문제를 보고 곧바로 답안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사는 세상에서 ‘버닝’은 진실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물론 곤혹스럽고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겠지만 이 수수께끼를 맞이하는 즐거움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하하.”
세간에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 장르도 규정지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영화 ‘버닝’에 대해 배우 유아인이 이렇게 말했다. 올해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버닝’의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4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다. ‘버닝’은 오는 16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각)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이 감독은 ‘박하사탕’ ‘초록물고기’ ‘밀양’ ‘시’에 이어 ‘버닝’까지 다섯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해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8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러브콜을 받은 만큼 이번 영화제는 더욱 뜻깊은 방문이 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전과 다른 톤의 영화를 예고했다. 그는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내 생각과 느낌이 변했다. 그걸 ‘버닝’에 담았다”고 말해 궁금증을 키웠다. “(전작들에 담았던) 윤리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접근하고 싶었다. 굳이 따지자면 감각과 정서가 우선시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또 이 감독은 “젊은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은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힘든 최초의 시대다. 세상은 발전했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라며 영화의 출발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이 가지는 무력감과 내재된 분노를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생애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그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수상에 대한 얘기가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칸에 가는 건 내 개인사가 아니다. 영화를 만든 사람들과 함께 소개하러 가는 자리다. 이 영화를 잘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또 그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지만 청소년들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영화들은 꿈과 희망을 말하고 많은 관객들이 그 메시지를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밝아지기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버닝’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다. 관객들에게 새롭게 말을 거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를 위해 4개월 동안 한국에 머물며 촬영한 스티븐 연은 “한국말이 늘었다. 유아인, 전종서, 이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또 그는 ‘버닝’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젊은이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됐다. “과거에는 한국이 집단공동체,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다. 지금은 바뀐 것 같다. 미국에서는 집단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반면 한국에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걸 따르기보다는 개성을 표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옳고 그름은 없다.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에 가게 된 신예 전종서는 시종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영화에서의 내 모습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다가갈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 단지 처음 소화하는 스케줄과 그에 따른 관심은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당하게 보여드릴 거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버닝’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세간에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 장르도 규정지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영화 ‘버닝’에 대해 배우 유아인이 이렇게 말했다. 올해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버닝’의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4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다. ‘버닝’은 오는 16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각)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이 감독은 ‘박하사탕’ ‘초록물고기’ ‘밀양’ ‘시’에 이어 ‘버닝’까지 다섯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해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8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러브콜을 받은 만큼 이번 영화제는 더욱 뜻깊은 방문이 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전과 다른 톤의 영화를 예고했다. 그는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내 생각과 느낌이 변했다. 그걸 ‘버닝’에 담았다”고 말해 궁금증을 키웠다. “(전작들에 담았던) 윤리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접근하고 싶었다. 굳이 따지자면 감각과 정서가 우선시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또 이 감독은 “젊은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은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힘든 최초의 시대다. 세상은 발전했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라며 영화의 출발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이 가지는 무력감과 내재된 분노를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지만 청소년들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영화들은 꿈과 희망을 말하고 많은 관객들이 그 메시지를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밝아지기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버닝’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다. 관객들에게 새롭게 말을 거는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를 위해 4개월 동안 한국에 머물며 촬영한 스티븐 연은 “한국말이 늘었다. 유아인, 전종서, 이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또 그는 ‘버닝’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젊은이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됐다. “과거에는 한국이 집단공동체,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다. 지금은 바뀐 것 같다. 미국에서는 집단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반면 한국에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걸 따르기보다는 개성을 표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옳고 그름은 없다.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에 가게 된 신예 전종서는 시종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영화에서의 내 모습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다가갈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 단지 처음 소화하는 스케줄과 그에 따른 관심은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당하게 보여드릴 거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버닝’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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