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사진=MBC ‘부잣집 아들’
사진=MBC ‘부잣집 아들’
MBC 주말드라마 ‘부잣집 아들’(극본 김정수)에서 미모의 재원 홍수현(김경하)의 단짠 로맨스가 여성 시청자들의 환상과 공감을 동시에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 ‘부잣집 아들’ 17회~20회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맞선남 박현빈(고윤)과의 미묘한 관계가 눈길을 끌었다. 결혼 상대자로서 더할 나위 없으나 감정 없는 두 사람의 전략적 만남이 은근한 케미를 선사한 것.

김경하(홍수현)는 신(新) 결혼 풍속도인 ‘맘매칭’으로 성사된 박현빈과의 맞선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을 알게 됐다. 바로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하는 상대가 있다는 것. 더 볼일 없을 것 같은 현빈과 헤어진 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의외의 코드가 통함을 확인하며 만남을 이어나갔다.

두 사람 사이에 또 다른 로맨스가 시작되는 것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렸으나 대화는 통해도 전기는 통하지 않는 관계는 로맨스보다 인간적인 호감이 들기 시작했고, 점점 묘한 동지 의식으로 발전했다. 특히 “알리바이 지켜 드릴게요, 언제고 그 분 만나실 때 제 이름 파세요”라며 현빈의 사랑을 응원하는 모습은 이런 두 사람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

이런 가운데 여전히 용이(이창엽)와의 로맨스를 망설이고 있는 경하의 모습은 아이러니함을 불러일으켰다. 출근길 지각 위기에 놓이자 작은 봉고차를 몰고 나타난 용이가 부끄러웠던 것. “다음에 차 바꿀 땐 트럭 말고 SUV하면 안되니?”라며 던진 경하는 “트럭 타고 와서 쪽팔려서 그러는 거 아니야, 너 집에 가기 편하라고 그러는 거야”라며 둘러 댔지만 경하의 마음을 간파한 듯 “사람들 없을 때 얼른 내려요”라며 멈춰 세운 용이의 얼굴에선 씁쓸함이 감춰지지 않았다.

이처럼 김경하는 현빈을 통해 조건과 코드까지 맞지만 사랑 없는 삶이 의미 없음을 인정하면서, 막상 현실을 충족해주지 못하는 용이와의 사랑을 선뜻 용기내지 못하는 등 사랑과 현실사이를 갈등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도를 높이고 있다.

‘부잣집 아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45분 4회 연속 방송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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