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몇 년 전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었어요. 그때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그들을 위해 노래를 만든 것뿐 이었어요. 그때 만든 곡 중 하나입니다, ‘강'”(김윤아)
바다를 등진 채 두 사람은 피아노 앞에, 또 다른 두 사람은 기타를 잡았다. 김윤아의 호소력 짙은 음색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을 멈추게 했고, 로이킴의 힘 넘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박수로 이어졌다. 지난 30일 시즌2로 돌아온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2’의 한 장면이다.
‘비긴어게인’은 한국 가수들이 해외의 낯선 도시에서 길거리 공연(버스킹)을 하는 모습을 담는다. 지난해 9월 종영한 시즌1 때는 가수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과 방송인 노홍철이 출연해 감동을 선사했다. 약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출연자는 두 배로 늘었다.
포르투갈로 떠난 자우림의 김윤아·이선규, 윤건, 로이킴과 헝가리로 나선 가수 하림, 박정현, 헨리,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다.
시즌2의 시작은 포르투갈 팀이 열었다. 제작진은 이들의 국내 생활을 먼저 훑었다. ‘비긴어게인2’에 참여하는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인 로이킴은 “나에게 환호하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자연스럽게 자만하게 되는데, 그런 것에서 떨어져 있으면 가수 생활에 더 감사함을 느낀다”며 “그래서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간다”고 털어놨다. 윤건은 “어느 순간 ‘음반 작업을 숙제처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신곡을 냈는데, 음원차트 순위를 확인했다. 아직도 내가 음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떠올렸다.
김윤아는 “오랜만에 솔로 음반 ‘타인의 고통’을 내놨는데,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다른 이야기는 쓸모없이 느껴졌다. 음악을 하고, 만드는 게 한심한 일처럼 느껴진 순간이었다”며 “‘비긴어게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낯선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노래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비긴어게인2’의 연출을 맡은 송광종 PD는 가수들의 일상을 비추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길거리 공연’이 콘셉트인 만큼 포르투갈에서 선사하는 첫 ‘버스킹’에 힘을 줬다. 덕분에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서 ‘음악’으로 가까워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윤아, 이선규, 윤건, 로이킴은 포르투갈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는 바로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의 첫 발을 뗀 건 김윤아. 그는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을 멋들어지게 불렀다. 비행기에서 20시간을 보내고, 잠도 못 잤다며 긴장한 건 기우였다. 로이킴은 두 번째 곡으로 존 메이어(John Mayer)의 ‘그래비티(Gravity)’를 선택했다.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는 길을 가던 이들의 발걸음을 잡아끌었다.
네 사람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 김윤아는 “한국에서 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은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다”며 ‘세월호 사고’를 언급했다. 그때 만든 곡이라며 ‘강’을 불렀다. 애처로운 곡 분위기에 관객들의 표정도 금세 진지하게 바뀌었다.
로이킴과 윤건이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Piano Man)’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곡에 따라 바뀌는 관객들의 얼굴빛에서 음악의 힘이 느껴졌다.
변수도 있었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악기와 스피커, 가수들의 목과 손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추위는 가수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이후로도 로이킴은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의 ‘더 블로워즈 도터(The Blower’s Daughter)’를 열창했다. 김윤아, 이선규, 로이킴, 윤건은 자우림의 ‘샤이닝’과 앙코르 요청을 받고 부른 콜드플레이(Coldplay)의 ‘옐로(Yellow)’로 첫 날 버스킹을 마무리지었다.
이들은 반대편의 낯선 도시에서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다음 버스킹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바다를 등진 채 두 사람은 피아노 앞에, 또 다른 두 사람은 기타를 잡았다. 김윤아의 호소력 짙은 음색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을 멈추게 했고, 로이킴의 힘 넘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박수로 이어졌다. 지난 30일 시즌2로 돌아온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2’의 한 장면이다.
‘비긴어게인’은 한국 가수들이 해외의 낯선 도시에서 길거리 공연(버스킹)을 하는 모습을 담는다. 지난해 9월 종영한 시즌1 때는 가수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과 방송인 노홍철이 출연해 감동을 선사했다. 약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출연자는 두 배로 늘었다.
포르투갈로 떠난 자우림의 김윤아·이선규, 윤건, 로이킴과 헝가리로 나선 가수 하림, 박정현, 헨리,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다.
시즌2의 시작은 포르투갈 팀이 열었다. 제작진은 이들의 국내 생활을 먼저 훑었다. ‘비긴어게인2’에 참여하는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인 로이킴은 “나에게 환호하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자연스럽게 자만하게 되는데, 그런 것에서 떨어져 있으면 가수 생활에 더 감사함을 느낀다”며 “그래서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간다”고 털어놨다. 윤건은 “어느 순간 ‘음반 작업을 숙제처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신곡을 냈는데, 음원차트 순위를 확인했다. 아직도 내가 음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떠올렸다.
김윤아는 “오랜만에 솔로 음반 ‘타인의 고통’을 내놨는데,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다른 이야기는 쓸모없이 느껴졌다. 음악을 하고, 만드는 게 한심한 일처럼 느껴진 순간이었다”며 “‘비긴어게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낯선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노래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비긴어게인2’의 연출을 맡은 송광종 PD는 가수들의 일상을 비추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길거리 공연’이 콘셉트인 만큼 포르투갈에서 선사하는 첫 ‘버스킹’에 힘을 줬다. 덕분에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서 ‘음악’으로 가까워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윤아, 이선규, 윤건, 로이킴은 포르투갈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는 바로 공연을 시작했다.
네 사람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 김윤아는 “한국에서 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은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다”며 ‘세월호 사고’를 언급했다. 그때 만든 곡이라며 ‘강’을 불렀다. 애처로운 곡 분위기에 관객들의 표정도 금세 진지하게 바뀌었다.
로이킴과 윤건이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Piano Man)’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곡에 따라 바뀌는 관객들의 얼굴빛에서 음악의 힘이 느껴졌다.
변수도 있었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악기와 스피커, 가수들의 목과 손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추위는 가수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이후로도 로이킴은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의 ‘더 블로워즈 도터(The Blower’s Daughter)’를 열창했다. 김윤아, 이선규, 로이킴, 윤건은 자우림의 ‘샤이닝’과 앙코르 요청을 받고 부른 콜드플레이(Coldplay)의 ‘옐로(Yellow)’로 첫 날 버스킹을 마무리지었다.
이들은 반대편의 낯선 도시에서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다음 버스킹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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