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투맘쇼2’에 출연하는 개그우먼 조승희(왼쪽부터), 정경미, 김경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투맘쇼2’에 출연하는 개그우먼 조승희(왼쪽부터), 정경미, 김경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2005년 KBS 20기 공채 개그맨 정경미,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 김경아, 2008년 KBS 23기 공채 개그맨 조승희가 뭉쳤다. 수년간 ‘개그콘서트’의 다양한 코너와 역할을 통해 웃음을 줬다. 지금은 이들을 소극장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엄마들을 위한 공연 ‘투맘쇼’를 통해서다.

‘투맘쇼’는 워킹맘, 독박육아, 친정엄마 등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여성들이 공감할만한 소재로 만든 코믹쇼다. 2016년 제1회 홍대코미디위크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했고,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전국 10개 도시를 돌며 100회 이상 공연했다. 오는 26일부터 시즌2의 시작을 알린다.

정경미, 김경아, 조승희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서교동 윤형빈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시즌2를 소개했다.

개그우먼 김경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개그우먼 김경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 “야심 차게 복귀했지만…”

정경미, 김경아는 결혼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고, 조승희는 미혼이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김경아는 아이가 둘인 엄마, 정경미는 아이가 하나인 엄마, 결혼하지 않은 여성 관객들은 조승희가 맞는 식이다.

정경미, 김경아가 ‘개그콘서트’가 아닌 ‘투맘쇼’로 뭉친 이유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김경아는 “아이를 낳고 지난해 5개월 동안 ‘개그콘서트’에 복귀했는데 상황이 쉽지 않았다.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맞는 공연을 하자고 모였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아이 둘을 낳고도 복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야심찬 각오로 시작했지만, 엄마를 기다리다 지쳐가는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정경미는 “엄마들도 공연을 볼 수 있지만, 주로 아이들과 같이 보는 ‘뽀로로’ ‘번개맨’ ‘코코몽’ 등이다. 오롯이 엄마들끼리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투맘쇼’를 기획한 배경이다.

‘투맘쇼2’ 공연 중인 정경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투맘쇼2’ 공연 중인 정경미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 “수유·음소거 공연”

‘투맘쇼’는 그야말로 ‘엄마 맞춤 공연’이다. 아이를 동반해서 볼 수 있고, 공연장의 무대 옆에 텐트를 설치해 수유 등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김경아, 정경미는 “실제 수유를 한 관객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김경아는 “텐트 안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길래 봤더니 ‘아이가 자고 있다’고 했다. 그때 음소거 공연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객 참여형 공연이어서 관객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코너도 있다. 정경미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까 걱정했다. 공연을 해보니 매우 적극적이다. 오랫동안 만난 사람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운다. 모든 관객들이 같이 눈물을 흘린다”고 설명했다.

조승희는 “혼자 공감하지 못해서 울지 않는다. 처음에는 관객들이 모두 울어서 무슨 일이 난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투맘쇼2’에 출연하는 개그우먼 조승희(왼쪽부터), 정경미, 김경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투맘쇼2’에 출연하는 개그우먼 조승희(왼쪽부터), 정경미, 김경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 “엄마들과 소통하는 ‘맘통령’이 목표”

김경아는 “결혼 전에는 몰랐던 엄마의 삶을 알았다.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것처럼 답답할 때도 있다. ‘투맘쇼’는 엄마들끼리 모여 크게 웃어보자, 우리끼리 칭찬과 위로를 해보려고 만든 코믹쇼”라고 소개했다. 정경미는 “이 공연을 기획할 때부터 엄마들과 소통하는 일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엄마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대통령, ‘맘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외에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하며 색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모두 발로 뛰어 마련한 협찬 제품이다.

정경미, 조승희는 “직접 연락해서 공연을 소개하고 취지를 설명한다. 처음에는 약간 의심하기도 했다. 이후 공연과 제품이 꼭 필요한 엄마들이 가져가는 걸 보고, 계속 후원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유모차 협찬이 없다”며 웃었다.

세 사람은 ‘투맘쇼’ 등 공연의 폭과 방향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정경미는 “‘투맘쇼’는 계속 공연하고 싶고, 나아가 엄마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바자회, 캠핑,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 여성 5인 체재 공연 등이다.

정경미는 “13년 동안 개그우먼으로 살면서 ‘재미있어요’라는 칭찬을 들었다면, ‘투맘쇼’를 하고 나서는 ‘고맙다. 덕분에 위로를 받았다’ 등 구체적인 후기를 본다. 혼자 글을 읽으면서 감동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공연을 하면서 나 역시 힘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투맘쇼2’는 오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윤형빈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일요일은 공연이 없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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