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지난 3일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에서 강필주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장혁/사진제공=싸이더스 HQ
지난 3일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에서 강필주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장혁/사진제공=싸이더스 HQ
“‘돈꽃’에 출연하기로 결심했을 때 10명 중 9명이 ‘왜 굳이 주말극을 하느냐?’고 물었어요. 더욱이 ‘돈꽃’은 토요일 2시간 연속 방송으로 편성돼 처음에는 저도 ‘이게 뭐지?’ 싶었죠. 하하. 하지만 작품과 캐릭터에 매력을 분명히 느꼈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만약 작품이 성공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주말극까지 살렸다’는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배우 장혁은 지난 3일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장혁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연기로 입증했다. ‘돈꽃’은 방영 내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거침없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마지막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23.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성공의 비결요? 작가의 글과 감독의 연출, 그에 부합하는 배우들의 열연까지 3박자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주말극이지만 주말극 같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바로 그 점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줬던 것 같아요.”

‘돈꽃’의 주연을 맡은 장혁은 극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소화했다. 밤을 새워 대본을 외우기도 빠듯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이순재·이미숙 등 대선배들에게는 후배의 역할을, 장승조·박세영 등 후배들에게는 선배의 역할을 해야 했다.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해야 하는 건 맞지만, 현장에서 따로 해야 하는 역할이 있어요. 주연 배우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만 스태프나 다른 배우들과도 어우러져야 하죠. 그 안에서 책임감이 따르기도 하고요. 누가 정해준 것은 아니지만 이순재 선생님이나 이미숙 선배를 보면서 선배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많이 배웠습니다. 후배들에게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나는 아직 젊다”고 말한 장혁/사진제공=싸이더스 HQ
“나는 아직 젊다”고 말한 장혁/사진제공=싸이더스 HQ
‘추노’의 대길이는 장혁의 인생 캐릭터로 꼽힌다. ‘추노’ 이후 수많은 작품을 했지만, 장혁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은 ‘추노’였다. ‘돈꽃’을 통해 인생 작품과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장혁은 시청자들이 바라보는 시선과 자신이 느끼는 것의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추노’의 대길이 이미지를 벗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그 이미지는 끝까지 저와 함께 간다고 생각해요. 톰 크루즈 하면 ‘탑건’이, 실버스타 스텔론 하면 ‘록키’가 떠오르는 것처럼요. 인생 작품이나 인생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제가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다’라고 말하는데 정작 배우는 싫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40대 남자 배우 중에서도 ‘열일’하기로 소문 난 장혁은 쉼 없이 일하는 이유에 대해 “아직 젊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1996년에 데뷔했는데 첫 촬영을 하러 SBS에 들어가던 순간, 그 공기의 냄새까지 기억이 나요. 정말 엊그제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내 나이를 인식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어요. 아직도 나는 젊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 시기에 이것저것 도전해봐야 앞으로 30년, 40년 더 갈 수 있어요. 운동 경기에서도 전적이 많은 선수가 노련하듯이 배우도 여러 가지를 표현하려면 경험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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