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진중한 분위기의 낮은 목소리로 소설 ‘미저리’의 결말을 말하려다 거둔다. 돌변한 자신의 팬 애니(이지하)가 나간 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오른쪽 팔을 이용해 침대에서 내려오려 안간힘을 쓴다. 부상을 입은 두 다리가 땅에 닿자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비명을 지른다. 배우 김승우의 새로운 얼굴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13일 오후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트 연강홀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연출 황인뢰)의 프레스콜에서다. 김승우는 극중 소설 작가 폴 역을 맡았다. 스티븐 킹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다룬다. 1990년 개봉된 영화 ‘미저리’로도 유명하다.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천국의 나그네’ ‘연애의 기초’ ‘궁’ ‘러브 어게인’ 등을 만든 황인뢰 연출가가 나섰다. 그는 자신과 드라마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승우, 김상중 등을 폴 역으로 앞세웠다. 그동안 TV 드라마로만 보던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만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김상중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연극을 선택했다”며 “처음 극의 대본을 읽었을 때 영화와는 다르게 묘한 재미를 느꼈다. 무엇보다 황인뢰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고 해서, 섬세한 작품이 될 것 같아 출연했다”고 밝혔다.
김승우 역시 황인뢰 연출가와의 인연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김승우의 드라마 데뷔작인 ‘연애의 기초’ 때 만났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김승우는 “이 작품을 선택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배우의 예술’이라는 연극인데, 괜히 무대에 올랐다가 실력이 탄로 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웃었다. 이어 “연극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까 걱정했는데, 재미가 힘든 것을 이겼다”고 말했다.
김승우는 “연기라고 다 같은 연기가 아니라는 걸 알았고, 연극을 하는 이유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개막해 두 번의 공연을 마친 그는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하루하루 즐겁고 신나게 연습하고,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고 했다. 목표도 세웠다. ‘동아연극상’에서 신인상을 받는 것이다. 김승우는 “‘저 배우가 왜 연극을 할까?’라는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미저리’를 마칠 즈음에는 ‘무대와도 꽤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저리’는 약 600석 규모의 중극장 무대를 영리하게 사용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애썼다. 긴장감을 높이는 음악과 장면마다 바뀌는 회전무대 형태의 디자인으로 몰입을 높인다.
폴 역은 김상중, 김승우 외에도 뮤지컬 배우 이건명이 출연한다.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애니는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세 사람이 모두 다른 느낌이어서 다른 작품을 보는 것 같은 효과도 있다.
황인뢰 연출가는 “작품이 지닌 스릴러의 분위기를 가져가면서, 사랑의 방법을 잘 모르는 여성이 갖는 서툰 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살리려고 했다. 멜로 요소도 염두에 두고 보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4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13일 오후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트 연강홀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연출 황인뢰)의 프레스콜에서다. 김승우는 극중 소설 작가 폴 역을 맡았다. 스티븐 킹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다룬다. 1990년 개봉된 영화 ‘미저리’로도 유명하다.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천국의 나그네’ ‘연애의 기초’ ‘궁’ ‘러브 어게인’ 등을 만든 황인뢰 연출가가 나섰다. 그는 자신과 드라마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승우, 김상중 등을 폴 역으로 앞세웠다. 그동안 TV 드라마로만 보던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만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김상중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연극을 선택했다”며 “처음 극의 대본을 읽었을 때 영화와는 다르게 묘한 재미를 느꼈다. 무엇보다 황인뢰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고 해서, 섬세한 작품이 될 것 같아 출연했다”고 밝혔다.
김승우 역시 황인뢰 연출가와의 인연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김승우의 드라마 데뷔작인 ‘연애의 기초’ 때 만났다.
김승우는 “연기라고 다 같은 연기가 아니라는 걸 알았고, 연극을 하는 이유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개막해 두 번의 공연을 마친 그는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하루하루 즐겁고 신나게 연습하고,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고 했다. 목표도 세웠다. ‘동아연극상’에서 신인상을 받는 것이다. 김승우는 “‘저 배우가 왜 연극을 할까?’라는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미저리’를 마칠 즈음에는 ‘무대와도 꽤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저리’는 약 600석 규모의 중극장 무대를 영리하게 사용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애썼다. 긴장감을 높이는 음악과 장면마다 바뀌는 회전무대 형태의 디자인으로 몰입을 높인다.
황인뢰 연출가는 “작품이 지닌 스릴러의 분위기를 가져가면서, 사랑의 방법을 잘 모르는 여성이 갖는 서툰 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살리려고 했다. 멜로 요소도 염두에 두고 보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4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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