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주민하:공포·호러 장르의 저예산 영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조명했던 42번 국도 연쇄살인사건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페이크 다큐'(다큐멘터리의 특징인 사실주의 기법을 활용하여 만든 극영화) 형식으로 찍었다. 굉장히 생동감 있고 긴장감이 넘친다.
10. 또 기자 역을 맡았는데.
주민하: 이번에는 여주인공 ‘최민하 기자’ 역을 맡았다. 특종에 목말라 있는 프리랜서 기자다. 특종 욕심 때문에 경찰에 신고 하지 않고 직접 위험한 현장에 나서는 인물이다. ‘야경:죽음의 택시’는 4월에, ‘마녀의 법정’은 10월에 촬영했다. 방송은 ‘마녀의 법정’이 먼저였지만 영화에서 먼저 기자를 연기했다.
10. 어쩐지 ‘마녀의 법정’에서 실제 기자처럼 연기가 자연스럽다 싶었다.
주민하: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웃음) ‘마녀의 법정’ 오디션 때 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캐스팅 감독님이 연기를 보고 ‘아나운서 해 볼 생각은 없었느냐’고 물어봤다.
10. ‘야경:죽음의 택시’ 촬영을 앞두고는 기자 역할을 어떻게 준비했나?
주민하: 방송을 하는 기자와 안 하는 기자가 있지 않나. 영화 속 민하는 방송을 하는 기자다. 특파원이나 취재기자들이 뉴스를 리포트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모니터 했다. 앵커와 기자는 또 달랐다. 데스크에서 진행하는 느낌이 아니라 현장감 있게 보도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10.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주민하: 공포영화 ‘소녀괴담'(2014)에 출연하면서 오인천 감독님과 인연이 됐다. 감사하게도 저를 좋게 봐 주셨다. ‘다음에 또 함께 하자’고 했는데 이번 작품에 불러주신거다.
10. 그동안 ‘노크’ ‘소녀괴담’ 등 공포·스릴러물에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작품에선 연기가 어떻게 달라졌나?
주민하: 영화 자체를 일반 촬영 기법으로 찍지 않았다. 리얼 다큐를 찍듯 카메라 한 대로 있는 그대로를 촬영했다. 감독님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금이라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 순간 작품이 망한다고 생각했다. 짜여진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경우도 많다.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연기했다.
10. 촬영이 이틀만에 끝났다던데.
주민하: 런닝타임은 80분이 넘는데 21시간만에 촬영을 마쳤다. 역시나 최대한 자연스러워야 했기 때문에 NG 없이 쭉쭉 갔다. 배우 입장에서는 편했다.
10.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주민하: 사회문제를 다루기보다 주인공 최민하 기자라는 인물의 ‘성공’에 대한 집착, 그로 인해 생긴 비도덕적인 부분, 그것에 대한 갈등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런 부분을 집중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한두 가지 덧붙이자면, 겨울에 나온 공포영화다. 더 추우실 거다.(웃음) ‘추격자’처럼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제작된 스릴러물은 특히 여성들이 보기엔 무섭다. ‘야경:죽음의 택시’ 또한 실제 있었던 일을 리얼하고 현실감 있게 그렸다. 제41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라 감독님이 현지에 다녀왔다. 40대 여성이 영화를 보다가 기절했다더라.
10. ‘마녀의 법정’에서는 정려원과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호흡은 어땠나?
주민하: 첫 촬영부터 정려원 선배 뺨을 때려야 했다. 뺨을 때리거나 맞는 역할을 많이 해봐서 긴장 되진 않았다. 보통은 시늉만 하는데 한 번은 제대로 때려야 했다. 그때 정려원 선배는 오히려 편하게 하라고 했다. 선배가 잘 맞아줘서 두 번 만에 오케이 됐다. 상대방을 괴롭히는 신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차라리 내가 맞는게 낮다.
10. 정려원과는 첫 만남이었나?
주민하: 처음이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뺨을 때린 거다.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했던 배우다. 정말 예뻤다. (웃음) 연기 분석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매회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지 고민하는 등 주인의식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다. 털털하고 생기가 넘치는 분이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10. ‘마녀의 법정’에서 있었던 재미 있는 에피소드는?
주민하: 오 부장으로 나온 전배수 선배가 성 추행 연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하루 종일 담배도 안 피우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면서 고생하셨다. 촬영이 시작되고 “편하게 오세요” 라고 말씀 드렸는데 머뭇머뭇 제대로 다가오질 못하셨다. 여러 번 촬영 끝에 좀 지나치다 싶어서 안 될 줄 알았던 장면이 뜻밖에도 오케이 됐다. 선배님이 눈 질끈 감고 시도하셨는데 그게 방송으로 나갔다.
10. 데뷔한 지 11년이나 됐는데 아직 신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주민하: 데뷔 3~4년 차 때부터 지금까지 ‘중고 신인’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처음엔 ‘나는 언제쯤 잘 될까’ 하는 조바심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런 말이 불쾌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의 장점이 정년이 없다는 것 아닌가. 80세까지 산다 쳐도 아직 50년은 더 할 수 있는데 3~4년만에 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속상해 하면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았다. 일찍 되는 사람도 있고, 늦게 빛 보는 사람도 있다. 나도 때가 되면 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네 중고예요. 그래서 정말 잘해요” 라고 말한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 믿음이 연기 할 때 도움이 된다. 오디션 현장에서도 “그들이 나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해서 도와줘야 한다”는 프로의식이 생겼다.
10. 처음에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주민하: 거창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연기 아카데미 광고를 보고 “너도 저런 거 해볼래?” 라고 물어보셨다. 그 한 마디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 보다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마음이 훨씬 크다. 더 소중해서 놓고 싶지 않다.
10. 배우로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은?
주민하: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장희빈 역할은 꼭 해보고 싶다. 초등학교 때 정선경 선배가 장희빈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많이 따라하기도 했다.(웃음) 사극이나 시대물을 하고 싶다.
10. 50년 넘게 연기 할 날이 남았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또 배우를 할 건가?
주민하: 할 거다. 내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태어날 때도 그런 ‘운명’을 타고 났으면 좋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10.영화 ‘야경:죽음의 택시'(개봉:12월 20일)는 어떤 작품인가?배우 주민하는 데뷔 11년 차다. 2006년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 #3’로 데뷔했으나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2011년 SBS ‘기적의 오디션’을 통해서다. 영화 ‘노크’ ‘소녀괴담’ ‘자칼이 온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 ‘TV소설 일편단심 민들레’ ‘울지 않는 새’ 등 여러 작품에서 열연했다. 작품마다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 받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3~4년 차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중고 신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네 중고 신인이에요. 그래서 잘해요”라며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배우는 정년(停年)이 없는 직업이잖아요. 80세까지만 산다 쳐도 아직 50년은 더 할 수 있는데…때가 되면 다 된다고 생각해요.” 지난 10월 방송된 KBS2 ‘마녀의 법정’에서 ‘한정미 기자’ 역을 맡아 정려원과 호흡하면서 다시금 주목받은 그가 영화 ‘야경:죽음의 택시’로 관객을 만난다. 이번에도 ‘기자’를 연기한다. 서울시 중구 청파로 텐아시아에서 ‘중고 신인’ 주민하를 만났다.
주민하:공포·호러 장르의 저예산 영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조명했던 42번 국도 연쇄살인사건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페이크 다큐'(다큐멘터리의 특징인 사실주의 기법을 활용하여 만든 극영화) 형식으로 찍었다. 굉장히 생동감 있고 긴장감이 넘친다.
10. 또 기자 역을 맡았는데.
주민하: 이번에는 여주인공 ‘최민하 기자’ 역을 맡았다. 특종에 목말라 있는 프리랜서 기자다. 특종 욕심 때문에 경찰에 신고 하지 않고 직접 위험한 현장에 나서는 인물이다. ‘야경:죽음의 택시’는 4월에, ‘마녀의 법정’은 10월에 촬영했다. 방송은 ‘마녀의 법정’이 먼저였지만 영화에서 먼저 기자를 연기했다.
10. 어쩐지 ‘마녀의 법정’에서 실제 기자처럼 연기가 자연스럽다 싶었다.
주민하: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웃음) ‘마녀의 법정’ 오디션 때 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캐스팅 감독님이 연기를 보고 ‘아나운서 해 볼 생각은 없었느냐’고 물어봤다.
10. ‘야경:죽음의 택시’ 촬영을 앞두고는 기자 역할을 어떻게 준비했나?
주민하: 방송을 하는 기자와 안 하는 기자가 있지 않나. 영화 속 민하는 방송을 하는 기자다. 특파원이나 취재기자들이 뉴스를 리포트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모니터 했다. 앵커와 기자는 또 달랐다. 데스크에서 진행하는 느낌이 아니라 현장감 있게 보도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10.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주민하: 공포영화 ‘소녀괴담'(2014)에 출연하면서 오인천 감독님과 인연이 됐다. 감사하게도 저를 좋게 봐 주셨다. ‘다음에 또 함께 하자’고 했는데 이번 작품에 불러주신거다.
10. 그동안 ‘노크’ ‘소녀괴담’ 등 공포·스릴러물에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작품에선 연기가 어떻게 달라졌나?
주민하: 영화 자체를 일반 촬영 기법으로 찍지 않았다. 리얼 다큐를 찍듯 카메라 한 대로 있는 그대로를 촬영했다. 감독님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금이라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 순간 작품이 망한다고 생각했다. 짜여진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경우도 많다.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연기했다.
10. 촬영이 이틀만에 끝났다던데.
주민하: 런닝타임은 80분이 넘는데 21시간만에 촬영을 마쳤다. 역시나 최대한 자연스러워야 했기 때문에 NG 없이 쭉쭉 갔다. 배우 입장에서는 편했다.
10.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주민하: 사회문제를 다루기보다 주인공 최민하 기자라는 인물의 ‘성공’에 대한 집착, 그로 인해 생긴 비도덕적인 부분, 그것에 대한 갈등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런 부분을 집중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한두 가지 덧붙이자면, 겨울에 나온 공포영화다. 더 추우실 거다.(웃음) ‘추격자’처럼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제작된 스릴러물은 특히 여성들이 보기엔 무섭다. ‘야경:죽음의 택시’ 또한 실제 있었던 일을 리얼하고 현실감 있게 그렸다. 제41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라 감독님이 현지에 다녀왔다. 40대 여성이 영화를 보다가 기절했다더라.
주민하: 첫 촬영부터 정려원 선배 뺨을 때려야 했다. 뺨을 때리거나 맞는 역할을 많이 해봐서 긴장 되진 않았다. 보통은 시늉만 하는데 한 번은 제대로 때려야 했다. 그때 정려원 선배는 오히려 편하게 하라고 했다. 선배가 잘 맞아줘서 두 번 만에 오케이 됐다. 상대방을 괴롭히는 신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차라리 내가 맞는게 낮다.
10. 정려원과는 첫 만남이었나?
주민하: 처음이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뺨을 때린 거다.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했던 배우다. 정말 예뻤다. (웃음) 연기 분석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매회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지 고민하는 등 주인의식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다. 털털하고 생기가 넘치는 분이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10. ‘마녀의 법정’에서 있었던 재미 있는 에피소드는?
주민하: 오 부장으로 나온 전배수 선배가 성 추행 연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하루 종일 담배도 안 피우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면서 고생하셨다. 촬영이 시작되고 “편하게 오세요” 라고 말씀 드렸는데 머뭇머뭇 제대로 다가오질 못하셨다. 여러 번 촬영 끝에 좀 지나치다 싶어서 안 될 줄 알았던 장면이 뜻밖에도 오케이 됐다. 선배님이 눈 질끈 감고 시도하셨는데 그게 방송으로 나갔다.
10. 데뷔한 지 11년이나 됐는데 아직 신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주민하: 데뷔 3~4년 차 때부터 지금까지 ‘중고 신인’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처음엔 ‘나는 언제쯤 잘 될까’ 하는 조바심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런 말이 불쾌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의 장점이 정년이 없다는 것 아닌가. 80세까지 산다 쳐도 아직 50년은 더 할 수 있는데 3~4년만에 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속상해 하면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았다. 일찍 되는 사람도 있고, 늦게 빛 보는 사람도 있다. 나도 때가 되면 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네 중고예요. 그래서 정말 잘해요” 라고 말한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 믿음이 연기 할 때 도움이 된다. 오디션 현장에서도 “그들이 나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해서 도와줘야 한다”는 프로의식이 생겼다.
10. 처음에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주민하: 거창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연기 아카데미 광고를 보고 “너도 저런 거 해볼래?” 라고 물어보셨다. 그 한 마디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 보다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마음이 훨씬 크다. 더 소중해서 놓고 싶지 않다.
10. 배우로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역할은?
주민하: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장희빈 역할은 꼭 해보고 싶다. 초등학교 때 정선경 선배가 장희빈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많이 따라하기도 했다.(웃음) 사극이나 시대물을 하고 싶다.
10. 50년 넘게 연기 할 날이 남았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또 배우를 할 건가?
주민하: 할 거다. 내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태어날 때도 그런 ‘운명’을 타고 났으면 좋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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