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3년 만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로 복귀한 배우 오인혜. 지난 2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예능 출연 제안을 받고 할 수 있는 건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3년 만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로 복귀한 배우 오인혜. 지난 2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예능 출연 제안을 받고 할 수 있는 건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땐 진짜 몰랐어요. ‘나’를 알리는 걸 우선으로 생각했으니까요. 처음에는 드레스 입은 사진들이 빨리 내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사진들이 아니면 제가 없더라고요.”

배우 오인혜가 지난 28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비디오스타’를 통해 오랜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은 그는 영화 ‘설계'(2014) 이후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패션지 화보, 영화 시사회 등을 제외한 공식적인 활동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 중구 청파로 텐아시아 편집국에서 오인혜를 만났다.

10. ‘비디오스타’에서 보여준 모습은 ‘배우 오인혜’의 이미지와는 다르더라.
오인혜: 각오를 단단히 했다. 애교나, 춤 같은 건 예전 같았으면 못한다고 했을 거다. ‘비디오스타’에서 출연 요청을 받았을 때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출연하는 예능을 통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없는 애교를 부리려고 미리 연습까지 했다. 연습한대로 애교를 부렸는데 보시는 분들은 손발이 오그라들었을거다. 녹화할 때 MC 분들에게도 맞을 뻔 했다.(웃음)”

10. 한은정, 고은아, 설인아, 몬스타엑스 셔누와 함께 출연했는데 원래 친분이 있었나?
오인혜: 녹화 날 처음 봤다. 한은정, 고은아 씨와는 따로 만나 술자리를 했다. 방송을 통해 만났는데 금방 친해졌다. 최근에도 안부를 묻고 연락을 하고 있다.

10. 딱 하루 만나 촬영했는데 의외다.
오인혜: 사실 은정 언니가 촬영이 끝난 후에 매니저를 통해 내 연락처를 물어 봤다고 하더라.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긴장했다. 녹화할 때 실수라도 했나 싶었다. 그래서 언니 SNS에 “제가 혹시 실수 한 거 있었나요?”라고 쪽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그런 거 아니라며 좋은 느낌이 있어서 친해지고 싶었다는 말을 해 주셨다. 감동이었다. 작품을 해도 그러기 쉽지 않은 건데 예능을 통해 만나서 손을 내밀어 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

10. 사석에서 한은정과의 만남은 어땠나?
오인혜: 은정 언니는 한 마디로 쿨하고 나이스하다. 선배로서 이끌어 주려는 마음이 크더라. ‘걱정하지마. 조금만 기다려봐. 내가 도와줄게’ 이런 느낌이다. 함께 하면서 느낀 건데 늘 씩씩하고 자신감 넘쳐 보였다. 언니도 공백기가 있었다. 예능을 통해 다시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그런 모습이 내심 부럽기도 했다. 언니가 자신도 겪었다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쿨하게 한마디 해주셨다.

10. ‘비디오스타’를 통해 긴 공백기를 깼다.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오인혜: 기존에 출연했던 작품들 속 캐릭터가 다 비슷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들이 저에 대해 선입견을 갖기 시작하더라. 다양한 역할을 해 보고 싶었는데 들어오는 대본은 이전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은 욕심으로 시작해서 본의 아니게 공백기가 길어져버렸다. 처음에는 몇 년 쉬더라도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했다. 고민도 많았고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효과가 나타나더라. 제 존재가 점점 잊혀지는거다. 이전 이미지가 지워지는 대신에 기억조차 못하는 분들도 생긴 거다. 안 되겠다 싶어 스스로 타협점을 찾았다. 신인 때처럼 앞뒤 안 가리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캐스팅이 안 될 때 아쉬움은 있었지만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만족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열심히 연기 트레이닝도 받고 있다.

10.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화제가 됐던 ‘파격 드레스’도 공백기에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레드 드레스’의 득과 실은?
오인혜: 첫 단추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땐 진짜 몰랐다. 솔직히 ‘나’ 를 알리는 걸 우선으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드레스를 입은 사진들이 빨리 내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사진들이 아니면 내가 없더라. 아이러니하지만 현실이 그랬다.

10. 파격적인 의상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
오인혜: 없지는 않다. 하지만 먼훗날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3년만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로 복귀하는 배우 오인혜가 27일 오후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텐아시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년만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로 복귀하는 배우 오인혜가 27일 오후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텐아시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0.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는 ‘배역’ 선택이 중요할 텐데,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오인혜: 그냥 지금의 나처럼 평범하고 친근감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웃음) 주말극이나 일일극, 시트콤 다 좋다.

10. 데뷔 때부터 줄곧 주연을 맡아왔다. 주연을 고집할 생각인가?
오인혜: 주연에만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들어온 작품들 모두 출연 했을 거다. 작은 역할도 상관 없다. 다작을 하고 싶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쉬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

10. 이번 ‘비디오스타’ 출연처럼 예능을 통해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을까?
오인혜: ‘정글의 법칙'(이하 ‘정글’)은 진심으로 정말 하고 싶다. 사실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직후에 ‘정글’ 출연 제안이 있었다. 당시에 소속사가 없어 혼자 제작진과 미팅까지 했다. 섭외가 완료됐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출연이 무산됐다.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는데,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점점 멀어져갔다. 보기와 다르게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서도 잘 적응한다. 꿋꿋하게 버티는 건 거의 1인자다. 까다로운 면이 없다. 혼자 자취한 지 12년째라 생활력이 남다르다. 스킨 스쿠버 자격증도 있다.

10. 실제로는 섹시한 이미지보다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떨 땐 털털해 보이기도 하고.
오인혜: 보신 대로다. 제 안에 많은 성격이 존재하는 거 같다. 차분하고 말이 없다가도 어떤 상황에서는 남자처럼 털털해질 때가 있다. 또 꽃(오인혜는 현재 플로리스트로 꽃집을 운영 중이다)을 만질 때면 급격하게 여성스러워진다. 그렇지만 ‘섹시’와는 거리가 멀다. 옷도 늘 이렇게 입고 다닌다.

10. 날씨도 쌀쌀한데 남자친구는 없나? 결혼 생각은?
오인혜: 연애 안 한지 꽤 오래됐다. 당분간은 연기에 전념하고 싶다. 결혼 생각은 늘 갖고 있다. 계획적이진 않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이 생기면 하고 싶다. 겉으로 봤을때는 상남자지만 저한테 만큼은 자상한 반전 있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10. 연예인과 결혼은 어떤가?
오인혜: 상관 없다. 같은 직종이니까 말이 잘 통하지 않을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을 것 같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고, 힘든 고충도 서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오인혜: 올해는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차분하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 아무쪼록 안 쉬고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그러면 저에 대한 선입견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쉬지 않고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렇게 하는 이유도 알겠더라. 배우라는 직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억에 있을 때 한 작품이라도 더 해야 한다. 얼마 전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신 나문희 선생님을 보면서 한 번 더 깨달았다. 모든 배우가 그렇게 오래 일하고 싶은 바람이 있을 거다. 이어간다는 건 정말 존경스러운 일이다. 저 역시 훗날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3년 쉰 만큼 다 채우고 싶은 바람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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