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고백부부’ 비하인드 컷 / 사진제공=KBS
KBS2 ‘고백부부’ 비하인드 컷 / 사진제공=KBS
민폐 캐릭터는 없었다. KBS2 금토드라마 ‘고백부부’엔 유독 많은 출연자들이 등장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이끌었다. 이들은 주·조연 할 것 없이 자신만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해 극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지난 18일 종영한 ‘고백부부’는 결혼을 후회하는 38세 동갑내기 부부 마진주(장나라)-최반도(손호준)가 이혼하는 날 20세 대학생으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예능 드라마다. 갑자기 과거로 가게 돼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두 주인공 외에도 대학시절부터 이들 곁을 지킨 친구들과 가족들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다.

장나라와 손호준은 오해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진 부부로 첫 등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장나라는 “우린 너무 불행하다”며 독박 육아에 대한 설움을 쏟아냈다. 손호준 역시 “내가 밖에서 무슨 꼴을 당하는지 아냐”며 서운함을 분노로 표출했다.

장나라는 기존의 발랄했던 이미지 이상의 것을 보여줘 재조명됐다. 과거로 돌아간 후엔 살아난 엄마에 대한 사랑과 2017년에 두고 온 아들 때문에 매일 눈물을 쏟아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친구들 사이에선 아줌마다운 인생 내공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손호준 역시 인생작을 만났다는 평가다. tvN ‘응답하라 1994’(2013) 이후 크게 주목받은 작품이 없었지만 ‘고백부부’에선 38세와 20세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를 뽐냈다. 특히 철없던 모습을 시작으로 점차 변화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최종회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아들이 있는 2017년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입맞춤을 하며 비로소 행복하게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미소 짓게 했다.

KBS2 ‘고백부부’ 허정민,손호준, 이이경(왼쪽부터) / 사진제공=KBS
KBS2 ‘고백부부’ 허정민,손호준, 이이경(왼쪽부터) / 사진제공=KBS
두 주인공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 역은 고보결과 장기용이 연기했다. 보통의 드라마에선 갈등 유발자로 치부되지만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힘 있게 이끌었다. 장기용은 제복이 잘 어울리는 몸매와 훈훈한 외모는 물론 ‘츤데레 매력’의 정남길 역을 제 옷인 양 잘 소화하며 ‘대세 서브 남주’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뭉친 ‘절친’들의 케미도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안재우 역의 허정민, 윤보름 역의 한보름은 남녀가 뒤바뀐 듯한 커플 케미로 눈길을 끌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파격 변신을 시도한 이이경 역시 매 회 웃음을 유발하는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드라마 초반 자세한 설명이 없어 묘한 분위기를 풍겼던 천설 역의 조혜정은 가정사를 비롯한 굵직한 이야기로 존재감을 키웠다.

엄마 역의 김미경은 딸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주며 매 장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최종회에선 시간여행에 대한 비밀을 알게된 후 “네 새끼에게 돌아가”라는 말로 반전을 이끌었다.

드라마 전개를 주도하는 주연들은 물론 조연, 심지어 악역까지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유례없는 호평을 이끌었다. 구멍 없는 ‘고백부부’였기에 드라마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을 예정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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