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돈 말고는 가진 게 없어 늘 정에 굶주렸던 재벌가의 여자 정혜(이요원). 혼외자식이 된 수겸(이준영)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보려 노력 중인 정혜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응원의 미소를 보내고 있다.
시작은 복자클럽의 복수에 의심을 줄이기 위한 ‘내조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부모 능력은 자식 농사로 결정된다더라. 나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쟤 좀 부탁해”라는 이병수(최병모)의 말에 정혜는 “내조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수겸을 챙기는 엄마를 연기하기 시작했다.
엄마를 가져본 적도 엄마가 돼볼 기회도 없었던 정혜에게 ‘좋은 엄마’라는 것은 너무나도 막연한 이름.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인터넷이었다.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을 찾아내 하나씩 실천하는 정혜의 모습은 어설픈 초보 엄마의 모습 그대로였다.
정혜는 인터넷에서 본 ‘칭찬 자주 하기’에 따라 등교하는 수겸에게 “오늘 스타일 좋다”라고 호기롭게 외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맨날 입던 교복인데요”. 이어 민망한 상황을 뒤로 하고 ‘정성껏 간식 챙겨주기’를 위해 사과를 깎았지만 난생 처음 깎아 본 사과는 감자보다 작았다. 결국 정혜는 수겸이 깎은 예쁜 사과를 함께 먹어야 했다.
초보 엄마 정혜는 ‘나 화법으로 말하기’를 실천하는 ‘엄마봇’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과마저 잘 깎는 수겸에게 “넌 정말 못하는 게 뭐니?”라며 톡 쏘아붙이는 듯하더니 바로 “나는 네가 뭐든 잘해서 참 좋아”라고 또박또박 말하며 어색한 모습을 보여준 것.
이에 수겸은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니냐. 둘만 있을 땐 편하게 하이소”라고 말했지만 정혜는 또다시 “나는 네가 내 생각해줘서 참 기쁘다. 나는 지금도 편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계모와 남편의 혼외자식, 심지어 두 사람 모두 혼외자식의 아픔을 지닌 ‘홍길동 모자’라는 흔치 않은 인연으로 만난 정혜와 수겸.
“엄마란 이름은 듣고 싶기도 하고 부르고 싶기도 했는데 태어날 때부터 제 것이 아닌 것 같다”라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는 정혜를 응원하는 홍도의 “부모자식 간에도 시간이 쌓여야 한다”는 말처럼 쌓아가는 시간 속에서 수겸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정혜의 변화가 기대된다.
최정민 인턴기자 mmm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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