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최근 보기 드문 정통 사극이 등장했다.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고증을 토대로 역사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신파나 야사는 담지 않았다. 담백하고 묵직하다. 그래서 더 오랜 잔상이 남는다.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작품이 나왔다”며 일찌감치 ‘웰메이드 사극’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늘(3일) 개봉한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의 병자호란을 다룬 영화다.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 간의 치열했던 이야기를 그렸다. 김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매번 다른 장르를 연출한 황 감독은 첫 사극인데도 완성도 높게 만들었다. 세세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대사나 장소, 소품 모두 옛스러움을 살렸
다. 황 감독은 “고어를 퓨전 사극처럼 현대적으로 풀어 쓰지 않았다. 고어의 아름다움과 그 맛을 살리기 위해 옛말에 가깝게 배우들에게 대사를 줬다.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원작소설인 ‘남한산성’ 속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의 날 선 논쟁의 대사들을 고스란히 영화로 옮겼다. 하지만 관객들이 듣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 없도록 매만지는 작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황 감독은 인조가 3배 9고두례로 머리에 피를 흘렸다는 야사도 따르지 않았다. 오로지 인물들의 감정과 표정에 초점을 맞춰 관객이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피를 흘림으로서 관심 받고 싶지 않았다. 실제 역사에는 인조가 피를 흘렸다는 기록은 없다.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이고 야사일 뿐”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1636년 병자호란 당시 혹독한 추위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혹한 속에서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남한산성의 추위와 풍경을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모든 장면은 야외공간에서 촬영했다.
송파강을 가로질러 남한산성으로 향하는 김상헌(김윤석)의 모습을 담기 위해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 두께가 30cm에 이르는 실제 얼어붙은 강에서 촬영했다. 격서를 전달하기 위해 빙벽을 등반하는 서날쇠(고수)의 장면은 실제 빙폭이 형성되어 있는 양주 가래비 빙벽장에서 사나흘에 걸쳐 촬영하는 등 생생한 현장감을 전하기 위해 제작진과 배우 모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실제 대장장이가 사용한 소품으로 꾸민 서날쇠 대장간, 직접 몽골에 가서 공수해온 군막과 직물로 연출한 삼전도 청의 진지 등 영화 속 모든 공간과 작은 소품까지 세세하게 연출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투 장면에서는 군사들이 사용한 조총과 칼, 활 또한 실제 사이즈로 재현했다. 군사들의 투구와 갑옷은 당시 전쟁에서 사용했던 짐승의 가죽과 화선지 등의 재료로 6개월의 수작업을 거쳐 제작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세트와 장비를 활용해 연기한 배우들이다. 황 감독은 그 어떤 때보다 캐스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병헌, 김윤석을 필두로 박해일, 박희순, 고수, 조우진 등이 출연했다.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모인 것.
황 감독은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으면 제작할 생각이 없었다. 그만큼 어렵고 무게감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연기력과 대중성 겸비한 분이 아니면 투자사와 제작사에서는 이 영화를 만들자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작업은 한국 영화감독으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또 있을까’라고 할 만큼 귀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만족한 것은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윤석은 최근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남한산성’은 제대로 한 판 밀어붙인 느낌이다. 근간에 보기 힘든 완성도의 도도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앞으로 영화계가 좀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극찬했다.
이병헌 역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내 필모그래피에 이런 영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다. 내가 출연해서가 아니고 ‘진짜 좋은 영화를 찍었다’라는 자부심이 든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처럼 우리들이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과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 ‘남한산성’은 추석 연휴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9분.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오늘(3일) 개봉한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의 병자호란을 다룬 영화다.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 간의 치열했던 이야기를 그렸다. 김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매번 다른 장르를 연출한 황 감독은 첫 사극인데도 완성도 높게 만들었다. 세세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대사나 장소, 소품 모두 옛스러움을 살렸
다. 황 감독은 “고어를 퓨전 사극처럼 현대적으로 풀어 쓰지 않았다. 고어의 아름다움과 그 맛을 살리기 위해 옛말에 가깝게 배우들에게 대사를 줬다.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원작소설인 ‘남한산성’ 속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의 날 선 논쟁의 대사들을 고스란히 영화로 옮겼다. 하지만 관객들이 듣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 없도록 매만지는 작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황 감독은 인조가 3배 9고두례로 머리에 피를 흘렸다는 야사도 따르지 않았다. 오로지 인물들의 감정과 표정에 초점을 맞춰 관객이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피를 흘림으로서 관심 받고 싶지 않았다. 실제 역사에는 인조가 피를 흘렸다는 기록은 없다.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이고 야사일 뿐”이라고 밝혔다.
송파강을 가로질러 남한산성으로 향하는 김상헌(김윤석)의 모습을 담기 위해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 두께가 30cm에 이르는 실제 얼어붙은 강에서 촬영했다. 격서를 전달하기 위해 빙벽을 등반하는 서날쇠(고수)의 장면은 실제 빙폭이 형성되어 있는 양주 가래비 빙벽장에서 사나흘에 걸쳐 촬영하는 등 생생한 현장감을 전하기 위해 제작진과 배우 모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실제 대장장이가 사용한 소품으로 꾸민 서날쇠 대장간, 직접 몽골에 가서 공수해온 군막과 직물로 연출한 삼전도 청의 진지 등 영화 속 모든 공간과 작은 소품까지 세세하게 연출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투 장면에서는 군사들이 사용한 조총과 칼, 활 또한 실제 사이즈로 재현했다. 군사들의 투구와 갑옷은 당시 전쟁에서 사용했던 짐승의 가죽과 화선지 등의 재료로 6개월의 수작업을 거쳐 제작했다.
황 감독은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으면 제작할 생각이 없었다. 그만큼 어렵고 무게감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연기력과 대중성 겸비한 분이 아니면 투자사와 제작사에서는 이 영화를 만들자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작업은 한국 영화감독으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또 있을까’라고 할 만큼 귀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만족한 것은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윤석은 최근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남한산성’은 제대로 한 판 밀어붙인 느낌이다. 근간에 보기 힘든 완성도의 도도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앞으로 영화계가 좀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극찬했다.
이병헌 역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내 필모그래피에 이런 영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다. 내가 출연해서가 아니고 ‘진짜 좋은 영화를 찍었다’라는 자부심이 든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처럼 우리들이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과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 ‘남한산성’은 추석 연휴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9분.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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