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윤형빈: 안 그래도 주변에서 너희가 무슨 그룹이냐고 많이 묻는다. 그런데 스터디 그룹도 그룹이지 않나.(웃음) 그룹의 사전적 의미가 뜻을 함께 하는 단체나 모임이다. 딱 우리를 설명하는 말이다. 지금까지 소극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코미디 공연 팀들이 모였는데 이제는 코미디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해보자고 모인 게 ‘윤형빈 소극장 그룹’, 줄여서 윤소그룹이다.
10. 기존 시스템으로도 신인들을 배출하는 등 ‘윤형빈 소극장’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게 아닌데.
윤형빈: 소극장에만 머무니까 활동 범위가 공연에만 국한되는 느낌을 받았다. 공연뿐만 아니라 개그맨들이 팟캐스트도 진행하고, 영화도 출연하고, MD상품도 출시할 수 있는데 말이다. ‘윤소그룹’의 ‘소’는 소극장의 소, ‘작을 소(小)’면서 동시에 ‘웃음 소(笑)’라고 생각한다. 공연만 하던 소극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웃음에 관련된 모든 콘텐츠와 사업을 하는 일종의 코미디 벤처로 성장했다.
10. 코미디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SBS ‘웃찾사’는 폐지됐고, KBS2 ‘개그콘서트’는 부진이 계속되자 김대희·김준호·강유미 등 선배 개그맨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윤소그룹’도 이런 위기의식에서 발족한 건가?
윤형빈: 지금 한국엔 코미디 기반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최근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데 과거에 스탠드업 코미디가 없었던 게 아니다. 드라마타이즈 코미디도 있었고, 갈갈이 패밀리가 주연한 어린이 영화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공개 코미디가 코미디의 전부로 여겨진다. 개그맨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場)이 더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10.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을 텐데.
윤형빈: ‘개그콘서트’‘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에게 공연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면 머뭇거린다. 당장 이번 주 아이디어 회의, 녹화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 수 없다. 개그맨들도 가수들처럼 행사나 공연에서 오는 수입이 더 큰데 공연 시장이 죽었다. 팔다리가 다 끊겨버린 상황이다. 그러니까 방송국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 계속 되는 거다.
10. 해법이 있을까?
윤형빈: 개그맨과 방송국 사이를 조율해주고, 그들이 끼를 펼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연구하는 회사가 있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윤소그룹’이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 개그맨들이 걱정 없이 자기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일단 팟캐스트나 짧은 스낵 콘텐츠 등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점차 가지를 뻗어 영화 같은 더 큰 영역에 도전할 거다. 방송을 막 시작한 신인들의 매니지먼트도 계획 중이다.
10. 이목을 끌만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나.
윤형빈: 최근 온라인에서 5분 안팎의 스낵 영상이 인기를 끌지 않나. 개그는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앞서 언급한 유병재 스탠드업 코미디도 그렇고,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PPAP의 주인공도 일본 개그맨이다. 우리들의 개그를 짧은 영상에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절대 공식’만 찾아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10. 영화도 진출하고 싶다고 했는데 코미디 영화는 어린이 전용 영화란 인식이 강하다. 이런 편견을 뚫고 영화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나.
윤형빈: 한국의 주성치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 수준이 낮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주성치의 초창기 영화를 본 적 있느냐고 묻는다. 정말 허접하다. C급 느낌이다. 하지만 주성치는 꾸준히 영화를 제작하고 수준을 높여 ‘소림축구’ ‘쿵푸허슬’ 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 다음의 영화가 없었다. 코미디 트렌드를 분석하고, 좋은 시나리오와 대본을 쓰고, 투자까지 받을 수 있는 코미디 전문 회사가 있다면 주성치 못지않은 한국 코미디 영화들도 나올 수 있다.
10. 코미디가 살아나기 위해 기본이 돼야 할 부분은 뭔가?
윤형빈: 공개 코미디에 좋은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기본이다. ‘맥그리거’란 격투기 스타가 등장해 UFC가 살아났듯이 공개 코미디의 스타가 나와야 코미디 전체에 불이 붙을 수 있다. 그런 좋은 재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코미디 아카데미도 3개월째 운영 중인데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 조만간 맥그리거 같은 스타가 코미디계에도 등장할 거라 믿는다.
10. 그런 스타가 될 만한 ‘윤소그룹’ 히든카드는?
윤형빈: 현재 ‘코빅’에 출연하는 개그맨들도 다 실력 있는 친구들이다. ‘빵 터진’ 코너는 아니지만 꾸준히 순위에도 들고 있어서 제작진도 놀라고 있다. 또 아직 노출되지 않은 친구 중에 성룡이란 친구가 있다. 개그맨 선후배들도 공연을 보러 와서 극찬을 하고 갔다. 유세윤 선배가 진짜 웃기다며 극찬을 한 친구다. 윤소그룹의 비밀 병기다.
10. 직접 무대 위에서 개그를 해보고 싶은 싶은 욕심은?
윤형빈: 왜 없겠나. 당연히 나도 무대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내가 욕심을 부리면 후배 한 명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당분간은 후배들의 서포터가 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10. 윤소그룹의 목표는?
윤형빈: 개그계의 SM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 SM이란 회사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기사를 모두 읽어봤다.(웃음) SM이란 회사가 가장 먼저 한류의 물꼬를 텄기 때문에 지금의 K팝 시장이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SM은 일찍이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남들보다 먼저 보아와 동방신기를 일본에서 신인 가수처럼 육성했다. 또 일본에서 한류가 점점 커질 때 중국 시장을 바라봤다. 지금은 동남아를 보고 있다고 하더라.
체계적으로 팬덤을 키우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만들고 또 그 수익으로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그런 과정을 우리 윤소그룹도 경험해보고 싶다. 코미디 한류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못 본 문을 우리가 먼저 열고, 코미디계에 종사하는 동료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개그맨 윤형빈은 “윤소그룹의 영문명을 줄이면 YG”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개그맨 특유의 유쾌함은 여기까지였다. 그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자신이 최근 새롭게 출범시킨 개그문화 브랜드 ‘윤소그룹’의 설립 배경과 역할, 발전 방향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코미디와 선후배 개그맨들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그는 ‘윤소그룹’을 시작으로 다시 한 번 한국 코미디가 부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10. 왜 갑자기 그룹 회장이 됐나?(웃음)
윤형빈: 안 그래도 주변에서 너희가 무슨 그룹이냐고 많이 묻는다. 그런데 스터디 그룹도 그룹이지 않나.(웃음) 그룹의 사전적 의미가 뜻을 함께 하는 단체나 모임이다. 딱 우리를 설명하는 말이다. 지금까지 소극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코미디 공연 팀들이 모였는데 이제는 코미디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해보자고 모인 게 ‘윤형빈 소극장 그룹’, 줄여서 윤소그룹이다.
10. 기존 시스템으로도 신인들을 배출하는 등 ‘윤형빈 소극장’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게 아닌데.
윤형빈: 소극장에만 머무니까 활동 범위가 공연에만 국한되는 느낌을 받았다. 공연뿐만 아니라 개그맨들이 팟캐스트도 진행하고, 영화도 출연하고, MD상품도 출시할 수 있는데 말이다. ‘윤소그룹’의 ‘소’는 소극장의 소, ‘작을 소(小)’면서 동시에 ‘웃음 소(笑)’라고 생각한다. 공연만 하던 소극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웃음에 관련된 모든 콘텐츠와 사업을 하는 일종의 코미디 벤처로 성장했다.
10. 코미디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SBS ‘웃찾사’는 폐지됐고, KBS2 ‘개그콘서트’는 부진이 계속되자 김대희·김준호·강유미 등 선배 개그맨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윤소그룹’도 이런 위기의식에서 발족한 건가?
윤형빈: 지금 한국엔 코미디 기반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최근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데 과거에 스탠드업 코미디가 없었던 게 아니다. 드라마타이즈 코미디도 있었고, 갈갈이 패밀리가 주연한 어린이 영화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공개 코미디가 코미디의 전부로 여겨진다. 개그맨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場)이 더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10.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을 텐데.
윤형빈: ‘개그콘서트’‘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에게 공연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면 머뭇거린다. 당장 이번 주 아이디어 회의, 녹화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 수 없다. 개그맨들도 가수들처럼 행사나 공연에서 오는 수입이 더 큰데 공연 시장이 죽었다. 팔다리가 다 끊겨버린 상황이다. 그러니까 방송국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 계속 되는 거다.
윤형빈: 개그맨과 방송국 사이를 조율해주고, 그들이 끼를 펼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연구하는 회사가 있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윤소그룹’이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 개그맨들이 걱정 없이 자기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일단 팟캐스트나 짧은 스낵 콘텐츠 등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점차 가지를 뻗어 영화 같은 더 큰 영역에 도전할 거다. 방송을 막 시작한 신인들의 매니지먼트도 계획 중이다.
10. 이목을 끌만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나.
윤형빈: 최근 온라인에서 5분 안팎의 스낵 영상이 인기를 끌지 않나. 개그는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앞서 언급한 유병재 스탠드업 코미디도 그렇고,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PPAP의 주인공도 일본 개그맨이다. 우리들의 개그를 짧은 영상에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절대 공식’만 찾아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10. 영화도 진출하고 싶다고 했는데 코미디 영화는 어린이 전용 영화란 인식이 강하다. 이런 편견을 뚫고 영화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나.
윤형빈: 한국의 주성치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 수준이 낮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주성치의 초창기 영화를 본 적 있느냐고 묻는다. 정말 허접하다. C급 느낌이다. 하지만 주성치는 꾸준히 영화를 제작하고 수준을 높여 ‘소림축구’ ‘쿵푸허슬’ 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 다음의 영화가 없었다. 코미디 트렌드를 분석하고, 좋은 시나리오와 대본을 쓰고, 투자까지 받을 수 있는 코미디 전문 회사가 있다면 주성치 못지않은 한국 코미디 영화들도 나올 수 있다.
10. 코미디가 살아나기 위해 기본이 돼야 할 부분은 뭔가?
윤형빈: 공개 코미디에 좋은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기본이다. ‘맥그리거’란 격투기 스타가 등장해 UFC가 살아났듯이 공개 코미디의 스타가 나와야 코미디 전체에 불이 붙을 수 있다. 그런 좋은 재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코미디 아카데미도 3개월째 운영 중인데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 조만간 맥그리거 같은 스타가 코미디계에도 등장할 거라 믿는다.
윤형빈: 현재 ‘코빅’에 출연하는 개그맨들도 다 실력 있는 친구들이다. ‘빵 터진’ 코너는 아니지만 꾸준히 순위에도 들고 있어서 제작진도 놀라고 있다. 또 아직 노출되지 않은 친구 중에 성룡이란 친구가 있다. 개그맨 선후배들도 공연을 보러 와서 극찬을 하고 갔다. 유세윤 선배가 진짜 웃기다며 극찬을 한 친구다. 윤소그룹의 비밀 병기다.
10. 직접 무대 위에서 개그를 해보고 싶은 싶은 욕심은?
윤형빈: 왜 없겠나. 당연히 나도 무대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내가 욕심을 부리면 후배 한 명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당분간은 후배들의 서포터가 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10. 윤소그룹의 목표는?
윤형빈: 개그계의 SM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 SM이란 회사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기사를 모두 읽어봤다.(웃음) SM이란 회사가 가장 먼저 한류의 물꼬를 텄기 때문에 지금의 K팝 시장이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SM은 일찍이 일본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남들보다 먼저 보아와 동방신기를 일본에서 신인 가수처럼 육성했다. 또 일본에서 한류가 점점 커질 때 중국 시장을 바라봤다. 지금은 동남아를 보고 있다고 하더라.
체계적으로 팬덤을 키우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만들고 또 그 수익으로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그런 과정을 우리 윤소그룹도 경험해보고 싶다. 코미디 한류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못 본 문을 우리가 먼저 열고, 코미디계에 종사하는 동료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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