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이준 / 사진제공=프레인TPC
배우 이준 / 사진제공=프레인TPC
지난 2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는 자체최고시청률 36.5%를 기록하며 열풍이 일었다. 가족 구성원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 속 아이돌 출신 배우 안중희의 다사다난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발연기’ 꼬리표를 지우기 위해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를 찾아가 부성애를 느꼈지만 그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이 과정에서 매니저 변미영(정소민)과 사랑을 싹틔우며 설렘을 유발하기도 했다. 안중희 역의 이준은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

10. 첫 주말드라마였다.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이준: 주말드라마는 다양한 연령층이 시청하기 때문에 대사를 크고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캐릭터 특성상 자칫 과장된 연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우려가 생겼다. 그래서 오롯이 캐릭터에만 집중했다. 작게 해야 할 대사는 작게 하면서 현실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첫 주말드라마에다 안 해봤던 세트 촬영이 많아 걱정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0. 로맨스부터 가족사까지 감정선이 다양했다. 가장 어려웠던 연기는?
이준: 김영철 선생님과 붙는 신이다. 안중희가 아버지를 몰아붙이는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특히 아버지가 사온 수박과 참외를 던지는 장면을 앞두고는 감독님에게 “던질 마음이 안 생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과일을 사왔는지 아는데 그 마음을 무시해야 해서 슬펐다. 그래도 김영철 선생님이이 “아무도 신경 쓰지 말고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너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라”고 격려해줘서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10. 정소민과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이준: 대본 리딩에서 처음 만날 때부터 좋았다. 나는 틀이 없는 상태에서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소민 씨 역시 그렇다고 했다. 스타일이 비슷하니 연기를 주고받는 게 편했다. 무엇보다 내가 맨날 “망했다” “지금 연기 되게 이상한 것 같다”고 상실에 빠지면 소민 씨가 “오빠처럼 잘 하는 사람이랑 연기해서 좋다”며 칭찬해줬다.

10. 두 사람의 다정한 데이트 장면이 부족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40회쯤 사랑이 이뤄지지 않을까요?”라고 장난쳤는데 40회가 넘어도 이어지지 않는 거다. 두 인물이 마음을 확인한 뒤에도 “기다릴게” “기다려줘” 이러면서 뜸을 들였다. 감독님한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애정신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물은 적도 있다. 52회로 종영했는데 50회쯤 비로소 편안하게 사랑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그때부턴 매 신마다 혼을 담아 연기했다.(웃음)

10.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이준: 데뷔 초에나 느낄 수 있었던 팬덤의 힘을 느끼고 있다.(웃음) 아이돌 활동을 할 땐 스케줄이 살인적이라 팬들의 사랑을 꼼꼼히 느낄 새가 없던 것 같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팬들의 활동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큰 부분이다.

배우 이준 / 사진제공=프레인TPC
배우 이준 / 사진제공=프레인TPC
10. 필모그래피가 다양하다. 매 작품마다 변신을 시도한다. 연기에 대한 갈망인가?
이준: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지 못했다. 욕먹을 위험이 있지만 그래도 뭐든 도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매번 작품선택 기준이 달라지는 것도 한 몫 했다. 따져보니 영화는 씨제이(CJ)엔터테인먼트·쇼박스·뉴(NEW)·워너브러더스 작품을 했고 드라마도 KBS·MBC·SBS·tvN에서 해봤다. 단막극부터 8부작·16부작에 이어 이번에 50부작도 해봤다. 새로운 걸 한다는 건 항상 재미있다.

10. 그 많은 것들 중 가장 잘 맞았던 건 뭔가?
이준: 적은 예산의 영화 ‘배우는 배우다’. 당시 시스템이 재미있었다. 감독님이 뭐든 자유롭게 해보라며 나를 믿어줬다. 리허설을 안 하고 촬영을 한 적도 많다. 촬영장에 도착해서 인사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연기를 한 적도 있다. 즉흥적인 걸 좋아하는 편이라 당시 현장이 잘 맞았다. 일을 한다는 생각보단 놀고 있다는 기분이 있었다.

10. 입대를 앞두고 있다. 제대 후 어떤 점이 달라져있을까?
이준: 지금까지 활동을 돌아보면 미숙했지만 치열했다. 완성형이 아니었다. 군대를 다녀온다고 내 연기가 갑자기 완성되진 않겠지만 많이 생각하고 연구해서 공백이 무색하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주변 상황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싶다거나 큰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악성 댓글은 별로 없는 지금 상황이 좋다.

10. 입대 전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이준: 2주 정도는 놀 시간이 생길 것 같다. 그 전까진 스케줄이 있어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 팬미팅도 앞두고 있는데, 가성비 좋은 팬미팅을 만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안 해봤던 걸 연습하고 있다. 이 전과 팬미팅 규모는 같은데 이번엔 1분 만에 매진이 됐다더라. 당황스럽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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