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맨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맨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또 한 편의 타임슬립 드라마가 선을 보였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은 뻔할 것이라는 우려를 뒤집었다.

‘맨홀’은 백수 봉필(김재중)이 우연히 맨홀에 빠지면서 시간여행을 한다. 일주일 뒤 진행되는 첫사랑 수진(유이)의 결혼을 막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봉필의 모습이 그려진다. 9일 방송된 1회에서 봉필은 짝사랑녀 수진의 결혼 소식에 혼이 나갔다. 동네 친구들에게 “내가 수진이랑 결혼해야겠다. 결혼을 막을 방법이 없냐”며 조언을 구했다. 정작 수진 앞에서는 긴장해 헛소리만 했다.

봉필은 수진에게 고백하는 상상만 할뿐 실제로는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 고백해도 상황이 바뀔 수 없다는 걸 깨닫곤 체념했다. 이와 함께 갑작스러운 시간여행이 시작됐다. 봉필은 수업 중인 고등학생 교실에서 눈을 떴고, 교실에서 공부 중인 수진과 친구들을 보고 놀랐다. 이어진 예고편에선 자신이 시간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혼란에 빠지는 봉필의 모습이 그려졌다.

1회에서는 인물들의 소개가 빠르게 전개됐다. 이때문일까. 봉필의 정신없는 움직임은 극 전체를 다소 산만하게 만들었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등장 역시 과하다는 느낌을 줬다. 1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맨홀’ 첫 회는 3.1%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3사 드라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아쉽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보였다. 1회 말미 봉필이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장면부터는 집중도가 살아났다. 10일 방송되는 2화에서는 봉필의 황당한 시간여행이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어떤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하는지, 언제 이동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봉필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은 극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과거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로 인해 현재 봉필의 직업이나 말투 등이 계속 바뀔 예정이다. 독특한 형태를 띠는 ‘맨홀’이 타입슬립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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