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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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에서 여인이 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남지현(22)은 지난 13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이하 ‘수트너’)에서 사고뭉치 변호사 은봉희 역을 맡아 성인연기자로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데뷔 후 14년 동안 아역생활만 10년이나 한 그로선 감회가 남다른 수 밖에 없다.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20일 만난 남지현은 극중 은봉희처럼 화사하고 똑 부러졌다.

“운 좋게도 잇달아 작품이 잘 돼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는데 그 부분도 잘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무엇보다 아역의 이미지를 많이 벗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남지현에게 ‘아역’은 늘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아역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것은 어떤 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질문이다. 듣는 사람이 지겨울 정도다. 하지만 남지현은 “아역생활을 길게 했는데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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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아역생활은 기초공사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준 준비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질문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요. 저의 과제도 아역에서 성인으로 더 많이 넘어와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라고 생각하죠. 언젠가 ‘아역에서 벗어났어요!’하고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수상한 파트너’는 남지현이 아역의 이미지를 확실히 지우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는 시작부터 달랐다. 우선 역할이 달랐다. 전작에서처럼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인물이 아니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전문직 여성이었다. 풋풋한 사랑이 아닌 진한 멜로가 담겼다.

“처음 전문직을 맡았는데 이런 캐릭터 하나 하나의 특성이 저의 방향을 제시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KBS2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서울이가 순수한 소녀였다면 ‘쇼핑왕 루이’에서는 조금 더 나아가서 풋풋한 사랑을, ‘수트너’에서는 진해진 로맨스를 보여드렸잖아요. 제가 갖고 있는 모습들을 하나씩 차근히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최근 몇 년 간 방송 영화계에선 20대 여배우 기근현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에 뛸 만한’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때에 남지현은 아역배우에서 성인연기자로 성장해 ‘20대 대표 여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남지현의 ‘아역 탈출’은 그가 미니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발돋움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작인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 땐 시청률 꼴찌를 1등으로 역주행시키는 마법을 이끈 데 이어 ‘수상한 파트너’까지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 그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그런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부담감을 느낄 때도 분명히 있죠. 하지만 그건 지금 고민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걸 잘고 있어요. 전 여전히 연기가 어려워요. 매번 도전하고 실패하고 수정하고 고치죠.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회의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배우고 있어요. 성인 연기자로서 연기를 시작한지 이제 3~4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성공과 실패를 번갈아가며 겪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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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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