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스텔라장 / 사진제공=그랜드라인
스텔라장 / 사진제공=그랜드라인
21세기의 인디 뮤지션은 전방위적이다. ‘아는 사람만 간다는’ 홍대 클럽의 어느 공연장, 소극장의 작은 무대에서 벗어나 역주행 돌풍을 일으키는가 하면 ‘음원 깡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음원 강자로 우뚝 서기도 한다. 연인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를 뜻하는 ‘고막 여친(남친)’도 21세기의 인디신에서 탄생한 신조어다. 음원 차트는 물론 드라마 OST, 페스티벌,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를 허물며 활약 중인 ‘21세기의 인디 뮤지션’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첫 번째 주자는 스텔라장이다.

21세기는 주로 글로벌, 융합, 창의적 사고와 같은 단어로 설명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문장이 21세기 대신 스텔라장을 넣어도 성립된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스텔라장은 프랑스 그랑제꼴 출신 유학파다. 출신이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지만, 스텔라장의 음악에는 분명 한국의 제도권 대중 음악을 벗어난 자유로움이 있다. 영어와 한국어의 언어 유희를 통해 리듬감을 확보할 수 있고, 랩과 보컬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곡을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다. 랩이든 보컬이든 맞춘 듯 잘 어우러지는 음색에는 기계적 트레이닝에 길들여진 그것과는 대비되는 신선함이 있다. 스텔라장이 ‘음색 여신’, ‘믿듣장(믿고 듣는 스텔라장)’이라는 애칭을 얻은 이유다. 가사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창의성도 그의 신곡을 기다리게 만드는 즐거움이다.

지난 25일 발매한 싱글 ‘올라잇’(Alright)은 스텔라장만의 이러한 능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Gimme gimme back’으로 시작하는 도입은 곧이어 나오는 ‘짐이 짐이 돼’와 의미상으로도 라임상으로도 훌륭한 합을 이루며 곡을 전개한다. 보컬과 랩과의 자연스러운 융합은 스텔라장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입증하는 포인트다.

스텔라장 ‘Alright’ 앨범 커버’ / 사진제공=그랜드라인
스텔라장 ‘Alright’ 앨범 커버’ / 사진제공=그랜드라인

스텔라장의 이와 같은 다채로운 역량은 그를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이끌었다. 지난 1월 말에는 인디 뮤지션으로는 예외적으로 EBS 라디오 ‘English Go! Go!’에 출연해 프랑스 샹송 ‘라 비 엥 로즈(LA VIE EN ROSE)’의 영어 버전을 기타 연주와 함께 선보였다. 샹송의 영어 버전을 기타 선율과 함께 들려줄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는 스텔라장이 독보적일 것이다. 지난 3월 말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 게스트로 출연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 2위를 장악했다. 이런 기세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스텔라장을 향한 러브콜이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스텔라장은 인디 뮤지션으로는 오르기 힘든 지상파 음악 방송의 무대에도 오르는 것은 물론, 인디 뮤지션이 활동할 수 있는 음악 방송의 저변도 넓히고 있다. 지난 5월 MBC 음악 방송 ‘음악중심’ 무대에 오른 이후, 지난 22일 KBS1 ‘올댓뮤직’에 출연해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 것.

스텔라장은 기획 앨범 프로젝트 ‘스토리 어바웃 : 썸, 한달’(이하 ‘썸, 한달’)에 래퍼 키썸과 함께 네 번째 타이틀곡 ‘울기 일보 직전’ 주자로도 참여했다. ‘썸, 한달’은 한 달간 ‘썸’ 타는 남녀의 이야기를 음악과 영상으로 펼치는 새로운 형식의 프로젝트다. ‘아는 동생’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여자의 심리는 스텔라장의 음색과 만나 공감을 배가했다.

음색 여신으로 출발해 예능 프로그램, 기획 앨범 프로젝트 등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텔라장의 다음 스텝에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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