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박열’ /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박열’ /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영화 ‘박열’ 속 재일교포들과 일본 배우들이 의미 있는 열연을 펼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박열’에는 실제 일본인 배우들과 재일교포 배우들이 출연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일본 내각의 대신 등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폭력성과 비도덕적 면모가 담긴 캐릭터를 마다하지 않고 열연해준 극단 ‘신주쿠양산박’ 배우들이 눈길을 끈다.

이준익 감독은 1923년부터 1926년까지 3번 교체된 일본 내각이 박열의 삶을 표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내각의 면모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일본어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고, 수소문 끝에 ‘신주쿠양산박’이라는 극단을 만났다.

이준익 감독은 “‘신주쿠양산박’이라는 단체 자체가 재일교포 3세인 김수진 대표가 만든 연극 극단이다. 이분은 실제로 아나키스트로서 한국과 일본을 잇고 재일교포가 양국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문화를 추구하는 분이다. 극단엔 재일교포도 있지만 일본인도 있다. ‘박열’에 출연한 배우들은 과거 일본이 저질렀던 제국주의 시대의 과오를 반성하며 일제가 행한 시대의 폭력성을 외면하지 않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영화에 흔쾌히 출연해 주셨다”고 말했다.

조선인을 위해 변호했던 일본인 후세 다츠지 역시 실제 일본 배우가 연기했다. 야마노우치 타스쿠가 연기한 후세 다츠지는 일본인이지만 박열의 변호인을 자청하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인물. 실제로 2004년 일본인으로서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았다.

일본 배우 야마노우치 다스쿠는 영화 ‘덕혜옹주’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중 부천국제영화제 초정을 받은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다수의 작품에서 일본어를 지도한 이력이 있는 배우로, ‘신주쿠양산박’과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헌했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은 물론, 실제 일본인 배우들이 참여하며 진정성을 더한 영화 ‘박열’은 오는 28일 개봉.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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