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권율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권율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권율은 물 만난 고기처럼, SBS 드라마 ‘귓속말’에서 펄떡펄떡 살아 숨쉬었다. 권율은 법률회사 태백을 삼키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었으나 점점 그 계획과 자신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변호사 강정일로 분했다.

권율이 등장하는 장면은 그 질감과 몰입도가 뭐가 달라도 달랐다. 대학교 연극반에서 시작해 데뷔 후 10년 동안 쌓아온 내공을 모두 쏟아 부은 듯한 그의 연기는 ‘데뷔 10년 만에 찾아온 인생 캐릭터’라는 평을 불러올 정도다. 권율은 ‘귓속말’이 종영한 뒤 찾아온 이런 호평을 체감하고 있을까. 그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귓속말’ 종영 인터뷰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웃었다.

“제겐 주어진 모든 역할이 고마웠어요. 어떤 역이든 목이 졸릴 만큼 처절하게 했으니까 한 캐릭터, 한 작품도 허튼 작품은 없었거든요. 그래도 강정일은 진짜 사람이라면 맨날 밥이라도 사주고 싶을 만큼 고마운 캐릭터죠.(웃음)”

배우 권율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권율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단순히 ‘악인’으로 분류되기엔 입체적인 강정일을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해, 그리고 그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권율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밀크남’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귓속말’에선 ‘’식샤2’ 때 그 밀크남 맞아?’란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렇게 배우의 얼굴보다 캐릭터가 먼저 떠오르는 연기자들을 볼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부드러운 ‘밀크남’ 이미지를 확실히 지우고 예민하고 날이 서 있는 어른 남자를 보여주고 싶었죠. 절 보실 때 1, 2초 차이라도 권율보다 ‘강정일’이 떠올랐다면 성공입니다.(웃음)”

권율은 다이어트로 6kg를 감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외적으로 강정일에 가깝게 최대한 몸을 가다듬은 후, 권율은 강정일의 탄생부터 인생에 대해 정리하는 ‘성격구축표’를 만들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중앙대 연극학을 다닐 때 배워 그간 그가 줄곧 해온 캐릭터 구축법이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김명민 선배가 연기한 MBC 드라마 ‘하얀거탑’의 장준혁이에요. 극 속 장준혁을 보면 그의 악행들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해가 되거든요. 그렇게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면서 극을 이끌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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