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5월 가정의 달, 또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다양한 공연들이 쏟아진다.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공연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도 있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프레인글로벌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프레인글로벌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소설 혹은 영화로 잘 알려져 있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연출 김태형)가 국내 뮤지컬로 초연된다. 남녀 주인공인 로버트와 프란체스카는 각각 박은태와 옥주현이 원캐스트로 나섰다.

두 사람은 사랑 앞에서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동시에 여자이고도 싶었던 프란체스카와 사랑하는 여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로버트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표현한다. 김태형 연출의 섬세함과 무대 구성의 영리함이 살아있으며, 사랑은 물론 가족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메시지도 곳곳에 녹아있다.

대극장임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피트 안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는 덕분에 소리는 한층 청아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운다. 또 프란체스카가 로버트를 위해 요리를 하는 장면은 실제 음식 재료를 만들어 3층까지 소리와 냄새가 퍼지게 구현해 4D 효과도 노렸다.

6월 1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극 ‘사랑해요 당신’ 포스터 / 사진제공=극단 사조
연극 ‘사랑해요 당신’ 포스터 / 사진제공=극단 사조
◆ 연극 ‘사랑해요 당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고 싶다면 ‘사랑해요 당신'(연출 이재성)이 탁월할 듯하다.

‘사랑해요 당신’은 평범한 어느 가정집을 무대로, 평소에는 잊고 지내기 쉬운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음과 달리 항상 퉁명스러운 남편이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아내로 인해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남편 한상우 역은 이순재와 장용, 그리고 아내 주은애 역은 정영숙과 오미연이 나서 부부 호흡을 맞춘다.

무대와 이야기는 일상적이고 소박하지만, ‘연기의 신’들이 모여 합을 맞추는 과정은 빛이 난다.

오는 28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뮤지컬 ‘드림걸즈’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오디컴퍼니㈜
뮤지컬 ‘드림걸즈’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오디컴퍼니㈜
◆ 뮤지컬 ‘드림걸즈’

‘드림걸즈’가 내한공연한다.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R&B 여성그룹 슈프림스(Supremes)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흑인 소녀 에피, 디나, 로렐이 가수를 꿈꾸며 이뤄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 작품은 쇼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아프리칸 아메리칸으로만 구성된 캐스트로, 혼연일체를 이루는 캐릭터 특유의 R&B감성과 리드미컬한 그루브, 폭발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드림걸즈’의 이야기를 더욱 진정성 있고 감동적으로 이끌어낸다.

미국 쇼 비즈니스 세계의 명암과 흑인 음악이 억압에 맞서 주류 음악으로 발돋움해 나가는 과정, 그 속에 세 소녀의 갈등과 화해를 담은 이야기는 배우들의 출중한 성량과 호흡으로 완성된다.

6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연극 ‘보도지침’ 포스터 /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연극 ‘보도지침’ 포스터 /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 연극 ‘보도지침’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한 ‘보도지침'(연출 오세혁)이 새롭게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정부가 각 언론사에 보도 방향과 내용 및 형식까지 시달하며 언론을 철저하게 통제했던 1986년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지에 ‘보도지침’ 584건을 폭로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7년 만에 연극 무대를 밟는 봉태규를 비롯해서 서현철 윤상화 봉태규 김경수 고상호 기세중 등 실력과 열정, 패기로 뭉친 배우들이 작품에 힘을 보탠다. 극을 집필한데 이어 이번 재연에 연출까지 맡은 오세혁은 온도는 차갑게, 덜어내고 더하며 극을 촘촘하게 엮었다.

시간이 흘러 각기 다른 입장에서 서술하는 과거 연극반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되새긴다.

6월 11일까지, 대학로 TOM2관.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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