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배우 이성민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성민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연기 얘기엔 한없이 진지한 이성민이었다. ‘고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속 얘기를 차분하게 털어놨다.(인터뷰①에서) 그런 그가 보는 사람마저 웃게 만드는 미소를 띠며 얘기한 주제는 ‘사람’이었다.

27일 진행된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 관련 인터뷰에서 이성민이 가장 먼저 꺼낸 애기는 “어제 ‘라디오스타’ 보셨어요?”였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보안관’에서 열연한 김혜은·김성균·조우진·배정남이 출연했다. 방송 직후 게스트들은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이날 전화 연결을 하던 이성민은 갑작스럽게 스튜디오에 나타나 반가움을 샀기도 했다. 하지만 이성민은 “반성을 했다”고 고백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동생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우진이랑 정남이는 청심환을 나눠 먹고 들어갔대요. 이후에 우진이는 하나 더 먹었대요. 저도 깜짝 출연 이후 대기실에서 끝까지 기다렸는데, 눈이 새빨개져서 대기실로 들어오는 친구들을 보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즐겁게 녹화하긴 했지만, 영화를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을 거예요. 그들에게 떠맡긴 것 같아 미안했어요.”

‘보안관’에는 이성민을 필두로 김성균·김종수·조우진·임현성·배정남이 한 동네 주민으로 환상의 호흡을 펼쳤다. 여기에 의문의 캐릭터 조진웅이 더해져 ‘아재 어벤져스’가 완성됐다. 오랜시간 부산에서 촬영을 한만큼 이들은 더욱 돈독해졌다.

“처음엔 잘 몰랐던 친구들도 있었어요. 특히 정남이. 모델이라는데 키도 작고 말도 이상하게 하더라고요. 하루는 정남이가 성균이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어요. 그게 바로 기사화됐죠. 그래서 갑자기 몰카를 계획했어요. 정남이가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진웅·성균이랑 ‘정남이가 올린 사진 때문에 걔가 영화에서 빠져야 한다더라’라고 말했죠. 정남이가 슬금슬금 구석으로 가더라고요. 나중에 보니까 계속 구석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라고요. 나중에 몰카라고 얘기하니 ‘맞지예 내 죽는 줄 알았다아임니꺼’ 하더라고요. 하하.”

‘막둥이’ 배정남의 얘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성민은 자신이 몸을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애기하던 중 “정남이는 힘 못 쓰는 근육”이라며 혀를 찼다. 하지만 그의 따뜻한 미소엔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저한테 운동을 얼마나 하냐고 묻기에 2-30분이라고 답했더니 ‘그게 운동이 됩니까. 2시간은 해야지’라고 했다. 그래서 같이 운동을 하러 갔는데 딱 10분이 지난 후에 ‘형님 언제까지 할 겁니까’라고 묻더라. 저질체력이다. 하하”

이성민은 ‘아재들’ 중 유일한 서울 압구정 토박이 임현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린 다 시골 출신인데, 현성이만 달랐다. 그래서 성균이랑 정남이한테 엄청 물어 뜯겼다”며 깔깔 소리 내 웃었다.

“우리는 형님이 먹고 싶은 걸 다 같이 먹는 스타일이었어요. 근데 현성이는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먹었어요. 삼계탕 먹자고 하는데 자긴 짬뽕을 먹었대요. 나중에 우리가 짬뽕을 먹자고 하니까 어제 먹었다고 다른 걸 먹는대요. 걔도 참 특이해요. 영화 전부터 친했던 친군데, 천하에 없는 순둥이죠.”

조진웅과는 벌써 네 번째 만남이다. 2009년 KBS2 ‘열혈장사꾼’와 2014년 개봉한 영화 ‘군도’에서도 호흡했고, 자동차 광고도 함께 찍었다.

“처음 진웅이를 봤을 때부터 연기도 잘하고 순발력도 있어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자동차 광고 현장에서 진웅이를 만났는데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진웅이가 내게 ‘형, 우리 잘 가고 있지?’라는 대사를 하는데 하… 행복했어요. 우리가 언제 이렇게 커서 광고까지 찍게 됐나 싶더라고요.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평생 연기를 업으로 살고 있는 이성민은 지치지 않고 달리는 원동력에 대해 “좋은 사람들”이라고 답하며 따뜻하게 웃었다.

“사람이 점차 성장하고 나이가 들 때,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주변엔 참 좋은 사람들이 많아요. 큰 보람이고 행복이죠. 영화 촬영 이후 꽤 오랜만에 다시 ‘보안관’ 팀과 만나고 있는데, 무대 인사 가기 전에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어요. 수학여행을 가는 기분이에요.”

배우 이성민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성민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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